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 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들 모두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고 그 크기도 가름할 수 없는 어두운 공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주식투자를
오랫동안 해 온 사람이나 갓 시작한 사람이나 똑같이 길을 분간할 수 없겠지만, 오랫동안 그 방에 머물러 온 사람이 얼마 전에 들어온 사람보다는
틀림없이 더 쉽게 보다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술주정뱅이처럼
행동하는 시장에서 나타나는 대중의 심리적 작용의 강렬함과 대략의 시점들을 사람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경험있는 투자자라면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가끔은 빗나갈 수도 있는 추측을 할 수 있고 그 결과와 상관없이 양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시장을 떠나는 날까지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들이 여기서 하는 말이나 충고 따위는 아무 쓸모가 없다네. 모든 것이 오직 이 한 가지 사실에 달려 있지. 주식
시장에 주식보다 바보들이 많은가 아니면 바보들보다 주식이 많은가】
유럽에서
투자의 대가로 불리었던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그의 저서 【투자의 비밀】에서 시장의 기술적 상황이란 상승이나 하락이 오랫동안 지속된 후 대량의
주식이 소신파의
손에 있는지 부화뇌동파의 손에 있는지를 의미한다고 하였으며, 또한 정작 배당금을 높일 것이라는 발표가 난 후에는 주가가 오히려 내려가는 일이
흔히 발생하게 되는
투자 심리의 대부격인 ‘페따 꼼쁠리(Fait Accompli : 기정사실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페따 꼼쁠리 현상은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최대치까지 주가가 상승했다고 가정하면 그것은 주가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뜻이 되며, 그 순간부터 소위 적절한 시세라는 것은 더 이상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되지 못한다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는
그 주식을 사려는 사람은 적은 반면에 이득을 보기 위해서 기대했던 높은 가격에 팔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은 아주 많게 되는데 이들은 그런 목적을
가지고 바로 전에 그 주식을 사들인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이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문으로 들어가기를 원하게 된다. 그들이 기대했던 시세 상승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것 때문에 시세는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정반대의
경우 급박한 재정적인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극단적인 회사와 같이 절대적인 이유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어떤 회사의 주식을 예를 든다면
주가는 하락하고 하락하여 논리적으로 최저치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주가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조금 높은 시세에
머물러 있게 된다.
더욱이
더 좋지 않은 뉴스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동안 그런 시세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또한 부도채권 그리고 파산 직전 뿐만 아니라 이미
파산된 가망 없는 회사의 주식들이 완전히 바닥으로 급락하기 전에 여전히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시세를 유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식이
소신파의 손에 있는지 부화뇌동파의 손에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나쁜 뉴스가 계속해서 보도되는데도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시점을
포착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부회뇌동파가 주식을 모두 팔아버렸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몇 달 전부터 주가가 올라가고 거래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상당수의 주식이 다시 소신파의 손에서 부화뇌동파의 손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가령 거래량이 많은 가운데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코스톨라니는 좋은 신호라고 말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할 때
거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주식은 소신파의 손으로 들어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거래량이 많은 상태로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나쁜 신호가 된다. 즉 부화뇌동파의 손으로 주식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포착해야 할 가장 좋은 시점은 주가가 올라가고 거래량이 적은 시점이 될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다가올
일의 서곡이며 이후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가는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투자
심리로만 시장을 이해한다면 주가가 바닥에 있을 때 소신파는 주식을 가지고 있고 부화뇌동파는 돈을 가지고 있으며, 주가가 최고점에 있을 때
소신파는 돈을 가지고 있고 부화뇌동파는 주식을 가지고 있게 된다는 것이다.
주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나쁜 사건이 일어날가 봐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그 사건이 일어나면 몇 시간도 채 안 되어 금방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페타 꼼쁠리 현상이다.
페따
꼼쁠리를 이해하고 시장을 바라보게 된다면 주식시장에서 일반적인 의견 즉 뉴스나 신문지상에 보도되어 대중화되어 버린 정보는 단 돈 1원의 가치도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점을 반드시 이해하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즐기는 투자라는 게임의 황금률이다. 투자 심리의 관점에서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매수 시점은 오랫동안 하락을 하다가 정체된 후 나쁜 소식에도 떨어지지
않거나 심지어 주가가 오르는 시점이 될 것이고 매도 시점은 오랫동안 상승이 계속되다가 정체된 후 새로운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는 있는 상황에서
좋은 뉴스에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거나 심지어 주가가 떨어지는 시점이다.
시장은
언제나 우리에게 속삭이고 있다. 하지만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에 불과하다 【주식
시장이 좋은 뉴스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으면 나와야 하고 나쁜 소식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
투자
심리적 측면에서 투자자는 언제나 【대세에 순응하고 대중에 역행하라】는 역사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어야 한다. 만인이 평등한 지상낙원을 건설하겠다는 이념을 가지고 100년전 출발한 공산주의는 결국 만인을 불행하게 만들었으며, 부의
공동 분배가 아닌 권력을 가진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역효과를 야기하였다. 또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 역시 그 근본 원리를
보게되면 어느 정도의 부의 평준화가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부는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하고, 사회복지가 긍정적인 방향성을 가지더라도,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 이치가 부익부 빈익빈으로 귀결되듯이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시장
역시 항상 소수들만이 그들만의 파티를 즐기게 될 것이다.
시장에서 살아남는기를 바라는 투자자는 스스로가 소수가 되어야 한다. 다수가 이쪽 의견을 선호할 때 과감하게 다른
의견을 피력하고, 다수로부터의 외면을 감내할 수 있는 당당한 소수가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결의 법칙에 따르면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게 사람 심리이지만, 다수 안의 대중은 그저 의미없는 대중일 뿐이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대중은 어깨 위에 놓인 삶의 무게를 힘겨워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투자자는 경기 순환에 반대로 행동해야 하고 주식
시장에 있는 대중의 일반적 생각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시장의 역사 교과서이고 투자심리이다.
시장의
심리를 알고 그것에 반(反)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스스로 자신의 심리를 먼저 극복해야 한다. 내면깊이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써 투자자로서 부족한
자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패(白戰不敗)’라 했듯이 자신을 알고 시장이라는 거대한 적과 만나야
한다.
저자
스스로 되돌아본 마음의 호수가에는 뒤로 미루는 습관, 게으름, 시뮬라시옹(역주 타인의 시선)의 탈 그리고 원칙 부재라는 거대한 배들이 유유히
거닐고 있었다. 그것들이 투자자가 가야 할 길목을 막고 마음을 유혹이란 미끼로 헤집고 있었다.
‘아!
이것들을 극복하지 못하고는 투자는 영원히 신기루일 수밖에 없겠구나’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그것은 설레임이었다. 투자자는 스스로가 막고 있는
습관으로 굳어버린 마음의 바리케이트를 제거하고 난 다음에야 투자를 할 최소한의 자격증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 다음에야 비로소 투자자를 수렁에
빠뜨리기 위해 시장에 도사리고 있는 과신, 집착, 하우스머니, 고통효과, 본전찾기, 기본재산, 현상유지 등과 같은 뱀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편견들을 극복해야만 스스로 투자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고 계량적 투자기준을 가지게 될 것이다. ‘원칙을 왜 지켜야 하는지’
‘투자는 왜 분산이 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게 됨으로써 시장이란 거대한 들판에 서 있는 초라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 그저 위험을 줄이는 것
뿐임을 알게 될 것이다.
미친투자의
저자 존 노프싱어는 이렇게 적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는 부동산을 매입할 때 세워야 할 중요한 세 가지 기준에 대한 오랜 격언이 있다. 그것은 첫째도 위치, 둘째도 위치, 셋째도 위치이다.
이와 유사한 격언이 주식시자에도
있다. 그것은 첫째도 분산하라. 둘째도 분산하라. 셋째도 분산하라이다. 분산은 집착이나 친밀감같은 심리적 편견들이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는 방패가 된다”
굳이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투자를 분산하면 단기 등락을 극복함으로써 위험을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되고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시장이 술이 취해 말해주는 ‘시장의 아킬레스 근’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를 극복하고 난 투자자만이 행할 수 있는 힘든
길이기에 시장은 스스럼없이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투자는 스스로를 극복하고 만나야 할 도(道)이며 세상을 살아가면서 얻고자 하는 무엇가에
도달하기 위한 도(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