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靑葡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는 17번이나 일제 감옥에 드나들었다.
二六四는 그의 감옥 죄수번호였다.
44년, 베이징 일본영사관 감옥에서
40살의 나이로 눈을 감지도 못한 채 순국하셨단다.
42년 충칭과 엔안을 오가며 국내로 무기를 반입하기 위해 떠났다가,
43년 7월 어머니와 형의 소상(1년만에 치르는 제사) 에 참여하기 위해
몰래 국내로 들어왔다가.. 잡혔다.
당시 압송되어갈 때, 3 살의 딸 옥비를 끌어안고..
"아버지, 다녀오마~" 라고 했었다는데..!
이옥비 여사는 이육사가 잡혀갈 당시 자신은 이웃에게 맡겨져 있었고,
이웃 어른이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갔다고 말했다.
“그때 아버지는 포승줄에 꽁꽁 매여 있었고 용수를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