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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모든 것 낯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 김재진님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그렇게 2013. 9. 29. 일요일 아침
새벽 일찍 일어나 집합 장소 군자역으로부터
호랑이가 으르렁 목청을 뽐내는 가평 호명산 정상으로
오전내 그치지않고 내리고 있는 빗줄기와
산자락을 씌우고있는 구름과 물안개에 발길 촉촉
雨降霧中 山行 (우강무중 산행) 벗들과 길나서고 있었다.
우중이라 청록산악회버스는
호명호까지 직접 올라간다는데...
그럼 우리는??
순간 대장과 성현의 묘한 심리적 기싸움이
상천리에 임박하는 버스 안에
긴장감을 달구고 있었다.
대장은 예정대로 상천리에서부터 걸어가자하고
성현은 비도오고 차가 위까지 올라간다는데
왜 걸어가자는겨?
왔으면 좀 걸어야 산행맛이 나는 것 아니겠는가?
왜 우리만 유난 떨려혀? 그냥 차로 가면 되는디...
이때 허메시 잽싸게 볼가로채
나도 성현이 따라 차타고 가고픈데...
그럼, 차타고 갈 사람 걸어갈 사람
그리 올라가서 다시 모이자.
그러든지. 주회야, 넌 걸어갈거지?
야야, 뭘 두편으로 나눠? 대장이 가믄 가는거지.
광순이와 채구, 여상이 대장을 지원하며 하나로 모는 중
갑자기 오늘 처음 등장하신 광순친구 이경신님께서
우중산행을 제대로 맛보려면 걸어가야지?
강력히 성현의 눈빛을 받아내며 어필한다.
민정이도 두말없이 걸어보자는 눈빛이고 보니
오메나, 여성들의 눈빛에 엉기적 엉기적
허메시 살며시 걸어오르기로 볼패스하고
구석으로 몰린 성현도 차마 중론에 엉금엉금
일어나고 무거운 발자국으로 터벅터벅. 그렇게
버스는 상천리에 우리 모두를 떨구고 갔지.
다행이 현호의 우비 여섯벌 서비스에
젖는 옷 추위를 무서워할 바 없었으니
우비 한벌에 성현눈도 하트 그려졌으니
몸 따듯 우중산행을 즐기는 데 따르는 데
허메시의 공이 컸어라~~~
그렇게 노란 우비를 맞춰입고보니
유치원 병아리반이 따로 없고
우리는 유년으로 회귀하여 개구지게
반노환동하여 이바구 흐뭇 씩씩하게 올랐지.
우중충 어슴프레이 습한 가을 깊어오는 날
그 빗소리 방울방울 뽀오얀 물안개속을 걷다
줄기줄기 툼벙툼벙 고여들다 흘러가는 물길없이
숲과 능선 바윗길에 진창없이 발걸음 가볍게 차박자박
나뭇가지 잎새와 길가 풀잎새에 매달려
빗줄기 그네타고 데롱데롱 옷깃을 스미는
은빛빗방울꽃잎
그 사이사이 즈려밟는 발자국 위에 떠오르는 글자들
戀心隱流雲 연심은유운
霧網歎未觸 무망탄미촉
妙眞我何處 묘진아하처
雨滴添想淵 우적첨상연
그리는 마음 네 알까?
저만치 산산골골 흘러가는 구름 속에
은근살짝 띄웠다
소리소리 드러나지는않게
툼벙 구름 속에 얹어놓고는
네 눈에 닿았을까?
걸음걸음 바튼 숨을 고르며
알뜰살뜰 벗들의 살림을 들으며
숨겨 띄워진 내 마음 사부작 찾아봐줄까?
빗방울 가을 촉촉 타고 널향해 오른다
그러나, 아직은 역시 너에 닿지않았구나.
숲 이슥히 푸르름 물들며 깊어지고
우비 속에서도 우비 밖처럼 비가 흐른다.
시야가 가려진 물안개 산길처럼
알수없는 그대는 어데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그저 벗들 등과 뒷통수를 따라 오르고 있다.
안개에 빗방울에 촉촉
입안은 달게 타고 가슴은 붉게 젖는데
햇살도 숨어버린 지금
당신은 어데서 노을진 수줍음 감추고 있는가?
아,
일기일기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의 변이여!
묘하고 진실된 무변은 무엇이고
과연 참나는 어디에 있느냐?
丹心은 어느 입새에 깃들어 일어나는가?
우중천 호랭이 우는 산 한길로
때론 나란히 때론 우루루
숲물안개 연기처럼 헤치고 우산을 들고
우비 안에 땀 흠씬 살갗 붉게 붉게
걷고걷다 오르고 오르니
몸과맘은 이미벌써 산보다 앞서 단풍져있다.
우비우산에 비켜 흐르는 물방울따라
이내 상념도 씻겨내리고
닿지못하고 흐르는 촉촉함도
흘러가는 구름안개의 보챔도
그저 그대로 낭만이려니
어느덧 서로에게 붉은미소가 입새에 단다
파랑파랑 바지깃 뒷꿈치에 바람이 춤춘다
스치듯 지나치는 작은 만남들 하나도
그냥 흘리지 못하고선 찰칵 찰 칵
잽싸게 스냅 캡쳐
몸과 걸음은 바빠도 점 점 점점이
내 수평선 앵글의 눈망울은 동중정
출렁힐끔 물안개 속을 가르며
졸졸졸 도란도란 너울너울
시시각각 일기일기 상이 흐르는 길따라
소로시 흘러드는 리듬에 추억을 담아내고 있다.
이토록 생이란
순간순간의 길 위에 흐르는
물결과 선율의 리듬믹 모자이크
그 한줄기 일고지며
가고 오고 머물고 흐르는
면면한 호흡인가 보다
산도 이를 기억하고선
다음 오는 산인들에게
우리의 이 마음처럼
붉은마음을 앺새에 담아 전해주리라~~~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회
채구야, 이거 확실히 찍어라
똥준에게 날리면 환장할꺼여.
하나 비리지않고 적당히 숙성되어
깻잎에 싸먹고 막걸리를 한잔 하니
아주 아주 기깔났었구만.
여상아, 참 잘 먹었어.
벗과뫼캡틴 : ~~우중산행~~
긍정의힘 : 멋진 산행 대장님입니당^^
이영희 : 조금 추워보이는데^^ 화이팅입니다!!
백은하 : 호명산? ~~좋았겠다^^
이채구 : 얼굴 살은 빼지 말고...
추현진 : 얼굴 너무 커~~~
무니~~♥ : 대장아~~
다음부터는 얼짱 각도로 찍는 센스 ㅋㅋ
벗과뫼캡틴 : 이영희 땀나
백은하 비와 물안개와 친구들~
산행시 더이상 그 어떤것도 필요없지
추현진 우리이러고 놀았다 넌?
긍정의힘 : 울 남편이 다들 좋은친구들이라구
라면 끓여먹었다메?
내가 꼭 열심히 산타서 합류할꺼야~
벗과뫼캡틴 : 긍정의힘 그러시던가?
긍정의힘 : (강한 눈총을 쏘아대는 이모티콘으로)
임동민 : 상남자 포스가 줄줄 흐르네~~ㅎㅎ
벗과뫼캡틴 : 임동민 그리봐주니 고맙구려
이원복 : 성님~~ 감기는 안걸렸소!!
부디 건강챙겨가시면서~~
벗과뫼캡틴 : 이원복 그럼. 점심은 드셨는가?
차타고도 갈 수 있는디 말여.
왜 이렇게 걸어가야는겨?
아이고 무시라~~~
저 눈빛을 끄떡없이 이경신이가
천연덕스럽게 받아냈던 것이다.ㅎㅎ
허메시 : 내 친구덜~~~ 좋아도 넘 조아^^♥♥
긍정의힘 : 멋진 사나이들^^ 수고하셨습니다
허메시 : 긍정의힘 ㅋㅋ 멋쟁이들~~~
추현진 : 사진 즈질
허메시 : 추현진 ㅎㅎㅎ 니 절친도 있쟌녀^^
추현진 : 다 모르는 놈여
허메시 : 고래~~~ 동수가 생깐당^^
승은아^^ ♥♥
추현진 : 그시끼 모름
허메시 : 기둘려~~~ 승은이한테 일를겨.
이채구 : 사진이 좀 어둡네잉
허메시 : 그려도 조아
송영선 : 비가와 어려운 산행인데...!
멋쪄!^^
벗과뫼캡틴 : 전담찍새가 아니라서... 아쉽네
유영림 : 모두 즐거워 보인다~ 멋진칭구들~^^
윤여상 : 유영림 광순이도 같이 산행했었다..
친구도 담엔 같이 가자^^
유영림 : 어... 나도 칭구들 보고싶은데...
말일주는 어딜가게되네~ㅋ
허광순 : 앵림아! 그랴~ 동네 친구3에~ 추가해보자^^
인증샷도 찍었당께~ㅋ
유영림 : 그래~ 몸 단련하고 있을게~ ㅋ
11월 산행에 도전함 해볼게~~^^
송영선 : 허광순 유영림 언냐들 안냐세염~^^
신동식 : 허메시, 설악산무박산행기대하마!
허메시 : 신동식 동참으로 알것스~~~♥
신동식 : 날짜가 어케되냐? 시간비워놔야쥐
허메시 : 담달 26일 저녁 서울출발
시간 비워두삼
신동식 : 오우케이
오늘 처음 등장해서 결코 선두를 내주지않던
주파 기록의 경신자, 이경신!!!
걸음이 빠르니 대장의 눈총 받을 새 없었고
오히려 대장의 반기는 눈빛을 받아냈으니
이를 본 광순이도 델고 온 입장에서
참 좋아라하였더라는... ㅋㅋㅋ
아까 산 중턱에서 막걸리로 시작하여
이제 점심 반주로 양귀비담근주로부터
그리고
일본의 사케 중국의 금구구로 이어졌었지.
여상아, 아주 잘 마셨네.^^
벗과뫼캡틴 : 허메시 글게 왜 고생을 사서허냐?
이채구 : 얼굴 빨갛게 발버둥거리시더니
결국은 못 올라가시고 말았지.
벗과뫼캡틴 : 동영상읍냐?
이채구 : 나중에 벗과뫼 카페에서 확인햐
벗과뫼캡틴 : 이채구 ㅋㅋ 기대허지
허메시 : 벗과뫼캡틴 이채구, 동영상 카페에 올린겨??
이채구 : (이거 이실직고 읎다고 말해야 되나? 이모티콘)
허메시, 낭중이라 했잖여
허메시 : ㅋㅋ 넵^^
벗과뫼캡틴 : 현호야^^ 뿌린데로 거두는겨? ㅍ ㅎㅎ
허메시 : 벗과뫼캡틴, 헐~~~~ 기대????
너희들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고 말았군.
너무 한순간이라 동영상으로 돌리지 못하였지.
그래도 여러장 찍었으니 표정은 살아있지?
^__________^
허메시 : 이러심~~~ ㅎㅎㅎ 채구야,
신동식 : 채구넘마니 먹인거같은디
허메시 : 어제 강행군에 짬뽕해서 그래^^~~
임동민 : 야~~ 왠 피난민들인겨~~
체통을 지켜야지...ㅋㅋ
허메시 : 임동민 니 칭구들~~~ ㅎ
관광버스 기사님도 우릴 포기하시고 갔다
임동민 : 그럴만하다. ㅋㅋ
벗과뫼캡틴 : 임동민 길가다만나면
창피하다고쌩까기있기없기?
임동민 : 벗과뫼캡틴 일단 마주쳐보구 야그하자 ㅋㅋ
벗과뫼캡틴 : 긍게 그게먼저네
이채구 : 저 장면의 숨겨진 진실이 많이 왜곡돼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ㅠ,.ㅠ
아무리 오해의 소지가 있더라도
나 하나 묵묵히 감수할까 하려는데
갑자기 왜이리 억울한지... 진실은 말여
다리가 풀린 뒤쳐진 형님이 있어서
원인 제공자 아닌 제공자가 된 여상이와 함께
어깨에 떠매다 업다 겨우겨우 도착혀서
체력이 앵꼬된 사연도 있지만
그 형님 앞에 앉아 지지해드리려다
깜박 잠깐 아주 잠깐 존 것 밖에 없으라~
윤여상 : 이채구 나는 진실을 알고있다... 칭구야..^^
허메시 : 그 틈을타 대장이 찍은겨??
이채구 : 난 술먹고 길에서 표내는 사람 아니여
여상아, 이 억울한 맘 너만은 알겨.
허메시 : 나두 알아^^
송영선 : 이채구 믿슴니다~^^
이채구 : 허메시 그르냐? 눈물난다
송영선 고마워
허메시 : 사진올려 공개한 죄값을 치루마
이채구 : 기대하마 ^_________^
홀로 계획했다면
비가 핑계되어 방콕하고 있었으련만
벗들과의 약속이고보니
우중산행의 풍류를 호기롭게
쉽게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이라며
오히려 서로서로 북돋우며 신나게 누리었다네.
벗과뫼캡틴 : 찍새야^^ 글도 사진도 넘 멋쪄부러
개인적으론 글이 쬐매더 맘에든다 ㅋㅋ
이채구 : 벗과뫼캡틴 오늘도 침차게
허메시 : 벗과뫼캡틴 이채구,
왕호박 가져오느라 어깨가 다 아프다^^
이채구 : 허메시는 왕호박 도둑놈
윤여상 : 이채구 고생했다... 매번 촬영하느라...
근데, 휴대폰 이제 바꾸자.
화소 높은 걸루...^^
명천 : 비 오는 날 산행... 멋집니다~ ^^
이채구 : 윤여상 니도 나도 800만화소여
빠데리 아끼려고 폰화면밝기를 죽여놓아서 그런거여.
그래도 니 노트투가 같은 화소라도 사진발이 좋긴혀.
어제도 자네 덕에 아주 다양하고 넉넉한 酒味에
황홀했구만. 울산 잘 다녀와.
윤여상 : 이채구 그래... 월욜아침 활기차게... 시작하자
난 좀 더 자고... ㅋㅋ
이채구 : 어제 수고많았어. 알통 배길만 했구만.^^
나성철 : Mountain climbing is good for
your health n mind... Am i right?^^
이채구 : 그려. 맞어.^^
문득 저 사람들~
무거운 발자국은
삶의 그림자 실존의 미학
쓸쓸한 뒷모습은
삶을 연민하는 공존의 그늘
떨구어진 고개는
구름과 안개 그 사이의 꿈과 현실(一夢一醒)
군중 속에 외로이 홀로서서
고독이 서린 유리창
실루엣 반사되는 얼굴은
나를 마주 바라보는 거울
잡히지 않는 흐르는 강에
발 담그고 젖었다 말랐다
진짜도 가짜도 다 내 자화상
이토록 조각조각 추억으로
저만치 모두모두 흘러가다가
다만 오직,
흐르지 못하고 고여있는 청춘 하나가
가없이 가없이 이 가을 타고서
맘 먼저 붉게 단풍지며 숨쉬고 있다
건강하게 씩씩하게
시월 26일 설악산 단풍을 미리 부르고 있다
벗님네들, 함께하여 비와도 땀 뻘뻘
유쾌 통쾌 상쾌하였네.
다음달 말 설악능선에서 무박으로 또 즐기세~~~
- 9. 29. 전철 속에서 '가을추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