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시인의음악사랑이야기 (56)
《함박 웃음을 닮은, 시련 속에 피는 '작약꽃'》
5월 화창한 봄날 오후, 지리산 자락 아래에서 '명상원 원장'으로 지내고 있는 절친이 함박웃음을 닮은 작약
꽃이 피었다고, 붉게 핀 예쁜 사진과 함께 소식을 알려왔다.
봄이 깊어질수록 더욱 풍성하게 피어나는 꽃이 바로 작약이다. 풍성한 꽃잎이 겹겹이 쌓여 마치 한 송이 꽃이 아닌 꽃다발처럼 느껴지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 한 번만 눈에 담아도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꽃이다.
작약꽃의 아름다움은 우리나라에서만 알려진 것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미인을 형용할 때 쓰는 표현 중에 '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 걸으면 백합'이라는 말이 있다. 작약은 가지가 갈래로 나뉘지 않고 똑바로 자라기 때문에 서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미인으로 비유한 것이다.
유럽에서도 작약의 아름다운 자태를 칭송하는 표현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작약을 '성모의 장미',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산속의 장미'라고 부르며 작약의 아름다움을 장미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작약은 예쁜 꽃으로 눈에 띄지만,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관상용뿐만 아니라 좋은 효능을 지닌 약초로 귀중히 여겨왔다. 영어명 '피오니(Peony)'는 그리스 신화의 의신(醫神) '파이온(Paion)'에서 유래된 것으로,
의신이 작약의 뿌리를 약으로 이용해 많은 신의 상처를 낫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 작약은 '치유'와 '보호'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작약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를 치유해 줄 것만 같은 강인하고 따뜻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작약의 꽃말은 '수줍음'이다.
서양 전설에 따르면, 아름다운 요정 '피오니아'가 신들의 시선을 피해 작약 꽃잎 뒤에 숨었다가 얼굴이 붉어진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해가 지면 꽃잎을 오목하게 오므리는 모습이 마치 부끄러움을 타는 소녀의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함박꽃'이라 부르며, 탐스럽고 넉넉한 그 모양새를 보고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꽃으로 사랑받았다. 고려 시대나 조선 시대 시문에서는 작약의 화사함을 보고 '함박웃음을 짓는 것 같다' 하여 함박꽃이라는 순우리말 이름이 붙기도 했다.
작약은 꽃 한 송이의 크기가 매우 크다.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는 처음 작약을 보고 '양배추만 한 장미'라고 표현했다.
꽃의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나무에서 피는 것은 모란(목단), 풀에서 피는 것은 작약이다.
모란이 '꽃의 왕'이라면, 작약은 그 왕을 보좌하는 '정승'이나 '함박꽃'으로 불리며 겸손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여겨졌다.
작약과 모란은 사촌간이지만, 모란은 크고 화려한 색깔의 꽃을 자랑하는 나무이고, 작약은 상대적으로 꽃이 작으면서 꽃잎 개수도 적은 풀이다.
작약은 흔히 ‘부귀와 사랑’을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특별한 날, 특히 감사의 마음이나 깊은 애정을 전하고 싶을 때 많이 선택되는 꽃이다. 어버이날, 기념일, 생일 선물로도 인기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화사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동시에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꽃이다.
요즘은 화려하지만 인위적인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고 풍성한 느낌의 꽃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Sex and the City(2008)'에서 주인공 캐리의 웨딩 화보 촬영 중에 부케로도 등장했다.
작약의 한자어인 작약(芍藥)에는 그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작(芍)은 '함박꽃 작' 또는 '빛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꽃 모양이 크고 화려하며 빛이 난다는 뜻이다.
약(藥)은 '약 약' 자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작약은 관상용이기 이전에 아주 중요한 약재로 쓰인다.
특히 뿌리가 진통, 해열, 보혈 등에 효과가 있어 한방에서 널리 활용
된다. 뿌리는 보통 3~4년 이상 자란 뒤 채취한다.
충분한 시간을 거친 뿌리일수록 향과 결이 깊다고 이야기 된다.
자연의 속도를 거스리지 않고 자란 시간만이 뿌리의 밀도와 깊이를 만든다는 말이다. 3~4년의 시간은 단순한 재배기간이 아니라 자연의 속도를 존중한 기록이다. 그래서 작약은 '기다림의 철학'을 상징하는 식물로도 읽힌다. 꽃은 화려하지만 약재는 뿌리다. 겉의 아름다움과 속의 단단함이 함께 존재하는 외미내강
(外美內强)의 식물이다.
한의학계에는 '작약을 잘 쓸 수 있다면 한의학의 절반을 정복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작약이 그 정도로 온갖 질환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약초이기 때문이다.
그밖에 작약 줄기의 껍질, 수액, 꽃잎 등의 부위는 화장품 원료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향료로도 쓰이는데, 장미보다는 은은하면서도 깊은 우디 향과 함께 달콤한 향이 섞여 있어 '천연 방향제' 역할도 톡톡히 해준다.
우리는 땅 위로 화려하게 피어난 작약의 꽃송이에는 마음을 뺏기지만,
정작 그 아름다움을 밀어 올리기 위해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흙 속에서 분투해온 뿌리의 세월에는 무심하곤
한다.
하지만 작약의 진짜 생명력은 침묵의 대지 아래에서 시작된다.
작약은 해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신의 뿌리 안에 그해의 따스한 햇살과 차가운 바람, 그리고 인고의
흔적을 켜켜이 새겨둔다.
뿌리라는 소중한 갈무리함 속에다,
어두컴컴한 땅속에서 작약은 매일 '계절의 문장'을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려 가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작약은 추위를 겪어야 꽃을 피운다는 거다. 겨울동안 영하의 기온에서 충분히 휴면기를 거쳐야만, 시련과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만, 봄에
탐스러운 꽃봉오리를 맺는다는 사실이다. 모질고 거친 연단(鍊鍛)을 견뎌야만 비로서 더 예쁘게 피어나는
꽃이다.
마치 대다수의 민초들이 혼돈의 세태에서도, 휘몰아치는 역사의 소용돌이 시련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저마다에 주어진 임무와
역할에 충실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갈망하고 추구했던 자기의 정체성을, 기어코 되찾고 지켜내는 모습에 어이 감탄하지 않겠는가? 민초들의 그런 '견딤과 버팀'의 DNA를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 근처 꽃시장이나 수목원 등에 들러 작약의 우아한 향기에 한번 취해 보시는건 어떠할른지요?
설해 까페 회원들의 마음 속에도 작약 꽃말처럼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 가득 피어나고, 함박꽃같은 웃음이 가득하길 기원하면서.
__________________
'시련 속에 피는 작약꽃'
/최진태 작사, Mureka 작곡
1.
추위를 겪어야만 피어나는 꽃/
시련과 인내의 시기를 거쳐야만/
탐스런 꽃봉오리를 맺는다는/
모질고 거친 세월 견뎌야만/
더 예쁘게 피어나는 그대 작약꽃
(후렴)
함박꽃 같은 웃음
그대
피어나라~
피어나라~
피어나라~
2.
치유의 강인하고 따뜻한 에너지/
철철 뿜어나오는/
견딤과 버팀의 DNA로/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가득 피어내는/
그대 작약꽃
/문화칼럼니스트 최진태
*https://www.mureka.ai/ko/song-detail/U3EzgNsEtq7QwNhW5ri4SW?song_title=%EC%9E%91%EC%95%BD%EA%BD%83&singer=%EC%9A%B4%ED%98%95&is_from_share=1&from_app=true
/최진태 작사, Ai작곡
**작약꽃
https://youtube.com/watch?v=9XRCxXSImc0&si=hqKDwjrCCoXOgb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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