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목의 호남 기행
-섬진강을 따라서 (16)
태평양의 3대 미항, 여수
여수는 태평양의 서쪽 항구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는 동쪽,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는 남쪽, 여수는 서쪽에 있는 태평양의 3대 미항이다.
여수는 역사적으로 정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순천부에 속한 작은 고을이었다. 근대 이전에는 크게 주목받는 항구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여수는 단순히 아름다운 항구만이 아닌,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가늠해볼 수 있다.
이 아름다운 항구 여수는 한반도의 키(舵)고 닻이다. 키는 배의 방향을 조종하는 장치고, 닻은 배를 한곳에 떠 있게 하거나 멈추게 한다. 따라서 여수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반도의 중심역할, 조정역할을 하는 것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듯, 오늘의 여수도 오랜 역사의 귀결이다. 이제 그 쌓인 힘으로 질풍노도와 같이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아름다운 여수, 희망의 여수를 위해 그 발전에 동참하고 함께하면서, 오늘이 잊기까지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뿌리 없는 나무는 살지 못하고, 샘이 깊지 않으면 곧 땅은 메마를 것이기 때문이다.
‘산천은 유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다’고 하지만, 어제의 인걸이 바로 오늘의 우리인 것이다. 그러니까 인걸도 유구한 셈이고, 세상의 으뜸은 사람이니, 세상은 곧 사람이 사는 곳이다. 우리가 조상을 숭상하고 그 얼과 뜻을 소중히 이어받고 또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이유인 것이다.
남해안에 3개의 첨산(尖山)이 있다. 여수시 화치동, 순천 별량, 고흥 동강에 있는 송곳처럼 뾰족한 산이 바로 그 3개의 첨산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세 첨산을 줄로 이으면 삼각형이 된다. 그리고 별량의 첨산이 이 삼각형의 꼭지점이다. 왜란 7년 전쟁의 영웅이며 의병장인 김대인은 이 별량 첨산 아래에서 태어났다.
김대인은 무과에 장원급제 하였으나, 서출이란 이유로 관문에 나갈 수 없자, 중이 되었다. 환속하여 여수 석창 지역인 석보촌에서 1592년 왜란을 맞았고, 이순신 장군 막하에서 전공을 세워 부장이 되었다.
1597년에 원균의 수군이 연패할 때 전투 중 물에 빠졌으나, 칼과 활을 잃지 않고 사흘 만에 살아나온 뒤, 화순으로 와 의병장이 되었다. 춘양면 예성산에 웅거하면서 해안은 물론 화순 일대의 왜적을 섬멸하였다.
1600년 그 공으로 당상관에 올라 ‘임치진첨절제사(臨淄鎭僉節制使)’에 임명되었다. 허나 불의를 참지 못하는 강직한 성격이었다. 전라좌수사 이유직의 비행을 면박하며 맞서다가 의금부에 투옥되자, 분함에 피를 토하고 죽었다.
여수시 웅천동의 오충사는 정씨(丁氏)문중의 정철, 정춘, 정린, 정대수 등이 이순신의 수군으로 참전하여 왜적을 무찌른 공을 기려 세운 사우다.
정철(1554~1595)은 문과에 급제한 문신이었다. 허나 임진왜란에 수문장으로 사촌동생 정춘과 함께 이순신의 막하에서 싸우다, 1595년 부산전투에서 아우 정린, 조카 정언신과 함께 적탄에 맞아 순절하였다.
정대수(1565~1599)는 1588년 무과에 올라 선전관이 되었다. 1598년 노량해전에서 적탄에 맞아 그 이듬해 순절하였다.
여수시 웅천은 곰천, 고음천(古音川)이라고도 했는데, 이곳 솔개마을에 정대수의 집이 있었다. 이순신의 어머니 초계 변씨는 이곳에서 5년 간 피란을 했으며, 지금도 집터가 남아 있다.
김복현, 김강, 서정희 등은 광주 숭일학교 교사 최병준, 수피아여학교 교사 박애순 등과 함께 1919년 3월 10일 광주 장날에 만세 시위를 결행한 여수 출신 독립운동가다.
여수 신풍리의 여수 구 애양원교회에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이 있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거절하고 1,100여 명의 나환자와 함께 생활했던 손양원 목사를 기념하는 장소다. 손양원은 자신의 두 아들을 살해한 원수를 양자로 맞이해 목숨을 구해 주는 등 일생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였다.
현대의 여수는 바로 이런 선열들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진 것이다.
1967년에 조성된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사시사철 단 한 순간도 불빛이 꺼지지 않는다는, 한국석유화학산업의 상징이다. 지난 2012년에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세계박람회가 여수에서 개최되었다.
이제 여수는 한국만의 여수가 아니다. 태평양의 3대 미항 중 하나이며, 세계를 향해 항해하는 한국이라는 배의 키며 닻이다. 아름다운 땅이 빛나는 일까지 맡았으니, 여수는 바로 희망의 삶터다.
곧 까치 설날, 그리고 설 명절입니다. 향우님들께 여기서 세배 드립니다.
2012년 여수 엑스포 사진입니다.
백상어는 아니고 돌고래인듯 합니다. ㅎ 무식해서요.
수중 쇼가 볼만했습니다
향우님들! 새 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일요일 아침, 흰눈이 펄펄 내립니다. 풍어 풍년이 들 서설이구나 합니다.
첫댓글 귀하고 고운글
늘 감사드립니다
편안함이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설 명절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빕니다
기다려진 여행기 였습니다.
여수를 다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어제는 눈이 종일 흩날렸습니다.
향우회 발전에 애쓰심에
존경스럽습니다.
명절 가족과 훈하고쿨하게
보네시고
새해에는 더건승하시길
간절히 기도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