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海道의 구시로지역은 일본열도의 최북단이라는 지정학적인 조건 외에도 세 곳의 호수 등 절경지가 많고 온천도 좋아 한 여름철 일본 국내에서 단연 가장 인기 높은 피서지다.
그래서 주로 일본 각지에서 일반 피서객들은 물론 젊은 오토바이와 잔차 여행객 등까지 대거 몰려와 활기를 띄고 있었다. 마침 파격적인 덤핑가의 항공권을 낚아채는 행운으로 하루하루를 풀 가동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4박5일 여정에 불과 30만 원정도의 저비용으로, 잔차로 300k, 기차로 50k나 달리는 長程의 여행 맛을 만끽한 <공정여행>형의 잔차 라이딩 르뽀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 공항서 두 사건으로 기분 망치기도 하고-< 1 >
이번 여행은 여느 때와는 달리 훨씬 더 의기양양해 출발했지만 출국 때 공항에서의 두 사건으로 김이 새버렸다.
의기가 충천한 것은 역시 너무도 싼값에 항공권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또 평소 ‘여행은 소비가 아닌 평화를 위한 관계’라는 의식의 공정여행주의자인 만치 더욱 그러했다.

개인 홈피 4개를 관리하다보니 매일 인터넷을 하게 되고 이때마다 습관적으로 할인항공권 체크도 해오면서 일본 북해도의 구시로 행을 기다려 왔었다. 그것은 작년 여름 북해도의 토마 코마이, 그리고 아사이 카와의 국립공원 소운쿄를 다녀오면서 일본의 젊은 바이커 들이 대거 구시로를 선호하고 있음을 알면서 부터다.
허나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경우 이 구시로와의 항공로선이 개설되지 않아 그동안 할인항공권도 찾아 볼 수가 없었는데 지난 20일 297,000원짜리 항공권이 처음 등장한 것은 드디어 전세기가 뜨고 있다는 증좌이기도 했다.
허나 일본의 엔화가 작년에 비해 무려 35%나 오른 상황에서 이 값으로는 도저히 마음 내키지 않아, 또 전례 상 출발 직전의 다운현상을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정말 출발 2일전인 지난 23일(09년 7월) 아침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려 20만원이나 다운된 단돈 97,000원(tax등 4만원 별도)으로 나왔다.
이는 몇 년 전에 등장했던, 구시로에 비해 비행거리가 절반도 안 되는, 제주 남쪽 미야자키 때의 항공료 99,000원에 비해서도 너무나 싼 경이적인 값이다. 당시 미야자키 동행자인 박 부사장은 만사를 제쳐놓고 공항에 나와서야 직장과 심지어 부인에게 까지 ‘불가피한 지방여행을 간다.’는 전화 통고(?)를 할 정도였는데 이보다 더한 덤핑 값이 나왔으니 흥분될 수밖에.

미리 이 싸이트에 회원 가입은 되어 있어서 재빨리 예약했고 좌석 확보 통보로부터 입금시한도 불과 1시간 반인데 이 홈피 화면에 숫자로 카운트다운까지 되고 있어 집사람에게는 홍두께 식의 겨우 한 두 마디 설명만 하고는 예약을 하랴, 은행에 달려가 입금하랴, 월말 결재를 앞둔 공과금등을 준비하랴, 개인 여행경비를 위한 엔화를 준비하는 등으로 다음 날인 금요일까지 분주해야만 했다.
이래서 결국 정상가 70 여만 원, 단체 할인 경우도 30여만 원 정도가 되는 걸로 아는 항공권을 10만원도 안주고 구입했으니 의기양양 할 수밖에. 해당 항공권을 덤핑 친 여행사측은 알겠지만 대한항공 측은 알 리가 없으니 폼 잡고 공항에 들어섰다.
하지만 KAL창구에서 김이 새 버렸다. 느닷없이 잔차 운반비를 내라는 것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냐?’며 강력히 항의하자 작년 11월부터 생겼단다.
그럼 아시아나 쪽도 받느냐?’는 물음에 ‘이제 우리 따라 받게 되겠지요.’다. 화가 치밀어 ‘여보시오 ! 이건 우리들에게는 분명히 큰 사건이요. 나도 글 쓰는 사람이지만 그냥 넘어 갈 것 같소?’라고 하자 ‘죄송합니다.’란다.

이래서 1만7천원의 예상외의 돈을 뜯기고 또 돌아 올 때도 지불해야 한다는 설명이어서 원화가 모자라 비상금으로 가져갔던, 전에 사용하다 남겨 둔 100달러가운데 10달러를 꺼내 한화로 바꿔놔야 했다.(하지만 막상 귀국 편 때는 공항의 Kal 직원은 대통령도 잔차 타기를 권장하는 이때에 운반비가 웬 말이냐는 항의가 많이 들어와 골치가 아프다고 했고 이래선지 운반비를 받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다. 이날 일진이 나빴든지 공항 검색대에서 또 말썽이 났다.
전용 백에 넣은 잔차는 소화물로 부치고 배낭을 메고 손에 잔차 용 물통을 들고 검색대로 들어서자 젊은 한 여직원이 물통의 생수를 버리기를 권한다음 내 배낭 내용물을 점검해야 한다며 이 늙은이의 스페어 잔차 의류 비닐 뭉치 등이 든 구질구질한 배낭 속 물건들을 아예 발랑 까뒤집어 놓는다.
일찍이 좀처럼 이따위 검색은 당한 일이 없었고 또 오랜 경륜으로 미리 대비해 왔음에도 이러니 울화통이 치민다. ‘잔차 타는 나이 많은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면 못쓴다.’는 가벼운 호통을 치자 무안했던 여직원은 슬그머니 바통을 남자 직원에게 넘겨버린다.
남자 직원은 똘똘 말려 있는 두 개의 스페어 잔차 튜브를 만지작거린다. 사연인즉 똘똘 말린 튜브 맨 안쪽에 달린, 구리제품인 공기투입구가 투시기에 체크된 것이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 애들의 단순한 투시기에 의한 기계적 점검의 결과로 밝혀짐에 따라 결국 통과 되었다. 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현상이지만 하여튼 13차례의 해외 잔차 여행 중 유난히 처음 겪는 일이어서 불쾌했다.

빈자리가 적지 않은 듯한 KAL의 점보기는 3시간도 못 돼 구시로공항(사진)에 도착해 잔차 백을 가트에 싣고 공항밖에 나가자 섭씨 20도 정도의 쾌적한 기온이 우선 기분을 맑게 했다.
잔차를 조립하고 잔차 백도 접어 정리, 잔차에 메 달고는 잔차를 끌고 우선 에스카레이트로 공항 3층의 식당가로 올라가 한 레스토랑에 부탁해 수통에 얼음물을 채운다음 1층의 여행정보센터로 내려와 한 귀염성 있는 여직원으로부터 팜프릿 몇 개(사진)와 구시로 시내와 그 다음 목적지 아칸코(아칸 호수)의 값싼 민숙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시내 쪽으로 달리다가 옆길로 접어들어 구시로의 유명 습지 전망대부터 찾아 갔다. 원래 습지는 사진 효과가 별로여서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다. 우리나라 우포늪지의 80배나 되는 광활한 넓이라지만 전망대서 보면 나무들이 있는 넓은 평지로만 보일 뿐이어서 아기자기한 우포늪이나 순천의 갈대밭에 비해 볼품이 없는 셈. 단지 전망대(사진, 원속은 전망대 뒤쪽서 본, 먼 평야지대로 보이는 습지지역)만 무슨 성전모양 웅장할 뿐. 매점에서 1백20엔짜리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되돌아섰다.
귀로의 길가에 유료약수터가 보여 들어 가 보니 한 노인이 약수를 미리 준비해 온 10여개의 큼지막한 병들에 한껏 담아가는 차량들로부터 주차료라는 명목으로 2백 엔씩을 받고 있었는데 물맛은 별로였지만 차량출입이 끊이질 않아 수입이 괜찮을 듯 했다.

점심때가 훨씬 지나 구시로 행 국도변의 靑山亭이란 이름의 근사한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이 홋카이도서 유명하다는 라멘(사진=7백 엔, 한화 9500원)을 시켰는데 편육 맛도 좋았지만 국물이 아주 시원해 별미다.
시내 중앙에 가로로 길게 늪지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인지 때로는 멀리 돌고 돌아서 도심에 진입해야 했고 구시로 역사 맞은편의 번화가를 거쳐 민숙 銀鱗莊을 찾아 나섰다.
어느새 부슬비가 내려 우의를 꺼내 입고 가다가 한 중년여성을 붙잡고 지도상의 목표 民宿을 가리키며 길을 묻자 앞길의 사거리를 가리켰는데 앞서 가던 그 여인은 어느새 되돌아 와 무어라하는데 일본 말이어서 영 알아들을 수가 없다. 좀 고상한 느낌의 향수 냄새를 살짝 풍기는 밉지 않게 생긴 이 여인은 합장을 하며 한참 열성적으로 말을 거는데 그저 댕큐 라고만 할 수밖에. 미야자키 때의 욘사마에 심취한 듯 한 여인이 상기됐다.
결국 문제의 사거리 못미처의 다른 사거리서 우회전해 포구해변의 허름한 동네서 오토바이 몇 대가 주차되어 있는 그 민숙을 찾아내 요금 1000엔을 내고 한 40대 드라이버가 묵고 있는 목조의 2층 방에서 동숙키로 했다. 비싼 잔차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잔차 보관장소 문제로 약간 승강이를 하다가 룸 메이트의 도움으로 잔차를 겨우 계단 창고에 보관하고는 다시 방안에 들어 가보니 드라이버는 침구도 없이 여행 휴대품 인 듯 한 침낭을 사용하고 있었고 내 침구는 보이지 않아 영문을 알아보니 ‘이 곳은 오토바이족들의 전용 민숙이어서 이런 모드’란다. 난 보디랭귀지로 침구가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아줌마를 불러 내 사정을 대신 얘기, 1000엔을 더 내고 침구가 있는 독방을 사용케 해줬다.
공항관광안내소의 소개 때는 숙박료 2000원이었는데 처음에 1000엔이라고 해서 좀 의아해 했는데 결국 관광안내소의 말대로 된 셈. 끼니는 어떻게 하겠느냐? 는 질문에 식사 시간 차 때문에 곤란하다며 거절했다.

방에 배낭 등을 내려놓고 우선 1층서 샤워를 하고는 Lowson 가게를 찾아나서 도시락과 빅 캔 맥주 한 개를 사들고 해변 가로 산책에 나섰다가 해변에서 불야성 속에서 손님들로 떠들썩한 로바다야키 촌을 발견했다. 뒤에 들은 얘기지만 이 로바다야키는 구시로의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했다. 길쭉한 천막촌 안에는 안쪽에 10개쯤 되는 노점이 연이어져 있고 그 가게들 앞에는 미리 숯불을 피워 놓은 불판과 간이의자가 두 줄로 연이어져 있어 손님은 가게서 잔술과 꼬치로 된 안주를 골라 사서 앉고 싶은 빈자리의 불판에 앉아 먹으면 되는 식이다.
난 비록 외톨이 손님이지만 한 가게로 가서 제일 싼 200엔짜리 언더락스 사케 한잔과 돼지고기와 대파가 두 점씩 꼽힌, 역시 200엔짜리 꼬치하나를 주문하자 어느새 영어에 능숙한 한 청년이 다가와 안내를 자청한다. 무조건 ‘여..여..’라고 하자 바로 앞자리의 두 40대 남자와 합석케 했는데 인사를 해보니 이 들도 구시로 현지 일본인으로 오토바이 맨.
좀 비싼 고급 꼬치에 고급 사케 병술을 마시던 그들은 내 잔의 술이 조금만 남자 그들의 술로 리필을 해주고 그들의 꼬치도 권했는데 그 사케는 양주 시바스 비슷한 맛. 화덕의 열기로 좀 더워 주인측에서 마련해둔 부채로 부채질을 해가며 술을 마셔야 했다. 내 바로 오른쪽 불판에는 남자 친구들과 함께 온 20대여성이 해롱거리며 떠들어 대 주위가 소란할 정도다.
내 디카로 함께 기념사진(사진)을 찍고 ‘덕분에 행복했다.’며 먼저 나와 민숙에 돌아와 도시락과 캔 맥주를 까먹고는 처음 방에서 젊은 오토바이 맨 등(사진)과 어울렸다.

특히 그들 가운데 야나이씨(44, 원속)는 아주 고가인 닛산 페어레디(그의 명함에 승용차 사진이 들어 있다)를 몰고 일본 전국을 여행 중이었는데 노트북으로 디자인 작업을 즐겨 했다. 내 대신 그의 룸메이트가 된 캐나다의 오토바이 맨 미스터 밴(24, 내 왼쪽)은 내 서툰 영어 때 단어만 몇 개 나와도 무슨 얘기인줄 다 알아듣는 대단한 두뇌의 소유자여서 무려 한 시간가량 얘기를 나눠도 대화가 아주 편했고 소통에 별 지장이 없을 정도여서 지금 생각해도 다시 놀라울 지경. 50대의 주인 아줌마가 2층에 올라 왔다가 우리 다섯 사람이 내미는 5대의 디카로 우리 단체 사진을 찍느라고 수고를 하기도 했다. 
그들은 내게 나이를 묻기도 해 59 세로 줄였더니 미스터 밴은 원래 영국 태생인 자기 아버지와 같다 면서도 엣세와 말볼 개피 담배를 서로 바꿔 피우고 그가 미리 사 놓은 먹을거리 봉지서 캔 맥주를 두 차례나 꺼내 권했으며 그가 속한 홋카이도 오토바이 동호회의 패난트(위서 두번째 사진)까지 기념품으로 건네 주기도 했다. 그리고 야나이씨로 부터는 아칸코등지의 값싼 라이더 하우스등에 대한 정보도 얻어 냈다.
이날 주행거리는 공항서 숙소까지는 20k정도지만 습지 전망대에 다녀오느라고 37K.
계속(Continuation)=절경의 北海道구시로지역 라이딩기-< 2 >
민스포츠  |
저도 얼마전에 북해 여행 같다왔는데요 ! 너무 나도 기억에 남는곳이죠 ! 모래사장 @@; 그리고~택시도둑 ? ㅡ0- |
08-06 10:46 219.137.67.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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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려  |
저도 언제 기회가 된다면 규슈부터 홋카이도까지 .. 일본일주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
08-06 17:28 118.36.214.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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