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를 위한 샤부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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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를 위한 샤부오트

샤부오트는 성경의 세 가지 순례축제(the Shalosh Regalim. 샬로쉬 레갈림) 중 두 번째 절기로, 시반 6일(디아스포라에서는 시반 7일에 이어집니다)에 열립니다. 샤부오트는 이집트에서 출애굽 한 지 50일 후 유대 민족이 토라를 받기 위해 하르 시나이에 섰던 순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또한 에레츠 이스라엘에서 밀 수확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Shalosh Regalim은 토라에서 제정된 세 가지 순례 축제입니다. 예루샬라임에 성전이 있었을 때 유대인들은 예루샬라임에서 유월절, 샤부오트, 수콧 등의 절기를 지켰습니다. "일 년에 세 번씩 네 모든 남자는 주 여호와 앞에 나타나야 한다"(출 23:17)

샤부오트는 "주"라는 뜻으로, 유월절(페삭) 둘째 날 밤에 시작된 49일간의 오메르 기간의 절정인 페삭 이후 7주가 되는 날입니다. 이 때문에 샤부오트은 그리스어로 50을 의미하는 '오순절'(Pentecost)이라고도 합니다. (49일 계산이 끝난 후 50일째 되는 날입니다.).

토라에는 샤부오트와 관련된 의식이 없지만, 샤부오트를 축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관습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여기에는 티쿤 레일 샤부오트(토라를 배우기 위해 밤새우기), 유제품 음식 먹기, 꽃과 초록색으로 슐 장식하기, 메길랏 룻 읽기 등이 포함됩니다.

토라: 우리의 가장 위대한 선물

겉으로 보기에 샤부오트는 독특한 관습이 거의 없고 적어도 토라에 관한 한 특별한 역사적 내용도 없는 짧은 축제입니다. 하지만 샤부오트는 유대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축제입니다. 유대교는 아브라함부터 모쉐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토라 전체가 토라를 향한 여정이며, 샤부오트는 그 토라의 최고의 축제입니다.

페삭(유월절)과 수콧(초막절)에도 농경적인 요소가 있지만, 샤부오트는 곡식을 수확하고 첫 열매를 성전에 가져와 선포하는 절기입니다:

처음부터 샤부오트는 율법을 주는 절기이기도 했으며, 페삭에서 시작된 7주간의 여정의 정점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모든 나라에는 율법이 있었고, 성서 시대 대부분 동안은 정치, 군사, 문화 등 다른 이슈가 중심을 차지했습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에 대한 신실함과 동료 인간에 대한 정의와 동정심이 없다면 이스라엘은 결국 엄청난 패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끊임없이 주장했지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너무 적었고, 시드기야와 요시야후 같은 왕들의 개혁은 너무 늦은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바빌론 유배를 경험한 후에야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율법이 그 내용뿐 아니라 누가 언제 어디서 주었는지에 따라 다른 나라의 율법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율법은 예루샬라임의 시온산이 아니라 사막의 시내산에서 주어졌습니다. 율법은 땅보다 먼저 주어졌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땅을 잃었지만, 율법은 여전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록 나라를 잃었지만, 여전히 언약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율법은 다른 나라의 율법, 즉 왕의 칙령이나 입법 의회의 칙령과는 달랐습니다. 그것은 무한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 자신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따라서 결코 사라지거나 무효화 될 수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샤부오트의 진정한 의미가 분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진정한 기적은 땅이 아니라 그 땅보다 앞선 율법이었습니다. 에스라와 느헤미야는 바벨론 유배 이후, 랍반 요하난 벤 자카이도 로마에 대한 반란이 한창일 때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유대인이나 유대교가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2천 년 동안 유대인들은 땅을 잃었고, 바빌론 유배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한번 유대인들을 지탱해 준 것은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토라였습니다. 토라,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자유의 헌법, 흰 불 위에 검은 불의 문자로 쓰인 하나님과의 결혼 계약서, 하나님의 무한성과 인간의 유한성을 법과 사랑이라는 끊을 수 없는 유대로 결합시킨, 유대인들이 어디를 가든 가지고 다니던 두루마리, 이것이 바로 그들에게 항상 가장 큰 선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토라, 즉 하늘의 음성이 이 땅에 들려오는 소리이자 세상을 밝히는 말씀입니다.

우리 시대를 위한 샤부오트

이스라엘 백성은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었습니다. 그분은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고 그들은 그분의 백성이 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타나크를 통해 우리는 중요한 또 다른 문구를 발견합니다:

모쉐는 신명기 7장 9절에서 "너희의 하나님 주 너희의 하나님은 하브릿 베하세드(언약과 사랑의 친절)를 지키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심을 너희가 알 것이다"라고 말하며, 쉴로모 하멜렉이 성전(열왕기상 8:23)을 봉헌할 때 다음과 같은 기도를 올립니다: "하나님, 위 하늘과 아래 땅에는 당신과 같은 분이 없나이다. 쇼메르 하브릿 베하세드(언약과 사랑의 친절을 지키시는 분)"; 마찬가지로 느헤미야는 백성들이 바벨론에서 돌아와 언약을 갱신할 때(느 9:32) "위대하고 위대하며 놀라운 하나님, 쇼메르 하브릿 베하세드(언약과 사랑의 친절을 지키시는 분)"라고 말합니다.

쇼메르 하브릿 베하세드, 언약과 사랑의 친절이라는 정말 수수께끼 같은 문구입니다. 예를 들어 유대인 출판 협회의 번역을 보면 '언약'으로만 번역되어 있습니다. 헤세드가 언약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유대인 번역으로 뉴 인터내셔널 버전을 보면, 하브릿 베하세드는 "사랑의 언약"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그런 뜻이 아니라 "언약과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르 시나이에서 유대 민족과 언약을 맺은 것 외에는 유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하셨는지 모두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언약은 사회학자와 인류학자들이 호혜적 이타주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당신이 나를 위해 이렇게 하면 나도 당신을 위해 이렇게 하겠습니다. "네가 나를 섬기면 내가 너를 보호하겠다."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언약은 항상 호혜적이고 중립적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언약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언약은 무효가 됩니다.

<'메길랏 룻'에서 비극과 외로움, 고립이 사랑의 행동으로 치유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고립도 사랑의 행동으로 치유되었습니다.>

언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모쉐가 말한 것도, 쉴로모 하멜렉이 말한 것도, 느헤미야가 말한 것도 바로 그겁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언약만 맺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우리와 헤세드(chessed)의 관계를 맺고 계십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우리에게 친절한 행동으로 표현됩니다. 언약은 조건부이지만 헤세드는 무조건적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샤부오트에 룻기를 읽는 궁극적인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룻기는 헤세드의 책입니다. 시내산에서 언약을 받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되고 심오한 것을 받았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룻이 나오미를 사랑하고 보아스가 룻을 사랑했던 것처럼 하나님도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행동은 모두 하나님과의 관계를 정의합니다. 그리고 룻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행동이 우리 관계를 정의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메시지는 오늘날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메길랏 룻에서 비극과 외로움, 고립이 사랑의 친절 행위로 치유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고립도 사랑의 친절행위, 이웃의 친절행위, 사람들이 연락하고, 도와주고, 물건을 구해주고, 전화를 걸어주고, 서로를 연결해 주고, 관심을 보여준 행동으로 치유되었습니다. 이러한 친절한 행동이 세상을 인간답게 만들고 밝게 만들었습니다. 헤세드에는 구원의 힘이 있습니다. 비극을 어떤 형태의 축하로, 절망을 어떤 강력한 희망으로 변화시킵니다. 룻이 나오미를 위해, 보아스가 룻을 위해 했던 것처럼,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절망 속에서 고립된 사람들과 다시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도 룻이 했던 일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하르 시나이에서 우리에게 언약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끊을 수 없는 사랑의 끈을 주셨음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분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우리도 그분을 버리지 않게 하십니다.

자료제공: The Rabbi Sacks Legacy

번역/편집: <월간샤밧>

※Jonathan Sacks: (1948 - 2020) 조나단 삭스. 영국출신 유대인, 영연방 수석랍비,유럽랍비협회 부회장,교육자,철학자, 2006년 기사작위(Baron Sacks)수여.

샤부오트의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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