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매체를 통하여 흘러나오는 말들 때문에 착잡한 마음을 속일 수 없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라서 그러려니 하지만 도가 지나친 오가는 말들에서 경제는 세계 몇 위권을 넘본다고 호들갑이지만 의식 수준과 정치는 후진국에 머물러 탈피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기형적인 모습에 착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선거로 1948년 5월 10일 총선은 광복 이후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였다. 미군정의 주관으로 21세 이상의 유권자로 임기 2년의 국회의원 200명을 뽑는 소 선거구제로 보통, 평등, 비밀, 직접 투표로 우리나라 민주주의 출발이 시작되었다. 제헌국회의 간접 선거로 이승만 대통령이 당선되고 1950년 제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권이 참패를 당하자 간접선거로는 재선에 승산이 없음을 직감한 여권에서는 그 당시 전시상황을 빌미 삼아 계엄을 선포하고 보안이라는 명목하에 공권력이 국회의사당을 포위 국회의원들을 겁박하여 1952년 날치기 통과된 직선제 개헌안에 의해 최초의 국민투표가 이루어져 이승만 대통령이 74.6퍼센트로 재선되었다. 손 개표 작업으로 확인하여 게시판에 직접 옮겨쓰는 방법으로 당선과 낙선을 확인했다.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임기 중 2002년부터 자동으로 투표지를 분류하고 후보자별 득표수를 집계하는 전자 개표기를 현재까지 이용하고 있으나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선거에 국정원 부정선거 사범 댓글 문제로 시끌벅적하더니, 19대 문재인 대통령 선거에 ‘드루킹’ 인가 ‘킹크랲’ 인가 댓글과 여론조작 때문에 또 한 번 곤욕을치루고 2020년 4, 15 총선 때는 개표기 조작 의혹과 투표지 바꿔치기 등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미루어 국민들의 의심을 증폭시키는 아직도 풀지 못한 미결로 남아있다. 이토록 누누이 이어오는 부정투표의 근절을 말끔히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1956년 3선 제한 폐지를 위한 사사오입 개헌에 따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공권력은 조봉암을 비롯한 야당 측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조봉암의 지지표를 이승만의 지지표로 바꿔치기하는 등의 개표 부정도 있어 깨끗지 못한 투표 후유증에도 이승만이 당선되었다. 유세장 속에서 야당은 “못 살겠다 갈아보자” 외치고 여당은 “갈아보면 더 못 산다.” 응수하며 유권자 마음 잡기에 몰두했다.
선거 유세 중인 마산에서 자유당과 민주당이 마주 보는 유세 현장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민주당의 박순천 여사가 “이리(자유당 대통령 후보 이승만 부통령 후보 이기붕) 조리(무소속 대통령 후보 조봉암 부통령 후보 박기출) 가지 말고 신장로로 가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 신익희 부통령 후보 장면) 고 고함치면 자유당에서는 “신장로는 무너졌다 이리로 가자”고 맞받아치면서 유세장을 데웠고 자유당 말 재주가 민주당 박순천 여사를 당할 수 없으니까 “대낮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고 몰아붙였고 민주당 박순천 여사는 “암탉이 한번 울면 알을 낳아서 학생들 학비를 보태주지만, 시도 때도 없이 대낮에 수탉이 울면 모가지가 비틀어진다”라고 응수했다. 살벌한 유세장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유세하는 모습들에서 해학과 웃음이 솟구치기도 했다.
제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승만이 부통령 이기붕 선거의(3.15) 부정으로 4.19의 도화선으로 번지자 이승만은 물러나고 허정의 제2공화국 헌법 공포로 대통령 선거가 직접 선거에서 국회 간접 투표로 민주당의 윤보선이 대통령이 되었다.
5.16 정변을 주도한 박정희는 국가재건 최고회의 의장으로 취임해 2년 7개월간 군정을 실시했으며 1962년 3월 윤보선 대통령의 사임으로 대통령 권한 대행도 맡으면서 1961년 12월 6일 국가재건 최고회의에서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 개헌안을 국민 투표로 확정시키고 1963년 10월 15일 개정된 제3 공화국 헌법에 따라 1963년 제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6대 7대 대통령을 하면서 1969년 박정희 정권은 대통령의 3선 연임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헌안 통과로 장기 집권의 길을 열어 유신헌법에 따라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임기 6년의 8대, 9대까지 연임 하였고 10, 26사태로 박정희가 피살되자 국무총리였던 최규하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고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최규하를 대통령으로 당선 시켜 10대 대통령이 되었다.
12, 12 전두환의 군사 쿠데타로 1980년 최규하 대통령은 평화적인 정권교체에 전통을 남긴다는 미명하에 사임하고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전두환이 11대 대통령으로 취임, 유신헌법 대신 대통령 임기 7년 단임과 간선제를 통한 대통령 선출의 제5 공화국 헌법을 마련해 국민투표로 확정하고 이에 따라 12대 대통령은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 선거로 전두환이 당선된다.
노태우의 6.29 민주화 운동 선언으로 개정된 헌법에 따라 직선제로 시행하여 1987년 12월 노태우가 제13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 뒤 현재까지 직선제로 제14대 김영삼 대통령,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란 비운을 맞았고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으로, 역대 대통령 중에 임기 중이나 임기를 마치고 편한 삶을 누린 전직 대통령이 손꼽을 정도란 비운은 국민 전체의 아픔일 수밖에 없다.
해방되고 민주주의의 첫발을 딛는 제헌국회의 초대 대통령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들은 권력의 도구로 변절하고 권력을 유지할 욕심으로 도깨비방망이 같이 편리대로 헌법을 뜯어고치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위법을 저질렀지만 일말의 양심은 살아있어 법치를 무시하지는 못하고 개헌이란 이름으로 바꿔서 차린 그 욕심들이 도를 넘는 몰염치와 부정선거에 국민들이 분노하며 세상을 바꿔버린 일들이 어디 한두 번인가 기득권 세력의 도덕적 해이, 사이비 진보 세력의 관념적 ‘포퓰리즘’, 당리당략의 어지러움 속에서 공무원들은 민의는 뒤로하고 탁상행정으로 몸보신만 신경 쓰는 세상이라면 과연 국가는 어디로 갈 것인가?
나날이 치졸해지는 선거 운동에 국민들의 허탈한 가슴은 누가 어루만져줄 것인가? 자고 나면 신문이나 ‘티브이’에 도배되는 ‘프레임’ ‘네거티브’ ‘마타도어’가 난무하는 광경을 접하는 국민들은 듣기도 싫고 매스껍기 그지없다. 한술 더 떠서 말꼬리 붙잡고 다투는 모습들을 보면서 헛웃음만 나온다. 내 편이든 상대편이든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예의는 없는 것일까 내 편이나 상대편의 잘잘못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데 내 편의 잘못은 잘못이 아니라고 두둔하며 상대편의 잘못만 부각시키는 모습들에 과연 국민들은 어느 편 손을 들어줄까? 툭 하면 국민을 볼모로 집착하는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핑계 삼아 펼치지 말아야 하는 구질구질한 인신공격을 뻔뻔하게 지껄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당리당략임을 모를 국민이 있을까 “주머니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 있겠나! 국민들이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것은 인신공격이 아니요. 칭찬은 못 할지언정 상대편을 인정해주며 정책대결을 펼치는 ‘포지티브’의 아름다운 모습 속에서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정책을 듣고 싶은 것이다. 필자는 보수도 아니요. 진보도 아니고 어느 쪽의 정당인도 아니며 좌, 우 어느쪽의 정책과 인물 됨됨이에 ‘포커스’가 쏠리면 기쁜 마음으로 한 표 행사 하고 싶다. 대통령 부인을 뽑는 선거도 아니요. 예수님이나 부처님처럼 지도자는 성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기에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애국정신과 옳은 일은 반대가 뒤따라도 이행하는 추진력, 무쇠도 녹일 수 있는 열정으로 뭉쳐 있다면 다소 좋지 않은 일이 있다 하더라도 지도자로서 큰 흠결이 되지 않는다면, 짐을 맡겨도 되지 않겠나 생각에 잠겨본다.
마약보다 더 지독하여 끊기 어려운 게 권력이라 했던가? 필자는 이제껏 장자(長字)를 받아본 것은 딱 세 번이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반장(班長)이 첫 번째요 결혼하여 얻어진 가장(家長)이 두 번째요 군에 가서 제대 무렵 받은 병장(兵長)이 세 번째이다. 세 번씩이나 장(長)자를 받은 것도 어느 것 하나 맡겨진 임무에 충실하지 못했음이 양심을 찌르는데 국가발전과 안위를 책임지는 지도자의 고뇌를 나 같은 범인(凡人)이 과연 상상이나 하겠나만, 좋은 대들보와 기둥감을 고르기 위하여 험한 산을 수없이 헤매는 목수처럼 예술의 가치를 찾아 산과 냇가를 수없이 다니면서 수석을 고르는 수석 애호가처럼 지도자를 고를 때 귀중한 내 한 표를 행사하기에 심사숙고해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으로 마음을 추슬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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