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두 의학박사의 요양병원 이야기(58)
맞춤운동
의사 동료 중에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분은 40대인데 왜 힘들게 마라톤을 하느냐고 물어보니 살기 위해 마라톤을 한다는 것이다. 자기는 당뇨병이 있는데 약을 두세 가지 먹어도 조절이 잘되지 않아 어떤 분이 마라톤을 추천하여 해보니 당뇨약을 한 가지로 줄여도 조절이 잘되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나이가 많은데도 치매에 잘 걸리지 않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니 대부분 일을 계속하거나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밝혀졌다는 보고가 있다. 운동을 하면 팔다리만 튼튼해지는 것이 아니라 줄어들던 뇌세포가 새로 생기면서 기억력도 호전되고 치매까지 예방된다. 치매의 원인을 운동 부족으로 설명하는 의학자도 있다.
운동을 하는 사람이건 안 하는 사람이건 모두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나에게 어떤 운동이 좋을까? 젊었을 때 전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운동을 나이 들어 시작하는 것은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일단 걸어보자. 가까운 거리부터 시작하고 같이 말동무하며 걸을 친구를 만들어보자. 배우자가 제일 좋겠지만 친구들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것 같이 보여도 의외로 운동을 안 하는 사람도 많다. 몸이 아프거나 관절염 등의 병이 있어 운동을 못하는 사람도 있고, 우울증이 있어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요즘은 오래 산다. 여든 살 이상 된 선배들을 만나면 대부분 ‘내가 이렇게 오래 살 줄은 몰랐다’는 말을 한다. 기초생활비는 나라에서 주니 요즘 굶어죽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건강은 나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어느 누구도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주진 않는다. 건강만 보장된다면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할 때 뚜렷한 목적이 있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목적이 있으니 책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연구를 하게 된다. 근육을 키우겠다든지, 뱃살을 빼겠다든지,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든지, 운동하며 친구를 사귄다든지….
어디서 들었는지 아내가 맨발로 걸어보더니 잠이 잘 온다고 하며 걷기를 계속하였다. 혹시나 유리나 가시에 찔릴까 걱정이 되어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히려 병원에 가니 간호사가 신도시 주민들이 맨발걷기 한다고 (파상풍 예방)주사 맞으러 많이 온다고 한다. 맨발로 다니다 가시나 유리 등에 찔려 고생하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맨발걷기를 할 때는 항상 1회용 소독약과 밴드, 씻을 물 한 병을 가지고 다닐 것을 추천한다.
해운대교육청 체육관에 가면 아쿠아로빅 수영교실이 있는데 물속에서 하는 에어로빅으로 체력 향상도 되고 레크리에이션적인 요소도 있어 즐거운 운동으로 70~8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이분들은 벌써 십 년 이상 수영을 오래 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물속에서 팔다리를 움직이기만 해도 크게 도움이 된다.
아무것도 못하겠다면 온천이나 목욕을 해보자. 해운대는 옛날부터 만성병 치료에 특효인 온천물이 나와 전국에서 모여들었던 곳이다. 우리 해운대는 산과 강, 바다, 온천으로 유명한 4포지향의 동네가 아닌가! 목욕은 훌륭한 운동으로 혈액순환도 잘되고, 노인성 체취도 없애주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장산의 곳곳에 있는 체육공원에는 철봉, 역기 등 많은 운동기구가 있어 피트니스 클럽에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근육운동을 할 수 있다.
흥이 있는 사람은 라인댄스도 좋다. 새벽에 대천공원에 가면 에어로빅 강사가 와서 춤을 가르쳐 준다.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흥겹게 춤을 추면 얼마나 인생이 즐겁겠는가! ‘내 인생 내가 살아요~’는 십 대 소년이 할 말이 아니라 은퇴한 사람들이 할 말이다. 여러 명이 모여 하는 운동이 좋다.
필자는 배드민턴을 치는데 새벽에 일어나기 싫을 때도 내가 안 가면 세 명이 제대로 재미있게 경기도 못하고 기다릴 텐데 하고 생각하면 거뜬히 일어날 수 있다.
어떤 운동이든 지속적으로 하자. 실내 자전거도 좋고 훌라후프도 좋다. 지금 건강한 것도 큰 축복이다. 여태까지 건강하게 살게 해준 몸을 주신 부모님과 이웃에게 감사함을 가지고 즐거운 생각을 하며,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지 말며,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