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家의 중사상
유가 사상은 중국 정신문화의 지주다. 중국을 대표하는 사상인 유가 사상의 핵심은 바로 ‘중’이다. 그 이유를 가장 오래된 유교 경전인 『주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역』은 占이 갖는 공평무사의 ‘중’ 관념을 전제로 음양 변화를 六十四卦와 384爻를 통해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육십사괘는 각각 上 삼효와 下 삼효로 되어있고 그 가운데 자리인 2효와 5효가 過‧不及하지 않는 적의처(適宜處)로 吉하며, 또 384효가 음‧양으로 표시되면서 모두 때[時]의 변화 속에서 그것에 합당한 자리[位]인 ‘중’을 얻을 시 시공 조화로 상황에 순응하는 것이 된다. 이처럼 『주역』의 ‘중’은 시공 변화를 기본으로 한 우주론적인 개념에 인간의 알맞은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수양론적인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한편 중국 상고시대의 통치서인 『서경』에는 유학의 핵심 사상으로 자리매김하는 ‘중’ 사상의 시원에 대하여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인심은 위태하고 도심은 미묘하니 정밀하게 살피고 한결같이 해야 진실로 그 ‘중’을 잡을 것이다.”* ‘중’을 근간으로 하는 이러한 사상은 『논어』 「堯曰」에도 나타난다. “아~너 舜아! 하늘의 역수가 너의 몸에 있으니 진실로 그 ‘중’을 잡도록 하라."** 『서경』과 『논어』에서 연속적으로 드러내는 “진실로 ‘중’을 잡도록 하라[允執其(厥)中]!”라는 이 한 구절! ‘중’을 핵심으로 하는 사상은 堯-舜-禹-湯***을 거치면서 치세 원리로 자리 잡고, 유학의 핵심 사상으로 자리한다. 이러한 ‘중’ 개념을 중시하여 공자는 『논어』 「雍也」편에서 “중용의 덕이 지극하구나, 사람들이 (이 德을) 소유한 이가 적은 지 오래되었구나.”****라 하며, ‘中’과 ‘庸’을 결합하여 도덕의 표준으로 ‘중 사상’을 천명한다. 이를 계승하여 『中庸』에서는 ‘중’ 사상을 형이상학적으로 체계화한다. 『맹자』 「離婁下」에서는 “탕왕은 그 ‘중’을 잡아서 어진 이를 등용하는데 신분 같은 것에 구애받지 않았다.*****”고 하여 다시 한번 선왕의 ‘중’ 치세 원리를 강조한다.
* 『書經』 「虞書」 〈大禹謨〉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
** 『論語』 「堯曰」 “堯曰咨 爾舜 天之曆數在爾躬 允執其中 四海困窮 天祿永終”
***선사시대부터 중사상이 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論語』, 「雍也」 “子曰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民鮮久矣”.
***** 『孟子集註』, 「離婁章句下」 “湯執中 立賢無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