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서] 2020년 국제협동조합의 날을 맞이하여 - 기후행동을 위한 협동조합과 인천시의 역할
1923년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돕고, 협동조합의 활동을 촉진하여 세계의 균형적인 발전과 사회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정하면서 기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UN(국제연합)이 1995년에 ‘국제협동조합의 날’로 공식 지정합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매년 ‘국제협동조합의 날’ 주제를 정하여 기념해왔습니다. 2020년 주제는 “기후행동을 위한 협동조합 cooperatives for climate action"입니다. 지구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 중 하나인 기후위기 퇴치에 협동조합의 기여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기후위기는 전 세계 사람들의 생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가장 취약한 그룹(극심한 자연재해와 자연 자원 감소에 민감한)인 소규모 농민, 여성, 청소년, 토착민 및 소수 민족에게 그 영향이 큽니다.
기후위기 시대 코로나19는 앞으로 자주 접하게 될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 둘 다 인간 활동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은 기후위기 대응과 대조를 이룹니다. 코로나19는 기후위기에 대한 안이한 대응이 불러올 파국적 결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알려주는 반면교사입니다.
극심한 폭염에도 냉방에서 냉방으로 이동하며 폭염을 못 느끼고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고통 속에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와 기후위기 피해는 차별적으로 발생합니다. 우버 기사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콜롬비아 여성이 공항에서 한 승객을 태운 후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에 다녀온 부자들로 인해 코로나19가 중남미 빈민들에게 퍼져 큰 타격을 준 것입니다.
지구가 회복할 수 없는 임계점에 가까이 와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인천시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위기를 막기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다행히 지난 4월 22일에는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용범 인천시의회의장, 도성훈 시교육감은 공동으로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포했습니다. 온실가스를 기반으로 한 삶의 방식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선포문의 주 내용으로, 각 기관장들은 이를 해결키 위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과감한 정책 추진 ▲에너지와 기후 관련 예산 확충 ▲교육과 캠페인 등을 통한 공감대 확산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동 약속했습니다.
에너지는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특히 인천 영흥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는 인천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45%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 석탄발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은 150㎾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일반 가정 76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매년 생산하고 조합원에게 2015년 5%, 2017년 7%, 2019년 7%, 2020년 7% 현금배당을 지급했습니다. 2017년에 설립해 총 3기(73kW)의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미추홀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은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여러 사회 공헌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천광역시는 제5차 지역에너지계획과 2018년에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중장기 로드맵 및 종합계획에서 주민참여형으로 가능한 공공부지 태양광 설치 후보지(인천대공원주차장 외 8개소)를 발표했습니다. 인천광역시가 부지를 대여하고 협동조합이 적극 참여하여 약 16MW급 태양광 발전소를 주민참여형으로 바로(1 ~ 2년내)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매년 온실가스 약 9,309tCO2 를 줄이고 약 44억 원의 수익(2020년 한국형 FIT 기준)이 주민에게 돌아가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덴마크 에너지자립도시 삼쇠시의 경우 총 21개의 풍력 발전기 중 14기가 협동조합과 주민의 소유입니다. 2017년 국가 에너지 총 수입 비용이 120조 원이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자립을 이룰 수 있고 수입 비용을 지역에 사용하여 순환 경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인천광역시는 기후위기를 막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인천형 그린뉴딜’ 추진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정책은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고 코로나19를 반복 생산하게 됩니다. 10년 내 온실가스 절반 감축이라는 대전환과 함께 전환 과정에서 피해받는 이가 없도록 정의로운 전환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 7월 4일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