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20살의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는 저스틴 에넹(벨기에)에게 0-2로 패한 후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2008년 다시 선 프랑스오픈(총상금 약 254억원) 결승에서 그녀는 웃었다.
이바노비치가 7일 저녁 열린(한국시간)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2008년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러시아의 디나라 사피나를 2-0(6-4,6-3)으로 누르고 롤랑가로스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바노비치는 1,2세트 모두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와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경기를 리드해 나갔고 단 한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1세트 중반 게임 스코어 4-1에서 4-4로 추격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는듯 하였으나 트레이드 마크인 포핸드 공격이 살아나 6-4로 1세트를 선취하며 승기를 잡았다. 2세트 들어서는 사피나의 과감한 공격에 맞서 끈질긴 수비를 펼친끝에 지친 사피나를 무력화 시키는데 성공하며 6-3으로 경기를 마루리 지었다.
우승상금 약 16억원과 함께 생애 첫 그랜드 슬램 대회 타이틀 획득, 세계 여자테니스 랭킹 1위(결승진출로 확정) 등극 등 영광과 기쁨이 함께했다.
통산 6개의 투어 타이틀을 보유한 이바노비치였지만 모든 테니스 선수의 꿈인 그랜드슬램대회 우승 타이틀은 없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는 에넹에게 막혀 꿈을 접어야 했고 올해 1월에 열린 호주오픈에서는 결승에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의 벽에 막혀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이바노비치-전쟁속에서도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2007년 가진 인터뷰에서 "테니스를 하는 동안 가장 힘든점이 무엇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겨울에 수영장 물을 뺀 뒤 바닥에 카펫을 깔아 만든 테니스장에서 훈련을 해야했고 99년 코소보 분쟁으로 나토군의 세르비아 공습이 시작된 뒤로는 훈련과 대회참가는 엄두도 내지못했었던 점" 이라고 밝힌 이바노비치는 프로전향(2003년8월) 5년여만에 붉은 롤랑가로스에서 그녀의 원대한 꿈을 이뤄냈다..
이바노비치는 에넹 은퇴 후 가장 강력한 베스라인 풀레이어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힘과 각도있는 플랫성 포핸드 스트로크는 이번대회 우승의 발판이 되었다.
농구와 쇼핑, 스도쿠(puzzle Sodoku)를 즐기는 이바노비치가 5월초 갑작스런 은퇴를 선언한 전 세계랭킹 1위 에넹의 빈자리를 얼마만큼 지켜낼지도 흥미롭다.
현재 WTA 랭킹1-10위에는 샤라포바, 얀코비치를 비롯한 동구권 선수들이 대거 포진(러시아 4명, 세르비아 2명)하고 있고 이들 모두 언제라도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체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것으로 평가받고있다.
6월말에 열릴 예정인 시즌 3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윔블던에서 이바노비치가 어떤 모습으로 여왕의 면모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테니스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다.
사피나- 테니스 명가 증명하며 오빠 그늘 벗어나결승전 상대였던 사피나는 2000년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에 올랐었던 마라트 사핀의 여동생으로 16강과 8강전에서 1번시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와 7번시드 엘레나 데멘티에바(러시아)를 침몰시키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어 4강전에서 4번시드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 마저 물리치고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오르며 테니스 명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간 그녀에게 늘 따라 다녔던 "마라트 사핀의 여동생" 이란 부담스런 수식어도 그녀 스스로가 끊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난 해까지 뚱뚱해 보이기까지 한 사피나는 2008년 프랑스 오픈에 근육질로 탈바꿈하여 나타났고 오빠의 그늘을 벗어나려는 듯 강력한 우승후보들은 만나 연이어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위기관리 능력을 모두 검증받은 대회가 되었다. 그녀는 앞으로 "사핀의 여동생"이 아닌 "디나라 사피나"로 불려질 것이다.
나달과 페더러-피할 수 없는 한판5월 25일 본선 1회전 경기를 시작으로 2주간 열렸던 2008년 프랑스오픈은 6월8일 저녁 10시(한국시간) 열릴 예정인 남자단식 결승 라파엘 나달과 로저 페더러의 경기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3년 연속 이 대회 결승에서 맞붙는 나달과 페더러는 대회 4연패와 그랜드슬래머에 각각 도전하게 된다. 특히 나달은 스웨덴의 비욘 보리가 1978~81년 연속 우승한 이후 27년 만에 이 대회 4연패의 대기록 도전이다.
나달의 27년만의 4연패 위업이냐?
페더러의 그랜드 슬램 정복이냐?
둘 중 하나는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