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9일 금요일 날씨 맑음
필자와 아내
도립 공원인데 칠갑산은 특별나다. 아내가 산행 도중 좀처럼 듣지 않던 오디오를 듣는데 살펴보니 조운파 선생의 "칠갑산"을 주병선 님이 부르는 노래로 반복해서 듣는다. 길이 참 좋다.
청양은 필자의 어린 향수가 고스란히 보존된 곳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이곳 청양군 화성면에서 보내기도 했거니와 그때의 친구들이 아직도 청양에서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산행을 하면서 내내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산행 내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사방에서 들려오고 특유의 정다움이 귀를 아련하게 한다. 이것이 고향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생각나게 한다.
칠갑산은 충청인의 기질과 닮아 있다. 험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있을 것은 빼놓지 않은 모든 것을 다 갖춘 산이다. 포용적이면서도 푸근하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산행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10월 초인데도 아직도 매미소리가 산행 내내 울려 퍼지고 바람이 시원하다.
교통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왕복 산행을 한다.
장곡사(長谷寺)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르기 시작한다.
장곡사는 국내 유일하게 대웅전(大雄殿)이 두 개다.
뜻하지 않게 칠갑산의 일곱 개의 등록 중 최단코스로 오른다.
3형제봉이 잘 보이는 전망대를 지난 후
칠갑산(七甲山 559.8m)
불가에서는 천지만물의 생성원리를 지(地),수(水),화(火),풍(風),공(空),견(見),식(識) 등 일곱 개로 나누는 바 일곱의 칠(七)에서 유래했다는 첫 번째 설과
산은 산정(山頂)에서 보면 일곱 개의 산줄기가 아래로 뻗어 있고 또한 금강의 상류인 지천천(之川川)과 잉화천(仍火川)을 보고 일곱 군데의 명당자리가 있다고 하여 칠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본래의 명칭은 칠악산(七岳山)이었다.
높이 559.8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실제보다 높아 보인다. 산의 고갯마루에는 조선의 마지막 유학자이자 의병장으로 활동했던 최익현(崔益鉉) 선생의 동상이 있다. 최익현 선생은 1833년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나 4세 때 단양으로 이주했고, 젊은 시절에는 주로 서울과 호남지방에서 수학했다. 과거에 급제한 후에는 중앙과 지방에서 여러 관직을 거쳤고, 68세의 나이에 지금의 청양군인 정산(定山)에 거처를 잡았다. 그리고 그의 묘지는 아내의 고향인 광시에 있다.
하산을 한다ㅣ
15,709보
2시간 58분 28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