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버지를 모시고, 종친회를 다녀왔습니다. 몸이 불편하셔서 제가 모셔드리고 오려했는데, 문화x씨 문양군파 세수 34대손의 이유가 종친 회의까지 참석했네요. 처음엔 모셔다 드리는 것 조차 꺼렸는데, 꼭 참석하시겠다는 아버지의 입장을 헤아려, 불편하신 몸을 생각해 모셔드린 것이 결국엔 제마음이 무척 아프네요. 신자된 자로 그런 자리에 가는것 자체가 솔직히 영 불편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디를 가면 되고 안되는 그런 신앙의 자세로 살아가는것은 아니라 판단하여, 길을 나섰으나, 회의까지 참석한 것은 제 불찰이었습니다. 물론 시제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안건을 처리중에 봉분을 정비하는 문제로 비용이 발생되는 부분에 대해 표결이 붙었는데, 제생각엔 그것은 제가 판단할 문제도 아니고, 또한 판단해야할 입장이 전혀 아니어서 (왠지는 아시겠죠?) 기권을 했는데, 이것이 아버지 마음을 상하게 한 모양입니다. 저녁 늦은 시간에 전화하셔서 섭섭함을 토로하시더군요. 내용이 어떠했을 것은 충분히 아시리라 여깁니다. 순간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르더군요 "화평을 주려 왔는줄 아느냐....." 아! 정말 속상합니다. 아버지의 반응으로 보아서는 교회엔 출석 하시지만, 진정 믿음 가운데 계신 것인지ㅠㅠ. 그리고 왜 그자리에 참석 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신자들 가운데에도, 종원의 자격이 있는분이 더러 있지 않겠습니까? 종중을 박차고 나와야 하는 것인지......생각하면, 종원이라는 것이 한 씨족의 공동체로 같은 조상을 두고 종원으로서 해야하는 의무를 지키는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종원의 성격만 보더라도 신자는 그런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불가하겠지요? 아! 왜 갔단 말인가? 아무래도 제안의 탐욕이 문제인것 같습니다. 종중 재산이 꽤되니, 떡고물이라도 먹으려고 얼굴 비추려고, 명분은 불편하신 아버지를 모신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제 탐욕이었나 봅니다. 그나저나, 아버지에 관한 생각으로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장남이자 장손인 제가 작은 아버지들 앞에서 앞으로는 제가 제사를 못드리니 부디 저를 이해해 주시기를 간곡히 말씀 드릴 때도 뭐라 하지 않으셨던 아버지시고, 이제 곧 칠순을 바라보시는 아버지께서 어머니와 함께 교회 출석도 시작하시고, 성경도 읽으시고 하는 분이신데, 혹시 다른 종친들의
이목 때문이라면, 차라리 덜 마음이 아플텐데.... 암튼 제 속이 속이 아닙니다.
오! 주님 저의 아버지와 어리석은 저를 부디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첫댓글 기쁜날님! 기쁜날이 아니고 마음이 무거운 날이 되셨군요.이러한 일에서 피해져있는 분들도 있지만 이렇게 맞딱드려져 고민중에 있는 분도 있네요. 아무래도 삶의 문제 ,현실의 문제가 만만치 않으니 마음 먹은것처럼 초월하여 살기는 쉽지가 않은것 같습니다. 저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칠때에 이렇게 외칩니다. 이세상은 천국이 아니다.~~~~
명쾌한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