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란(Qumran) 동굴과 사해두루말이 - 이스라엘 사해지역 -
“사해 두루마리”(Dead Sea Scrolls)
예리코(Jericho)의 남쪽 12km, 사해의 서북 연안에서 1.3km, 사해 수면에서 약 300m 높이에 위치한 쿰란은 1947년에 쿰란 제1 동굴이 발견되면서 그 부근 일대에 대한 탐사가 시작되어, 1951년부터 1956년까지 5차에 걸쳐 ‘예루살렘 성서 및 고고학 연구소’와 ‘요르단 문화재 관리국’에 의해 대대적인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졌다.
쿰란(Khirbet Qumran, 히-חירבת קומראן) 부근의 200개 이상의 동굴 중 11개 동굴에서 ‘쿰란 문서’라고 불리는 '사해 두루마리'(Dead Sea Scrolls)들이 발견되었다.
쿰란에서는 기원전 8세기부터 서기 2세기까지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곳에 사람들이 다시 살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150년경부터인데 기원전 100∼31에 대규모의 모임 장소와 식당, 약 1,000개의 식기류가 저장되어 있는 방, 토기 작업장, 사본의 제작과 필사를 위한 필사실, 물 저장소, 수로, 등 다양한 구조물들이 건축 되었다. 이 시기는 유대교 역사가인 요세푸스(F.Josephus, 37/38∼100?)의 저서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기원전 31년의 큰 화재와 지진으로 파괴되었고, 기원전 4년경 헤로데 대왕(기원전 37-4)의 아들 헤로데 아르켈라오(기원전 22-서기 18?)의 통치 기간에 다시 쿰란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여 서기 68년 로마군에 의해 다시 파괴되고 이후 로마군의 주둔지가 되었다.
쿰란에서는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우물이 발굴 되었다. 그리고 쿰란 거주지에서 동쪽으로 약 50m 떨어진 곳에서 1,100기 정도의 무덤이 발견되었는데 이 공동묘지에서 발굴된 유해는 대부분 남자의 것이고 머리가 남쪽을 향해 매장되어 있었다.
쿰란 주변의 동굴에서 발견된 토기와 같은 형태가 쿰란 거주지에서 발견 되었고, 또한 쿰란 거주지에서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주된 시기는 사본의 제작 및 필사 시기와 거의 일치하는데, 이것은 기원전 2세기 중반부터 서기 68년까지 쿰란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던 사람들이 바로 쿰란 문서를 남긴 사람들이라는 증거이다.
1 특징
쿰란 문서는 파피루스나 양피지에 쓰여졌다. 대부분의 문서는 히브리어나 아람어로 쓰여졌으며, 소수의 그리스어 문서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서들은 정방형의 히브리어로 쓰여졌고, 고대 히브리어로 쓰여진 것들도 있다. 쿰란 문서는 제2차 성전 시대에 유행하던 필사 규칙과 기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대부분의 쿰란 문서는 기원전 3세기 혹은 2세기 초에서 서기 1세기 초반 사이에 필사된 것임이 밝혀졌다. 쿰란 유적지에 대한 고고학적 연대 추정과 쿰란 문서의 연대 추정이 근접하다는 사실은 쿰란 공동체가 이 문서들을 제작하고 필사하였다는 뜻이다.
2. 쿰란 문서의 종류
쿰란 문서는 다음의 세 종류로 나뉜다.
1) 구약성경의 사본들
쿰란에서는 에스델서를 제외한 모든 구약성경의 사본 200여개가 발견되었다. 이 사본들은 레닌그라드 사본[Codex Leningradenis, 1008, 이 사본에 현대적 사료비판을 하여 만들어진 성경은 ‘키텔’(Kittel)의 ‘히브리어 성경’(Biblia Hebraica)이다.]이나 알렙포 사본[Aleppo Codex, 925/930, 쿰란 문서가 발견되기 전까지 성경의 가장 오래되고 완벽한 텍스트로 알렙포의 회당에서 보존되어 오던 것으로 ‘히브리어 대학 성경’(Hebrew University Bible)은 이 사본을 토대로 한 것이다.] 보다 1000년 이상 오래된 것이다. 쿰란의 이 사본들은 구약성경 정경이 확정되기 이전의 본문으로서 마소라 본문 [히브리어로 '전승'이라는 뜻을 가진 마소라(masoreth에서 유래)는 서기 6세기부터 9세기 사이에 당시 구전되어 오거나 수사본으로 되어 있던 성경 텍스트를 문자 기록으로 확정하였다.
2) 외경 사본들
쿰란 문서의 발견 이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거나 그리스어, 에티오피아어, 라틴어 등 고대 언어의 번역으로만 알려졌던 구약성경 외경(apocrypha)의 히브리어, 아람어 원본들이 쿰란에서 발견되었다. 즉 희년서, 에녹서, 열두 족장의 유언, 레위의 유언, 납달리의 유언, 유다의 유언, 요셉의 유언, 야곱의 유언, 크핫의 유언, 아브람의 환시, 창세기 외경, 예레미아서 외경, 다니엘서 외경, 에제키엘서 외경, 모세 외경, 여호수아의 시편, 나보니두스의 기도, 거인들의 책, 노아의 탄생 등이다.
3) 쿰란 공동체와 관련된 문서들
전체 쿰란 문서의 약 3분의 1은 쿰란 공동체의 조직, 생활, 사상을 반영하는 사본들이다. 공동체에 의해 저술된 문헌들은 대부분 히브리어로 쓰여졌고, 사용하는 용어, 문학양식, 문체뿐만 아니라 종교적 사상에서도 구별되며, 공동체의 자기 이해를 잘 표현하고 있다.
3 중요성
쿰란에서 발견된 구약성경 사본들은 성경의 형성과 본문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들이다. 그리고 쿰란의 외경 사본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관련 있는 문서들은 신구약 중간 시대의 유대 문헌으로서 당시 유대교 연구를 위한 일차적인 사료이다. 이 쿰란 문서를 통해 에세네파와 쿰란 공동체의 조직, 생활, 사상에 대해 더 정확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 또한 쿰란 문서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신약성경의 연구를 위한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