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음반을 많이 가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고작 3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퀸 음반 대부분을 다 가지고 있다고 착각한 것일까? CD로 가지고 있는 것을 포함해서 생각했기에 그랬나보다. 음반이라고 하면 우리네에게는 LP 레코드를 의미한다.... 언젠가 CD로 퀸 전집을 샀던 것 같은데, 이사를 다니며 어디로 갔는지 기억이 없다. 반면 레코드 판은 옛날에 샀던 판을 거의 대부분 가지고 있다. 아날로그의 생명력이다. 언젠가 읽은 글인데, 미래의 우리 후손들은 우리가 남긴 디지털기록을 거의 제대로 판독하지 못할 것이라 한다. 맞는 말이, 우리는 과거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다 가지고 있어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다.... 삭제를 하기도 하고, 계속 디지털 표준이 변하기에 파일을 제대로 재생할 기술이 사장되기도 하고, 손상된 디지털 파일은 재생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아날로그 데이터는 손상이되어도 어느정도 복원이 가능한데... 펜으로 종이에 눌러 쓴 글은 훼손되었어도 복원할 가능성이 있지만 디지털은...
오랫동안 창고에 쳐박혀 있던 구닥다리 아날로그 앰프와 턴테이블과 레코드 판들을 꺼낸 것은 좀 되었는데, 제대로 턴테이블에 걸고 듣게 되지는 않는다. 블루투스 디지털 기기로 간단하고 편하게 음악을 틀 수 있는데, 턴테이블에 음반을 걸고 바늘을 제대로된 트랙에 걸고 스위치를 넣고 볼륨을 직접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모든 과정이 귀찮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었는데...
퀸의 음악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극장에서 보고 왔다. 그동안 몇번 시도를 했으나, 모두 바쁜 스케쥴로 펑크가 나고, 드디어 시간 맞춰 늦은 시간에 오늘 극장 나들이를 했다. 기대보다 훨씬 더 감동을 받아서 모두 만족한 영화였다. 여운이 너무 크게 남아 집에 와서 1982년도에 장만한 구닥다리 아날로그 인켈 오디오에 퀸의 라이브 앨범 LP 판을 올려놓고 볼륨을 한껏 올려놓고 듣고 있다. 물론 진한 IPA맥주와 함께. 프레디 머큐리의 문화적 혈통을 생각한다면 퀸의 음악을 들을때는 필히 IPA 맥주를 마셔야 한다.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천재들이 많지만 나의 젊은 시절과 함께 했던 천재 중 하나가 퀸의 프레디 머큐리인데, 영화에서 그의 모습을 보고 그의 음악을 듣고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니, 감동이 깊다. 십대시절 사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퀸의 라이브 음반을, 영화를 본 김에 아주 뒤늦게 작정하고 듣고 있다. 영화가 묘사한 그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고 나니, 새삼스레 퀸의 음악과 프레디 머큐리의 음색이 새롭다. 심지어 그의 이름까지도. 영화를 보며 알게된 사실인데, 인도계인 그의 본명은 프레디 머큐리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 이름이었다. 뭐 어떤가, 프레디 머큐리, 누가 지어주지 않은, 스스로 선택한 멋진 이름이다.
Long Live the Queen.
이제는 더 이상 그들과 같은 순수한 음악을 만들지 않는다. 상업적 목적이 있을 뿐, 그런 상업을 무시한 천재들의 고집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퀸, 레너드 스키너드, 레드 제플린, 찬란했던 시절의 잔재인 이름들이다...
첫댓글 지금은 세상을 떠나셨지만...에이즈때문에..동성이라고...
그래도, 불후의음반만 남기고
에이즈로 젊은 나이에 떠났죠... 천재는 요절하는 경우가 많아요...
@sailor 맞습니다.....
아침먹고 추억속에 음악~잘..들었네요.내일부터 영하로 기온이 내려간다네요.감기조심 하세요.콜록콜록~나도야 감기와 데이트중..ㅠㅠ
기온이 떨어져 쌀싸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글 참 좋습니다. :) sailor님께서는 음악 관련 작가 하셨어도 좋으셨을텐데요.
음악을 좋아하지만 전문지식은 없어요~
인간에게 있어서 음악이란?
같은 느낌, 하나로 뭉치게하는 효한 힘.
음악은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