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신촌에서 철학관을 하던 시절의 일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고객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먹여 살려주는 사람의 고마움입니다. 그 은혜를 갚기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입니다.
서울생활에서 심심할때마다 인천에 놀러 가곤 했었지요. 한의원을 하는 친구로부터 밥도 얻어먹고 술도 얻어먹는 일이 많았지요. 공짜로 얻어먹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때로는 그러는 경우가 있지요. 저보다 형편이 좋고 부담없이 배려하는 그 부부의 마음이 참으로 고마웠지요.
당시 그 친구의 한의원은 대략 30여평쯤 되었을 것입니다. 갈때마다 좁아 보입니다. 손님들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좋은데 그러지 못했나 봅니다. 어느날부턴가 그 한의원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원을 했습니다. 신,하나님 등 어떤 존재에게 디도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수돗물 한 사발을 그릇에 담습니다. 그리고 그 물그릇을 양손으로 들어 이마에 댑니다. 대략 1분쯤 그 한의원이 잘되기를 기원합니다. 손님들이 많아지며 바쁘게 움직이는 한의사를 실감나게 떠올립니다. 상상으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그렇게 1분쯤 했지요. 아무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입니다. 쑥스럽잖아요. 달리보면 부끄럽기도 하구요. 소위 과학시대를 운운하는 사람이 듣는다면 상당히 이상한 녀석이 되는 것이지요. 물론 저는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던 어느날 인천에 놀러 갔다가 당황했습니다. 친구 부인이 "재성씨, 고마워요."라 하기에 무슨 말이냐 물었지요. 그랬더니 "저희 한의원 잘되라고 기도하는 것 알아요"라 합니다. 갑자기 그 무슨 말이냐 묻지 않을 수 없지요. 그랬더니 "기도하는 것 봤어요..."라 합니다.
봤다고 하니 할 말이 없지요. 그녀의 영이 맑고 순수하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영이 무엇인지 모르는 우리들도 그녀를 보면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좀 쑥스러워서 아무말도 안했지요.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지요. 이후 그 한의원은 120여평으로 옮겨 잘 되는 것을 봤지요.
그 당시 저한테 다녀간 사람들을 위해 짧게 기도하는 마음을 갖고 그렇게 해보기도 했지요.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둡니다. 그리고 청수그릇을 들어 모두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위처럼 간단하게 합니다. 그 청수그릇 밑에는 이름 적힌 종이를 둡니다.
정안수라고 합니다. 청수라고도 합니다. 위 방법은 83년도에 마인드컨트롤에서 배웠지요. 그리고 20년 후 길동에서 물통신법이라는 말을 들었지요. 시크릿이라고도 합니다. 이런 방법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합니다. 어찌보면 첨단과학이겠지요.
기운 좋은 청수그릇을 구워 그렇게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