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의 글>
제가 잘 굴러가지 않는 머리로 자꾸 머리를 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ㅋㅋ
저는 두 가지 확률을 고민해 본건데요.
첫 번째. 40명 한 반 모두의 생일이 다를 확률은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식으로 표현하면, (364P39)/(365)^39 = (365P40)/(365)^40 =10.877% 이고요.
(* ^40의 ^ 표는 제곱을 의미함. (365)^40은 365의 40제곱, 즉 365를 40번 곱한 것임.)
그러므로
한반에 모든 학생들 중 임의의 두 명 이상이 생일이 같을 확률은 위 식의 여집합이므로,
1-(364P39)/(365)^39 = 1-(365P40)/(365)^40 = 89.123% 이고요.
두 번째, 40명인 한반에서 나와 생일이 같은 친구가 없을 확률을 생각해 본 것입니다.
(나머지 39명의 생일이 서로 같더라도 나랑만큼은 다를 확률)
고등학교 때 했던 복원 확률 생각이 나네요..
주머니에서 꺼낸 구슬을 다시 집어넣고 꺼내는 경우의 수를 고민할 때는 횟수만큼 제곱을 해야 된다는...
출석번호가 1~40번인 학생들 중 나를 1번 학생으로 가정한다면,
나머지 2번부터 40번까지의 생일이 자기들끼리는 같더라도 나랑만 다르면 되니까.
나의 생일은 정해진 것이고,
2번의 생일이 나랑 다를 확률은 당연히 364/365 이고
3번의 생일이 나랑 다를 확률도 당연히 364/365 이고.
이것이 결국 39번 반복되는 것이니까,
39명 학생 모두가 나랑 생일이 다를 확률은 (364/365)^39 이고,
한명이라도 나랑 생일이 같을 확률은 위의 여집합인 1-(364/365)^39 = 10.147% 인 듯 합니다.
은희경의 단순 계산 40/365 = 10.959% 보다 많이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결국 은희경 소설에서 나온 얘기 중,
여고생들이 말한 '우리 반에 나랑 생일이 같은 애가 두 명이나 되더라'와
참견한 남자의 '같은 반에 생일이 같은 애가 있으면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는
전혀 다른 이야기 인 것이죠.
남자가 말한 한반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1-(364P39)/(365)^39 = 1-(365P40)/(365)^40 = 89.123% 이고,
여학생이 말한 나랑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1-(364/365)^39 = 10.147% 입니다.
은희경이 이 두 가지를 구별하지 않고 이야기 한 듯 하지만,
결국 궁금했던 것은 나랑 생일이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써 본 글입니다.
오랜만에 순열과 확률을 형님 덕에 떠올려 봅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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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의 답변>
사랑하는 동생 경태야!
확률 문제에 대한 네 생각에 동의하며, 큰 숫자의 계산을 해 주어 고맙다.
(그런데 계산은 정확하게 맞는 거냐? 일단은 네 계산이 맞는다고 전제하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네 말대로, 이 문제를 푸는 첫 번째 포인트는 ‘여사건(餘事件)’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마흔 명의 학급에서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을, 두 명이 같을 확률부터 세 명이 같을 확률, 네 명이 같을 확률.......... 마흔 명이 모두 같은 확률까지 각각 계산하여 합산을 하는 것보다는 ‘마흔 명의 생일이 모두 다를 확률’만 계산해서 그것을 1에서 빼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
자, 그럼 이제 ‘마흔 명의 생일이 모두 다를 확률’을 찾아보자. 어떻게 하면 되나?
먼저 쉬운 예제를 하나 풀어보자.
예제: 3 개의 주사위를 던졌을 때 3 개 모두 다른 수가 나올 확률은?
이건 다루는 수가 작으니 만만하지? 자, 답을 찾아보자.
첫 번째 주사위에서는 1, 2, 3, 4, 5, 6 모두 나올 수 있으니 6/6,
두 번째 주사위에서는 첫 번째 주사위에서 나온 수를 제외한 나머지 5개만 나와야 하니 5/6,
세 번째 주사위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주사위에서 나온 수를 제외한 나머지 4개만 나와야 하니 4/6,
그러므로 답은 6/6 ☓ 5/6 ☓ 4/6 = 6☓5☓4 / 6의 3제곱.
계산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는 6/6은 1로 빼놓고, 5☓4 / 6의 제곱 = 20/36 = 5/9 = 0.5555555.......
그러니까 주사위 3 개에서 모두 다른 수가 나올 확률은 0.56 정도로서, 대충 두 번 던지면 한 번은 그렇게 되는 셈이라 하겠다.
이제, 이 원리를 그대로 40명의 생일 문제에 적용해 보자.
40명의 생일이 모두 다를 확률은,
첫 번째 학생은 일 년 365일 중 어느 날이라도 상관없으니 365/365,
두 번째 학생은 365일 중 첫 번째 학생의 생일을 제외한 364일이 가능하니 364/365,
세 번째 학생은 365일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학생의 생일을 제외한 363일이 가능하니 363/365,
.
.
마흔 번째 학생은 365일 중 첫 번째부터 39번째 학생까지의 생일을 모두 제외한 326일이 가능하니 326/365.
이것을 모두 곱하면 분자는 365☓364☓363☓......... ☓326, 즉 365부터 1씩 수를 줄여가며 40개를 연속으로 곱한 것이 되고, 분모는 365의 40 제곱이 된다.
그리고 이 계산에서 나온 수를 1에서 뺀 것이 바로 ‘마흔 명의 학급에서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이다.
이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1 - (365P40)/(365)^40 = 0.89123, 즉 40명의 한 학급에서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무려 89.123 %이다.
(* ^40의 ^ 표는 제곱을 의미함. (365)^40은 365의 40제곱, 즉 365를 40번 곱한 것임.)
확률 89.123%의 뜻은 무엇인가?
확률 89.123%의 의미는 학급을 100번 구성할 때 그 학급에서 생일이 같은 아이가 있는 경우가 89.123번이라는 것이다. 약 90번 정도 되겠다. 그러니까 대충 10번에 9번은 한 반에 생일이 같은 학생들이 있을 거란 말이다. 이걸 반대로 이야기하면 10번에 1번은 40명의 학생들의 생일이 모두 다를 거란 뜻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10년 동안 학교를 다녔다면, 9번은 같은 반에 생일이 같은 아이들이 있을 것이고, 1번은 모든 학생들의 생일이 다 다를 거란 말이다.
그건 그렇고.....
대개 사람들은 자기 생일에만 관심이 있겠지. 그래서 궁금한 것도 ‘다른 애들 중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나’가 아니라 ‘나와 생일이 같은 애가 있나?’일 테지.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느 두 사람이 아니라 특별히 나와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을 생각해 보자.
출석번호가 1 ∼ 40번인 학생들 중 나를 1번 학생으로 가정한다면,
나머지 2번부터 40번까지의 생일이 자기들끼리는 같더라도 나랑만 다르면 되니까.
나의 생일은 정해진 것이고,
2번의 생일이 나랑 다를 확률은 364/365,
3번의 생일이 나랑 다를 확률도 역시 364/365,
이것이 결국 39번 반복되는 것이니까,
39명 학생 모두가 나와 생일이 다를 확률은 (364/365)^39이고,
한 명이라도 나와 생일이 같을 확률은 위의 여집합인 1 - (364/365)^39 = 0.10147, 즉 10.147%이다.
은희경의 소설 속 여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 우리 반에 나랑 생일이 같은 애가 두 명이나 되더라.
위의 계산에서 40명의 학급에서 ‘나와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10.147%이었다. 이것은 학급을 100번 구성할 때 내가 나와 생일이 같은 학생이 있는 반에 배정되는 경우가 10.147번이라는 뜻이다. 대충 10번 중에 1번꼴인 셈이다. 그러니까 모든 학교와 학급의 인원수가 40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10년 동안 학교를 다닐 때, 내가 우리 반에서 나와 생일이 같은 아이를 만나는 일은 불과 1번뿐이라는 것이다. 10년에 1번이라? 그것이 그리 흔한 일인가? 9년 동안은 우리 반에 나와 생일이 같은 아이가 한 명도 없었는데? 더구나 소설 속의 여학생은 자기 반에서 생일이 같은 아이가 두 명이라고 했다. 그건 더더욱 희귀한 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여학생이 올해 자기 반에서 자신과 생일이 같은 아이를 두 명이나 만난 것은 정말 드문 일이고, 따라서 특별한 인연이라 생각할 만 한 것이다.
그런데 은희경(더 정확하게는 소설 속의 남자)은 그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 근거를 이렇게 대고 있다.
- 마흔 명의 학급에서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얼핏 생각하기로도 십분의 일이야. 대충 세 명은 기본이라는 얘기거든. -
이건 소설 속의 여학생이 말한 ‘나랑 생일이 같은 애’와는 전혀 다른 얘기다. ‘나’와 상관없이 우리 반 40명 중 누구든 간에 서로 생일이 같을 확률이니까. 이 확률은 먼저 계산했던대로, 1 - (365P40)/(365)^40 = 0.89123이다. 그런데 은희경은 그것을 얼핏 생각해도 ‘십분의 일’이라고 했다. 89.123%와 십분의 일(10%)은 아주 큰 차이이다.
그러니까, 은희경의 계산은 어느 쪽으로 보아도 맞지 않는다. 수학을 잘 못해서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렇다면 은희경의 ‘십분의 일’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아마도 그 계산을 40/365으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년 365일과 40명의 학생을 생각해서...... 40/365는 약 '십분의 일' 쯤으로 볼 수 있겠다.
게다가 마흔 명의 학급에서 생일이 같은 아이가 ‘대충 세 명이 기본’이라니? 이건 또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일까? 아마도 이렇게 했을 것이다. 40/365를 대충 십분의 일(1/10)로 보고 거기에 학생 수 40을 또 곱한 것일 테다. 1/10 ☓ 40을 하니 4가 나오는 것이다. 은희경의 계산법대로라면 생일이 같은 아이가 4명이 되므로, 소설에서는 ‘대충 세 명은 기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은희경의 계산법을 종합하면 이렇게 한 것이다. 40/365 ☓ 40 = 4.284.
이건 아니다.
그럼 이제까지 한 이야기를 총 정리하자.
학교를 10 년째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 1 학년 학생 ‘원중’이가 있다고 해보자. 원중이는 10번의 학급을 경험했겠지. (모든 학급의 인원수는 40명이다.) 원중이가 속했던 10개의 학급 중 9개의 학급에는 누구든 생일이 같은 아이들이 있었고, 단 1개 학급에서만 모든 아이들의 생일이 서로 다 달랐다.
그런데 정작 원중이가 저와 생일이 같은 아이를 만났던 적은 10년 중 단 1년에 불과하다. 9년 동안은 학급의 어느 누구도 원중이와 생일이 같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어느 해 같은 반에서 생일이 같은 아이를 만났다면, 게다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만났다면 그것은 꽤 드문 일이고, 따라서 그 아이들을 특별한 인연처럼 생각할 만도 한 것이다.
나도 오랜만에 수학 문제를 들고 놀아보았다.
혹시 내 풀이에 오류가 있으면 지적해 주기를.....
(경남대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