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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83년, 향년 52세의 한 로마군 예비역 장군 한명이 병으로 사망했다.
지금이라면 분명 한창때인 나이지만, 평균수명이 지금보다도 최대 40년 정도는 짧았었던 그 당시로서는 대단히 많은 나이였기에 이상할 것이 없었던
데다가, 그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 많은 전쟁을 거친 사람이었고, 그러면서도 선천적으로 몸도 약했기에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그는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겼다.
"배은망덕한 조국이여, 그대는 내 뼈를 갖지 못할 것이다!"라는...
그리고, 거의 같은 시각...
그 장군이 숨을 거두던 곳에서 수천킬로 떨어진 곳에 있던... 어느 초라한
여인숙에서는...
그 여인숙의 주인이 정오가 다 되도록 나가지 않는 투숙객에게 추가로 요금을 받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가, 그 투숙객의 시체를 발견하고 관가에 신고하였다.
관가에서 나온 관리는 그 투숙객의 몸에 많은 상처들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그의 죽음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그의 죽음의 원인은 "스스로 마신 독약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지역을 다스리던 로마인 장교 한명이 우연히 그 보고서를 본 뒤, 그 보고서에 적힌 인상착의에 의문을 가지고 그 투숙객의 시체를 살피게 되었다.
그 시체를 본 순간 대번에 놀란 그 장교...
곧 로마 본국의 원로원에 긴급보고를 보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장교는 얼마 뒤 "그와 같은 기쁜 소식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게 되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 두 사람들은... 당시대의 가장 유명한 장군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배은망덕한 조국을 가진 인물들"이라는 공통점 또한 있었다.
왜냐하면, 이들 중 한명은 "스키피오"였고, 다른 한명은 "한니발"이었기 때문이다.
한니발은 어렸을 적에 아버지로부터 아주 투철한 "반(反)로마 이데올로기"를 주입받아왔었다.
그의 아버지인 "바르카스 장군"은 그의 조국 카르타고와 (신흥 강대국) 로마 사이에 벌어졌었던 "제1차 포에니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기는 하였으나, 그 국가 수뇌부의 무능 등으로 인하여 전쟁이 조국의 패배로 끝나면서
자신의 명예의 빛을 잃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이에 와신상담(臥薪嘗膽)을 위하여, 당시 "야만인들의 땅"이었던
"히스파니아"(現 에스파니아)로 가기 위하여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그의 조국에서 배를 타고 히스파니아로 갔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는 자신의 아들들 모두에게 - 특히 큰아들 한니발에게
- 로마에 대한 적개심을 심어주었다. (마치, 북에서 피난내려와서 남에서
삶을 일군 어른들이 자신들의 자식들에게 투철한 반공의식을 심어주었듯이
말이다.)
그 결과, 한니발은 자신의 아버지가 죽기 전까지 히스파니아 땅을 "개척"하여 모은 돈을 자금으로 해서 로마와의 전쟁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그는 "본국"인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로부터 땡전 한푼 지원받을 수 없었고, 그 결과 (아무리 제1차 포에니전쟁 이후 재해권을 로마에게 빼앗겼다고 하지만...) 배 한척 지원받지 못한 그는 병사들을 이끌고
그 유명한 "알프스 산맥 횡단"을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작전을 행하면서 그는 카르타고로부터 그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카르타고 정부가 그를 말렸던 것도 아니다.
만약 그들이 평화를 원하였다면 한니발이 로마로 쳐들어갔었던 때에 로마로
사신을 보내어 한니발의 행동과 카르타고 본국 정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였을 것이다. 즉, 카르타고 본국 정부도 전쟁을 은근히 바라고 있었고, 또한 한니발이 전쟁 초반에 연전연승하자 기뻐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다.
당시 카르타고인들은 제1차 포에니전쟁에서 패한 이후 로마에 대해서 이를
갈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당시 카르타고는 한니발의 바르카스 가문과 그에 대립하는 한노
가문이 대립하고 있었다. 그 결과, 바르카스 가문의 한니발이 하는 일에 대해서 한노 가문 출신의 정치가들이 (말 그대로) "방해"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즉, (물론 그들이 친로마파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상대방 가문이 잘되어가는 꼴을 볼 수 없어서" 그러했었던 것이다.
물론 최종적인 결과는 (한니발이 이길 수 있었음에도) 한니발과 카르타고의
패배로 제2차 포에니 전쟁은 종식되었다.
그런데...
이 전쟁 종식의 과정에서, 한니발이 "이제 우리 카르타고는 졌소. 로마에
항복하지 않으면, 우리 카르타고는 끝나오!"라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카르타고 의회에서 말하자...
그제서야, 카르타고의 정치가들은 "일치단결하여"... "계속 싸울 것!"을 주장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한니발은 "혼자서 이탈리아 반도 내에서부터 북아프리카의 본국으로까지 이동하면서" 로마와 전쟁을 하는 과정에서 로마의 엄청난 힘을 깨달았었던 것이고... - 예컨대, 국내의 타민족들을 아우를 줄 모르고 그들을
압제할 뿐만 아니라, 카르타고의 수도 '카르타고' 이외의 지역들에 대해서
무시하는 성향을 지녔던 카르타고의 지도층과 달리... 로마의 지도층은 이탈리아반도 내의 타민족들과의 융합과 협력을 잘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국난(國難)에 이르러서의 국가 내부의 일치단결도 대단하였다. - 그러한 힘을 가지지 못한 조국의 현실을 지켜보면서, (지마에서의 전투 이후)
로마와의 전쟁이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었던 것이다.
그러나, 카르타고의 정치가들은 그러한 "충성스러운 장군"을 자기들의 국가에서 추방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 로마에 절대로 항복하고 싶지 않았었던
그 장군은 그 뒤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비참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전쟁을 할 적에는 그리고 항상 승리를 하던 시절에는 크게 기뻐하면서도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았었고, 그러다가 (보급이 안되어지는 상황
때문에 전세가 기울어지자... 그래서 본토로까지 군대가 밀리기에 이르자...) 막상 위급에 처하게 되어 어렵게 된 현실을 돌아보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서는 그를 쓸모없다고 내친 조국을 씹어대면서... (이 부분은... 엉뚱하게도... 지금의 박찬호의 현실과도... 어째 좀 연결되는 것 같다. 의도한 적은 아예 없는데... 어차피, 난 스포츠는 잼뱅이라서리...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 양반이... "조국을 씹어대고 있다"는 소리는 없다만... 글쎄다... 작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도 캐나다나 멕시코의 어느
촌동네로 도망가서... 위스키나 델킬라를 마시며... 조국을 씹어대지 말란법 없을 듯... 정신들 차리자... 어려울 때 돕는게 진짜 친구요 진짜 사랑이다...)
또 한명의 장군인 스키피오는...
한 때 모든 로마인들로부터 "한니발과 카르타고의 침략에서 조국을 구하였을 뿐만 아니라, 조국의 국토를 이탈리아 반도와 (제1차 포에니 전쟁 덕에
획득한) 시칠리아 섬에서 히스파니아까지로 넓힌 위대한 인물"로서 칭송을
받았지만...
막상 전쟁이 끝난지 수년이 지나자마자...
정치계에서부터 그의 공로를 시기하던 자들이 발언권을 얻어 그를 공격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그의 형제들과 관련한 몇몇 공금횡령사건들에 그를 연류시켜서 (이에
대해서 몇몇 사람들은... 지금 대통령과 관련한 몇몇 금융사건을 연상하면서... 필자가 그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하여 이런 소리를 한다고 하시겠지만... 난 그러한 것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역사상의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니 그리 아시라...) 그로 하여금 일체의 공직을 내놓고 "예비역"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이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를 고발하는 자의 기소 이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로마 시민들에게 어울리는 행위라고 생각되지 않소. 만약 이
스키피오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를 고발하는 자들도 고발할 자유는
커녕 육신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오!"라는 말을 그에게서 들으면서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 가서 "만약 한국전쟁 당시 여러분들이 참전해주시지 않으셨다면, 전 지금쯤 이런 자리에 있지 못하고 정치범 수용소에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던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하기 위함이라 주장할
사람들 없지 않겠다만... 그것과 이것도 또한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린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하게도...
그를 존경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그의 "딸"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 신경을 쓰던 젊은 의원 그라쿠스(훗날 스키피오의 딸과 그
사이에 위대한 두 형제... 그라쿠스 형제가 탄생하게 된다.)까지 나서서...
"신들의 보호를 받으며 조국을 위해 그만큼 위대한 공헌을 하고, 공화국 로마에서는 최고의 지위에까지 오른 인물이며, 사람들의 감사와 존경을 받은
인물이 이제 피고석에서 창피를 당하며 구경거리가 되려 하고 있습니다. 연단 아래 자리에 강제로 끌어다 앉혀놓고, 그에 대한 탄핵과 비난을 듣도록
강요하고, 철없는 아이들의 욕설까지 듣게 하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경거리는 스키피오의 명예를 더럽히기보다는 오히려 우리 로마 시민의 명예를
더럽히게 됩니다."라는 말을 하였기에...
상황은 이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 (이 발언과 관련하여... 최근 본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과 연관시킬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본인은 박근혜 의원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기에... (-_-;;;) 이
발언과 본인의 최근 주장들을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결국 스키피오는 앞서와 같은 말을 죽기 직전에 내뱉았었던 것이다. 즉, 그는 "로마 근교에 그의 뼈가 묻히기를 결코 원치 않았기에... 로마 근교가 아닌 곳에 뼈를 묻은 로마의 일부 귀족들 중 하나가 된 사례"가
되었다.
요사이의 우리 나라가 시끄럽다.
조국을 위해서 힘을 쓰려고 노력을 하고...
조국을 위해서 자신의 재산과 청춘과 인생을 소모하고...
조국을 위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자리에 오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서 일을 하고...
바람앞의 촛불과도 같은 조국의 현실을 깨닫고서, 그 때문에 외국에 나가서
자신의 소신, 자신의 자존심까지 죽여도...
결국, "정치적인 이유로 포장되어진 개인적 이유 혹은 (소규모)집단적 이유" 때문에...
혹은 그들의 어설픈 (상황 & 현실 & 역사 & 기타 학문적) 인식과 (자신들보다 좀 더 대단해보이는) 주변인들의 주장에 미혹되어서... 그 결과 "(작게는... 자신들의 조직 내에서... 크게는 앞으로 자신들이 출세해야 할 사회
내에서) 튀고 싶어서" 혹은 "자신이 진정한 엘리트라고 생각해서" 하는 소리 때문에...
결국, 이 나라는...
지금...
수 많은 진정한 지사(志士)들 혹은 의사(義士)들에게 있어서...
"배은망덕한 조국"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다가는...
그들도 결국...
(크나큰 좌절감과 자괴감, 그리고 상실감과 허무감에 빠져서...)
자신들의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기 위해 쫄쫄 굶기고,
자신들의 손자와 손녀들을 외국에서 태어나도록 임산부 며느리들에게 해외여행을 시키며,
TV에 나와 춤추고 노래하는 자신의 조카들을 "이 아이는 몸이 부실하다"며
공익근무요원으로 보내려다가, 더 나아가서 외국시민권까지 따게 하려하지
않을런지...
시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나라와 이웃들을 위하여...
금붙이를 내놓을 때에...
그들도 결국 금괴를 장판 밑에 숨기고, 외국 은행에 외화를 몰래 예금시켜
놓지는 않을런지... (물론, 그에 앞서 한 5천억원 정도를 비밀계좌에 숨겨놓거나 다른 사람들 명의로 분산 예치시키고서, 막상 자신이 수중에 가진
돈은 29만 1천원밖에 없다는 소리까지 하게 되겠지... ㅋㅋㅋ)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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