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는 다른 짐승들처럼 한 마리의 보스가 지배하고 그것에 의존하는 그런 사회가 아니랍니다.
기러기는 리더를 중심으로 V자 대형을 그리며 40,000km를 날아가는 머나먼 여행을 합니다.
가장 앞에 날아가는 리더의 날갯짓은 기류에 양력을 만들어 주어 뒤에 따라오는 동료 기러기가 혼자 날 때 보다 71%정도 쉽게 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만약 제일 앞에서 나는 기러기가 지치고 힘들어지면 그 뒤의 기러기가 제일 앞으로 나와 리더와 역할을 바꾼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러기 무리는 서로 순서를 바꾸어 리더의 역할을 하며 길을 찾아 날아간답니다.
이들은 먼 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내며,
그 울음소리는 앞에서 거센 바람을 가르며 힘들게 날아가는 리더에게 보내는 '응원의 소리'입니다.
기러기는 40,000km의 머나먼 길을 옆에서 함께 날개 짓을 하는 동료를 의지하며 날아가며
만약 어느 기러기가 총에 맞았거나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다른 동료기러기 두 마리도 함께 대열에서 이탈해 지친 동료가 원기를 회복해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또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동료의 마지막까지 함께 지키다 무리로 다시 돌아옵니다.
결혼식 폐백시 기러기 모형을 놓고 예를 올립니다.
기러기는 보통 수명이 150-200년 인데,
짝을 잃으면 결코 다른 짝을 찾지 않고 홀로 지내며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킨다고 합니다.
그들이 날 때는 앞서가는 놈이 울면 뒤따라가는 놈도 '화답'을 하여
예를 지키며 상하의 질서를 지키고 날아갈 때도 행렬을 맞추며 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러기는 왔다는 흔적을 분명히 남기는 속성이 있습니다.
인생도 이 땅에 왔으면 아름다운 자취를 남기고 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기러기를 폐백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수백 아니 수십만 키로를 날아야 합니다.
그 비행에 성공하기 위해서 이런 서로의 함께하는 사랑과 협동이 필요합니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