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10일 석봉산악회 거제 계룡산 산행기
2012년 6월10일 아침7시45분 부산서부 시외버스터미널. 오늘 산행 참가자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채 터미널 대합실로 들어갔다. 석봉산악회 카페에 산행 계획만 올렸을 뿐 아무에게도 오늘 산행을 같이하자고 권유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원이 많으면 2-3명이거나 아니면 혼자 산행을 하려 마음먹었다. 박두호 회장과 정철교 부회장이 손을 흔들며 얼굴 가득히 미소를 띠고 있었다. 지난번 팔공산 종주산행을 한 뒤 박회장은 업무가 바빠 다음 주 산행 즉 오늘 산행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 적이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8-9일 1박2일로 여수 해양 엑스포를 갔다 왔기에 가족들에게 미안해 오늘 산행은 빠질 것으로 짐작했다.
“어찌 된 일입니까. 산행에 나와 너무 감사 합니다” 며 인사를 나눴다. 혼자 산행을 하지 않게 됐다. 조금 있으니 조종임여사가 왔다. 오늘 산행은 이렇게 4명이다.
아침8시20분 부산을 출발한 고현행 버스는 김해공항에 들른 뒤 신평은 가지 않고 거가대교를 경유 고현으로 갔다. 9시30분 고현 시외버스 터미널 도착하자마자 산행을 시작한다. 큰길 따라 거제 공설운동장까지 갔다. 햇볕이 대단히 강하고 무척 덥다. 오늘 산행은 땀께나 흘려야 할 것 같다.
공설운동장을 지나 팔각정이 있는 임도에 도착했다. 계룡산을 오르는 산길이 있지만 도로 공사로 임시폐쇄 한다는 안내판이 있다. 벌써 땀을 많이 흘렸다. 잠시 등산 채비를 한 뒤 임도를 걷는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외곽도로 아래 굴다리를 지났다. 등산로 안내팻말 따라 임도를 걷다 왼편에 리본이 많이 달린 산길로 들어섰다. 숲으로 들어서니 한결 더위가 가신다. 길은 오를 생각을 않고 왼편 산자락을 계속 돌아간다.
아래서 오는 길과 만나자 곧바로 산줄기를 오른다. 숲속이지만 급경사라 숨이 턱턱 막히고 다시 땀이 흐른다. 산복도로에서 더위를 식힌 뒤 산길을 오른다. 길은 여전 급경사다.
7부능선 쯤일까 산길 오른편에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에는 바람이 알맞게 불어 얼마나 시원하든지 등산 할 생각이 싹 가신다. 다른 산꾼들이 연달아 와 하는 수 없이 산행에 나선다. 이젠 바위길이 많아진다.
산을 높이 올라온 탓인가. 바람이 살아난다. 살아난 바람은 보이지 않은 아주 부드러운 액체처럼 숲 속을 흐르며 나무를 감싸고 산길을 걷는 우리들까지 안아 무척이나 시원하게 한다. 바람은 각종 꽃향기를 품어와 향수처럼 뿌린다. 야간 비리한 잎 냄새를 사방에 퍼트린다.
되살아난 바람 탓에 돌길에 걸린 쇠계단이나 급경사 바윗길도 쉽게 오르내린다. 계룡산 표석이 보이는 꼭대기 부근 길은 숲이 없어 햇볕이 쏟아지지만 바람에 밀려 그만 더위는 위력을 잃고 말았다.
계룡산 표석.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데도 마치 찬물에 몸을 담근 것 같이 온통 시원하다. 사방이 툭 트인 경치, 섬을 점점이 띠운 거제읍 앞바다, 거제의 모든 산과 통영 미륵산 한산도, 빌딩과 조선소가 어우러진 삼성조선, 고현앞바다에 드리운 대형 크레인과 건조 선박.
계룡산 고스락은 전망대다. 산과 바다가 이룬 대자연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현대문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거대 조선소가 한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전망탑이다.
노린재나무 꽃, 인동덩굴 꽃, 산괴불주머니 꽃. 늦봄과 초여름을 장식하는 꽃은 각각의 모양새로, 서로 다른 냄새로, 소박한 멋과 향을 빚어 산천의 풍광에 윤기를 더하고 우릴 즐겁게 한다.
절터 옆 바위 그늘에 앉아 먹는 점심. 바위 그늘은 숲그늘보다 칙칙하지 않고 맑고 밝고 서늘하다. 소통을 한결 잘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통신중계소를 지나 고개에는 한국전쟁 당시 고현 포로수용소를 관리하던 미군 통신대 막사가 오랜 풍상을 견디며 앙상한 벽이 남아있다. 언제 우리 눈앞에서 없어질지 모를 아슬아슬한 모습이지만 이 산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역사의 현장을 묵묵히 증언한다.
산줄기 따라 작은 봉우리 5개가량 넘어 내려가면 고자산치. 남매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고자산치는 구름도 쉬어가고 산꾼들의 쉼터다. 도로 삼거리인 이곳은 요즘 산악자전거 꾼들의 쉼터이기도 하다.
여기서 앞 산 줄기에 난 길은 선자산, 왼편 도로와 내려가는 산길은 고현동 용산마을, 오른편은 거제읍 읍사무소 소재지로 간다.
고자산치에서 선자산으로 간다. 선자산은 진달래로 유명하다. 산괴불부머니와 인동덩굴이 꽃밭을 이룬 기슭을 지난다. 무수한 진달래는 다른 나무와 어우려 여름 숲을 이룬다.
다시 팔각정 전망대다. 여기서 선자산까지 약30분. 이곳도 대단히 시원하다. 이렇게 시원한 여름 산행은 거의 기억이 없을 정도다. 더구나 팔각정에서 배낭 내려놓고 다리 쭉 뻗고 쉬니 모든 게 평화롭고 여유 가득하다. 잠시 오수를 즐기고 싶다.
오후 3시10분 오늘 산행을 여기서 접는다. 팔각정에서 덕산과 신우 아파트로 내려가는 산길이 진행방향의 왼편에 이정표와 함께 있다. 내려오는 도중 그네가 있어 잠시 즐기고 숲이 진하게 우거져 약간 컴컴한 편백 숲에서 모자를 벗고 천천히 삼림욕을 하며 걷는다. 상쾌한 6월10일 일요일 오후다.
어느새 신우아파트 마당을 걸어 큰길로 나아간다. 택시 한 대가 오기에 우린 서슴없이 탔다. 택시는 고현 시외버스터미널 부근 목욕탕까지 우릴 태워다 주었다. 목욕하고 부산가는 일만 남았다. 오늘은 6시간45분동안 걸었다.
산행회수 석봉 제1794차 산행
대상산 계룡산566m 경남 거제시 고현동 거제읍
날짜 2012년 6월10일(일요일) 당일 산행
산행 거리 산행 시간 13km 6시간45분
출발 일시 장소 10일 08시 서부시외버스 터미널
산행 시작 시각 장소 09시30분 거제 고현 시외버스터미널
산행 매듭 시각 장소 16시15분 거제 고현 시외버스터미널 옆 목욕탕
부산 도착 시각 18시20분 신평 지하철역
참가인원 4명 박두호 정철교 조종임 김철우
산행 코스
09:30 거제 고현 시외버스터미널서 산행시작--10:10 김현령고개 팔가정 이정표 임도시작--10:25 김현령고개서 채비 후 출발--10:35 고현 외곽 도로 굴다리 지남--10:55 깃옆으로 돈 산길과 직등 산길 합침--11:05 임도 화장실 직등 산길 있음--11:15 임도서 휴식후 츨발--11:40 팔각정--12:10
계룡산566m--12:40 절터 내려가기 직전 바위 아래서 식사-13:20 식사 후 출발--13:23 절터--13:25 계룡사 갈림길 이정표--13:35 송신소--13:50 포로수용소관련 미군 통신대 낡음 건물--14:35 고자산치--15:10 선자산 가기 전 팔각정--15:25 팔각정서 잠시 쉰 후 바로 하산--16:15 신우아파트 아래 주유소서 택시 탐
회비 30,000원
식사 점심 1끼분 절터서 도시락
교통편 부산-거제 시외버스
기타 목욕 고현 신세기사우나, 저녁식사는 서면 개성삼계탕
산행 대장 김철우 010-9318-8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