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인마이하트 2011년 4월 1일 오후8시 PMC대학로자유극장 출연: 안유진, 심영탁, 김영환, 유정은, 김남호, 강연정
뮤지컬 <뮤직인마이하트>를 보고 왔어요. 2005년 12월 29일, 2010년 11월 17일에 이은 세 번째 관람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대표적인 데이트용 뮤지컬임에도 저는 혼자 보거나 여자와 함께 보았네요. 세 번 모두요.ㅋㅋㅋ
날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005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중간 중간의 휴식기는 있었지만) 쭉 같은 극장에서 롱런하고 있는 뮤지컬입니다.
저는... 이 작품이.... 참 애틋해요. 개인적인 이야기인데요.
이 <뮤직인마이하트>가 성재준 연출가와 원미솔 음악감독의 작품이잖아요. 제가 그 두 분과 과거에 살짝 스쳐지나간 인연이 있기 때문이에요.
대학 때 뮤지컬 동호회에서 뮤지컬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그 뮤지컬 동호회의 동호회장이 성재준 연출가님, 그 뮤지컬 공연 때 음악 지도 해주신 분이 원미솔 음악감독님이었어요.
대단하죠? 그땐 두 분도 모두 대학생이셨고, 그냥 취미로 모인 모임이었는데 지금은 모두 그 분야의 최고가 되셨으니까요.
뮤지컬 배우를 동경하던 제가 평생 단 한 번 뮤지컬 무대에 섰었는데, 그 꿈같은 기억속에 계시는 분들이니 애틋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그분들은 저를 잊으셨겠지만요. ^^;;
오랜 시간 서로 알아온 성재준 연출가와 원미솔 음악감독. 두 분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따서 '재미 커플'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해요.
사석에서 만나도 워낙 유쾌하신 분들이라, 별칭도 참 어울리는 콤비예요.
이 작품 <뮤직인마이하트>는 정말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에요.
말을 하지 못하는 작가와 꽃미남 배우 출신 연출가의 사랑이야기인데요. 어느날 성재준 연출가가 길을 가다가 수화로 이야기하며 길을 걷는 커플을 보셨다죠.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보여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되셨답니다. (예전에 인터뷰 기사에서 본 이야기예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성재준 연출가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코믹 요소가 더해진 작품이에요.ㅎㅎ
공연 장면 스틸 사진이 있으면 참 좋겠는데,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네요.
이 공연의 백미는 주인공 민아의 상상속 친구들인데요.
특히 장재혁과 이민아가 채팅할 때의 탱고 장면, 이민아의 옷을 골라주는 장면, 이민아가 카페에 들어설 때의 장면은 웃음 폭탄이에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웃음 코드가 곳곳에 숨어 있어 시종일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세 번째 보면서 느낀 건, 이번엔 정말 배우 캐스팅이 잘 되었다는 거였어요.
그동안 출연하셨던 분들도 모두 잘 하셨지만, 이번에는 정말 각각의 캐릭터와 너무도 잘 맞는 느낌이었어요. 목소리와 외모까지 말이에요.
남자주인공인 장재혁 역할이... 일단은 얼굴이 잘 생겨야 하는 역할이라 그동안은 늘 노래가 심하게 딸린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들을 만 했어요. 이 역할은 가창력이 완전 뛰어난 사람을 캐스팅하지 않는 것이 컨셉트인 듯 해요. 그래서 조금 더 재미있거든요.ㅎㅎ
상상속 친구들도 그 동안은... 네 명 중에 한 명 정도는 살짝 쳐지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어느 한 분도 빠짐없이 고루고루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특히 예전에 <영웅을 기다리며>에서 너무 잘 봤던 유정은 씨 오랜만에 다시 봐서 좋았어요.
이번에 '시즌 3'이 최강의 드림팀이라는데,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연기도 잘하시고 노래도 잘하시고.. 공연 내내 무대 위를 종횡무진 날아다니세요.ㅋㅋ
그 열정이 정말 부럽습니다요~
이 작품의 장점이라면, 여러 번 보면 볼수록 실망하기 쉬운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보면 볼수록 더욱 재미있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야기 전개가 너무 비약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번 보니까 그것보다는 극 속의 재미있는 요소들이 더 눈에 크게 들어와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대사들도 자꾸 떠올리게 되고요.
마지막 즈음에... 민아를 찾아온 재혁에게 민아는 이렇게 말하죠.
"당신 때문에 잠깐 동안 행복했지만, 오랜 시간 아팠어요.'
사랑에 상처 받은 사람은 그로 인해 또 다시 사랑이 찾아오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상상 속 친구들은 이렇게 말해요.
"그를 좋아하잖아. 왜?"
왜... 왜.....
그 '왜?'라는 한 마디가 많은 걸 생각하게 해요.
사랑하는데. 사랑을 막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말 친구들의 말처럼 대체 왜????
사랑한다면 굳이 그 사랑을 거부할 필요는 없는 거예요. 그래야 사랑을 이룰 수 있지 않겠어요? 민아처럼요.ㅎㅎ
웃고 즐기는 사이 서서히 감동에 젖게 되는 <뮤직인마이하트>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뮤직인마이하트>처럼 어울리는 작품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객석엔 온통 연인들..... 티켓부스에도 연인들....
정말 데이트 코스로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이에요.
PMC대학로자유극장은 <뮤직인마이하트> 전용관이라고 해도 될 정도예요. <뮤직인마이하트> 하면 바로 이 극장이 떠오르거든요.
2005년부터 이 자리에서 <뮤직인마이하트>와 함께 했으니 그럴 수밖에요.
저같은 길치도 한번에 찾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어요.
극장 로비도 재미있어요. 일찍 도착한 관객들을 위해 차도 준비되어 있고요.
짧은 치마에 힐 신은 여성 관객을 위해 슬리퍼와 무릎 담요도 준비되어 있어요.
공연 시작을 기다리면서 퍼즐 놀이도 할 수 있고요.
맨 앞줄에 앉으면 배우들을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는데.... 저는 중간 줄에 앉아서... 그리고 하필 안경도 안 가져가서 너무 아쉬웠어요..ㅠㅜ
매주 수요일에는 프로포즈 데이여서, 고백을 망설이는 연인들의 프로포즈를 도와주는 이벤트가 있대요.
뮤하트 블로그에서 확인하세요.
봄바람 살살 불기 시작하니 마음 속에도 봄바람 살랑살랑 부네요.
그럴 때 요런 달콤한 뮤지컬 한편 보면 넘 좋지 않겠어요? 상큼발랄깜찍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뮤직인마이하트>, 꽃샘추위도 황사도 물리쳐줄 달달한 뮤지컬이에요~
|
출처: 날자의 맛있고 즐거운 생활 원문보기 글쓴이: 날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