14. 태소(太素)에서 채택(採)할 수 있는 구절(句)
(오곤(吳崐))
태소(太素)의 설(說)은 진실로 불경(不經: 경에 맞지 않다)한 것이지만 그 속에는 또한 채택할(採) 수 있는 것들도 있느니라.
예로 이르기를 "맥(脈)의 형(形)이 원정(圓淨)하고 이르는(:至) 수(數)가 분명(分明)하다면 청(淸)이라 말하고, 맥(脈)의 형(形)이 산삽(散澁)하고 이르는(:至) 수(數)가 모호(模糊)하다면 탁(濁)이라 말한다.
질(質)이 청(淸)하고 맥(脈)이 청(淸)하면 부귀(富貴)하여 잘 기뻐하고(:喜), 질(質)이 탁(濁)하고 맥(脈)이 탁(濁)하면 빈천(貧賤)하여 잘 우울(憂)하다.
질(質)이 청(淸)하고 맥(脈)이 탁(濁)하면 이는 청(淸) 중의 탁(濁)이라 하니, 외(外)는 부귀(富貴)하나 내(內)는 빈천(貧賤)하므로 실의(失意)하는 경우가 많고 득의(得意)하는 경우가 적다. 질(質)이 탁(濁)하고 맥(脈)이 청(淸)하면 이는 탁(濁) 중의 청(淸)이라 말하니, 외(外)는 빈천(貧賤)하나 내(內)는 부귀(富貴)하므로 득의(得意)하는 경우가 많고 실의(失意)하는 경우가 적다.
만약 청(淸)하여도 심하게 청(淸)하지는 않고 탁(濁)하여도 심하게 탁(濁)하지는 않으면 그 득실(得失)이 상반(相半)하니 크게 상(喪)할 것이 없다. 부귀(富貴)하면서 수(壽)하는 것은 맥(脈)이 청(淸)하면서 장(長)하고, 빈천(貧賤)하면서 요(夭)하는 것은 맥(脈)이 탁(濁)하면서 촉(促)하다. 청(淸)하면서 촉(促)하면 부귀(富貴)하지만 요(夭)하고, 탁(濁)하면서 장(長)하면 빈천(貧賤)하지만 수(壽)한다." 하니라.
이들은 모두 태소(太素)에서 채택(採)할 수 있는 구절들(句)이니라.
그러나 이 또한 관상(:風鑒)에서 벗어날(:外) 수 없으므로 태소(太素)를 업(業)으로 삼는 자들은 태소맥(太素)을 섬길(:師) 필요는 없고 단지 관상(:風鑒)을 섬겨야(:師) 하느니라. 관상(:風鑒)에 정통(精)하다면 태소(太素)의 설(說)은 저절로 신통(神)하게 되느니라. 심(甚)하면 은밀(隱)한 것을 찾고(:索) 괴이(怪)한 것을 행(行)하는 등 이르지 않는 곳이 없으니, 이 또한 무가(巫家)의 가르침(:敎)일 뿐이니라.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이단(異端)에 종사(:攻)하면 곧 해(害)할 뿐이다." 하였으니, 올바른 선비(:正士)가 어찌 이를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