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팔영산자연휴양림 깃대봉등산로를 오르는 숲길에서 가는잎그늘사초를 만났다. 우리가 산에서 흔하게 보아온 풀이고 어릴 때는 잎을 묶어놓고 걸려넘어지게 장난을 치기도 했던 풀인데 이름만으로는 생소할 듯 하여 소개한다.
사초는 산이나 들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풀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사초의 종류는 세계적으로는 약 2,000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무척 많다고 한다. 그 중에서 제법 알려진 것으로는 대사초, 은사초, 무늬사초, 애기감둥사초, 가는잎그늘사초, 그늘사초, 청사초, 개찌버리사초 등이 있다.
우리가 산행하면서 만나는 사초는 대부분 가는잎그늘사초다.
생김새가 사람의 생식기 주변의 털모양과 흡사하다해서 거웃, 산거웃, 산거울이라고도 부르고, 할아버지의 수염을 닮았다해서 수염풀이라고도 부른다.
가는잎그늘사초의 꽃말은 '강인함'이다.
꽃말에 걸맞게 다른 식물의 생장을 막는 소나무 아래에서도 잘 자라는 풀이다.
가는잎그늘사초는 사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속씨식물이고, 외떡잎식물이며, 벼목에 속하는 것으로 주로 숲속의 그늘에서 산다고 하여 그늘사초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으로 잎이 넓은 것은 넓은잎그늘사초, 잎이 가는 것은 가는잎그늘사초라고 부른다.
가는잎그늘사초는 숲속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으며, 약성이 있어서 한방에서는 양패영초라하여 습진을 치료하고, 소아의 양창을 치료하는데 효능이 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가는잎그늘사초는 가을이 되면 잎을 모두 말리고 뿌리 부분의 일부만이 초록을 유지하며 겨울을 나게 되고, 봄이 되어 꽃이 핀 후에 새로운 잎이 나온다.
가는잎그늘사초의 꽃은 이른 봄 뾰족한 창 모양의 꽃대가 올라오면서 피게 되는데 이삭 부분에 피어나는 것들은 모두가 수꽃이고, 암꽃은 아래쪽으로 하얗게 까끄라기가 있으며 기다랗게 구부러지게 된다.
꽃대의 끝 이삭에서 피어난 수술들은 아래쪽으로 쳐지게 되고, 수술의 화분은 바람에 날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사초과에 속하는 풀들은 뿌리에서 줄기없이 바로 잎이 올라오고 봄에 꽃이 지고 난 후에는 더욱 풍성하게 자란다.
첫댓글 사초에 관한 공부 잘했습니다. 가끔 보며 머리카락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이 바로 가는잎그늘사초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명절 잘 쇠셨나요?
우리가 어릴 때부터 많이 보아오고 산행 때마다 보는 풀이지만 이름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듯하여 올렸는데 댓글까지 주시니 고맙습니다.
선각님 언제 숲해설 공부까지 하셨나요? 저는 지나치면서 '우리가 먹는 실부추처럼 생겼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가는 잎 그늘 사초였군요 정확하게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배우며 정진하는 자세가 모범이십니다 ㅎㅎ
추석명절 잘 보내셨나요?
어릴 때 기억이 되살아나는 사초이기에 올렸을 뿐입니다.
언제나 새로움을 찾으려 노력하면서 배움의 실천에 앞장 서시는 리치맘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1976년7월 무더운 여름 강원도 최전방 양구골짜기에서 고참따라 산속에서 찾아 다니던 위장풀이 사초라는 풀이랑걸 선각님에 글을보고 오늘 처움 알았어요 옛시절 군생활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게한 사초풀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선각님이 올린 좋은글들보고 많은 가르침을 받을께요 고맙습니다 ~~~
단지 어릴 때의 일이 떠을라서 올린 글이었는데 옛날 군대생활을 떠올리게할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고마운 댓글을 받고보니 쑥스럽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