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솔밭중학교는 한 학년에 약 300명 가량 되는 큰 학교라고 합니다.
그중에서 책방 나들이에 관심을 갖고 신청한 20명 책친구들이 책방을 찾아주었어요.
저는 깜짝 놀랐는데요, 여태껏 방문했던 청소년들 중에 가장 책을 활발히 읽는 학생들인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은 손들어보라는 말에 거의 전원이 다 손을 들었어요.
저는 너무 기뻤어요.
그리고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기억에 남은 책을 이야기해보자는 질문에도 제 예상을 깜짝 뛰어넘는 답들이 나왔어요. 맘이 즐거워진 저는 한 시간 동안이나 친구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신이 나서 이런저런 책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지요.
지난번 청소년들이 왔을 때 <해리 포터>를 알고 있거나 읽었다고 답한 친구들이 거의 없어서 조금 실망했었는데요, 이번에 온 친구들은 모두가 해리포터를 읽었고 시리즈를 완독한 친구들도 많았어요. 이 책을 누구나 다 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알고 싶었던 건 청소년들의 독서력이었지요. 이렇게 두껍고 분량이 긴 책들을 읽어내고 있는가, 하는 게 궁금했었어요. 해리 포터는 어려운 이야기도 아닌 판타지 소설이고, 영화로도 나와서 세계적으로 흥행한 재미난 이야기인데 이런 소설도 읽어내지 못한다면 정말 진지하고 깊이있는 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해리 포터 책을 읽었다는 청소년들이 너무 없어서 제가 좀 실망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솔밭중학교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많이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부디 이 친구들이 중학시절 내내 즐거운 독서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이렇게 책을 읽어내는 청소년들이 있는 한,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구나, 이런 생각도 잠시 했네요. 반갑고 기쁜 만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