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처음으로 인터넷 방송 토크쇼에 모습 공개한
<사랑과 야망>의 차화연이 밝힌 ‘나의 인생’
“하나님께 받은 선물, 돌려드릴 때가 되어서
사람들 앞에 나왔습니다”1988년 연예계를
은퇴한 이후 종교 프로그램을 포함해 어떤
곳에도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던 차화연이
두달전 ‘온누리인터넷방송’의 한토크쇼에 출연하더니, 2월 초에는 온누리교회 전도집회 포스터에 등장했다. 그녀는 여전히 다른 연예 관련 활동을 할 생각이 없으며, 단지 “하나님에게 받은 선물을, 하나님에게 돌려드릴 때가 됐기 때문에 출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최국태 ●사진/Sa Vie 정보자료팀
30대 이상이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차화연은 1987년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여주인공 미자 역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가, 1988년 결혼과 함께 돌연 연예계를 떠났다. 그때 나이 불과 스물여덟이었다. 그후로 근황만 간간이 전해질 뿐, 공식적으로 단 한번도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과연 중년이 된 차화연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15년 만에 얼굴 공개한 차화연
온누리교회 한쪽 벽면에는 ‘클라이막스’라는 전도집회 포스터가 걸려 있다. 그 포스터의 모델은 이제 중년이 된 차화연이다. 온누리교회에 따르면 “‘클라이막스’(3월 17일∼19일)는 온누리교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44세에서 55세의 여성들을 위한 규모가 큰 전도집회이기 때문에, 우리 교회 집사이자 집회 대상과 연배가 비슷한 차화연 씨에게 모델을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혹시 차화연도 그 전도집회에서 공연을 하는지를 물으니,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차화연을 직접 찾아갔다. 그녀는 “교회를 위한 일이어서 포스터 모델일에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전도집회에서 공연할 계획은 없습니다”라고 했다. 온누리교회는 3개월에 한 번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같은 세대들을 위한 공연 형식의 전도집회를 마련한다. 그 전도집회는 종교적 성격보다도 기성세대의 고민을 털어버릴 수 있는 자리고, 프로그램도 참신해 비종교인에게도
호응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간에는 주로 일상사에 지친 중년 남성들을 위한 집회가 주로 열렸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중년 여성을 위한 공연을 마련했다. 차화연은 “아이를 키우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중년 여성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온누리교회에 적을 두고 있는 집사로 저도 교회에서 하는 일에는 얼마든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라며 아직은 연극에 출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집사’라는 직책이 말해주듯 차화연은 20년 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은퇴 후 단 한번도 인터뷰나 TV에 나오지 않은 그녀가 이번 포스터 촬영에 응한 것이나 두 달 전에 인터넷방송 토크쇼에 출연한 것은 모두 종교적인 믿음 때문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다른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혹시 종교에 관한 물음이 있다면 언제든지 찾아와주세요. 기꺼이 만나겠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인터뷰는 자제하고 싶습니다.”
남편의 뜻에 따라 연예 활동을 접었다
차화연은 두 달 전 온누리인터넷방송의 한 프로그램인 <조호영의 아름다운 여성>에 출연해 그간의 근황을 전했다. 자신이 소속된 교회의 인터넷방송이긴 했지만, 카메라 앞에 선 것은 연예계를 은퇴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녀는 하나님과 하루하루 교제를 통해 살아가는 주님의 딸로, 가정을 아름답게 꾸며 나가는 주부로, 교회에서는 집사님으로 매일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마흔이 넘은 평범한 주부의 모습이었다.
차화연은 1987년 드라마 <사랑과 야망>이 끝나고, 중매로 지금의 남편 최대현(52세) 씨를 만나 6개월의 연애 기간을 거쳐 1988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후로 그녀는 다시는 브라운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스물여덟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사라졌다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라진 것은 아니고요. 남편이 연예 활동을 그만두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저도 방송 활동을 오래해서 쉬고 싶었고, 그래서 그만뒀습니다. 그후로 결혼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0년 동안 최정상의 인기를 얻다가 결혼과 함께 갑작스레 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간 것이다. 사람은 습관이라는 것도 있으니, 한순간에 평범한 주부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저도 한 2년은 힘들었어요. 드라마를 하고 싶고, 연기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청춘을 다 바친 곳이기 때문에 동료들과 분장실에 앉아서 도식락을 함께 먹으며, ‘오늘 반찬이 뭐니?’ ‘선배님 연기 좀 가르쳐주세요’ ‘오늘 어디어디 같이 가요’ 그렇게 지내던 모든 추억들과 사람들과의 관계가 너무너무 그리워서 2년간은 괴로웠어요. 다시 보고 싶은 얼굴들도 있었고. 하지만 (다시 연예계에 돌아가는 것은) 자신이 없어요.”
그동안 방송에서 여러 차례 프러포즈가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그렇게 15년을 살았다. 그러니 아무리 종교방송이라고 해도,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요즘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는 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하나님의 뜻이어서 쉽지 않은 걸음을 한것이다.
“하나님이 저에게 이름과 얼굴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선물을 받았으니, 이제는 제가 하나님에게 선물을 드릴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반 방송이었다면 나가지 않았을 거예요.(이것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을 증거하러 나가니 주저함은 전혀 없었어요.”
아버님을 여읜 슬픔 신앙의 힘으로 극복
차화연이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때는 그녀 나이 스물세 살, 아버님을 여의고 한창 힘들어할 무렵이었다. 차화연은 무남독녀 외동딸이었으니, 세상에 식구라고는 어머니와 단둘만 남게 되었다. 그녀는 ‘광야에 어머니와 단둘이 내던져진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아버지가 안 계시면서 제가 실질적인 가장이 됐어요.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갑자기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셔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아버지의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정신이 없었죠. 어머니도 전형적인 주부여서 너무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갈등, 방황, 무서움, 외로움, 두려움, 이런 것을 내가 짊어지고 있을 때 선배 언니의 권유로 처음으로 교회에 나가게 됐습니다.”
처음에 몇 번 나갔을 때는 교회가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았다. 아마 아버지를 잃은 슬픔의 크기가 너무 커서 그랬을 것이다. 아무런 감흥도 받지 못해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세상을 뜨고도 시간이 꽤 지났는데 슬픔이 누그러지질 않았다. 그 무렵 이상하게 교회 생각이 났다. 다시 한 번 교회를 찾아갔다.
“다시 교회에 갔는데, 눈물이 그렇게 쏟아지더라고요. 성령 체험도 많이 했고. 그후로 3년간을 울면서 다녔습니다. 어머니를 붙잡고 우리가 갈 길은 하나님밖에 없다고 전도를 했지요.”
불교를 믿으셨던 어머니도 딸의 정성에 감동해 교회에 다니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신앙생활이 벌써 20년째다.
“개인적으로 삶에 대한 욕심도 많지만, 하나님 안에서 보면 이만한 축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고린도전서 13장’(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가 있는 부분)을 가지고 결혼했어요. 그것을 지금도 주야로 읽습니다. 그 안에는 ‘네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저는 그것을 체험하면서 삽니다. 나를 낮출 때 주위 사람들이 나를 높여줍니다. 저도 하나님을 몰랐을 때는 교만하고 강한 척하고 그랬어요.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변해 있더라고요. 예전에 나를 알던 사람들은 많이 달라졌다고 깜짝 놀랍니다.”
남편이 교회에 나오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세 명의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그리고 교회 집사로 부러울 것 없이 살고 있지만, 아직 한 가지 이루지 못한 숙원이 있다. 그것은 남편과 함께 교회에 나가는 일이다.
“기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편이 교회에 나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남편을 처음 만난 1987년이면 차화연은 이미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을 텐데, 왜 교인이 아닌 사람과 결혼을 한 것일까? 보통 믿음이 있는 사람끼리 결혼하기 마련인데. “남편을 만나기 전에도 방송을 하면서 선이 많이 들어왔어요. 자존심 때문에 한번도 나간 적이 없었지요. 혹시 차화연이라는 이름 때문에 나를 만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그러다 한 친구로부터 ‘정말 괜찮은 사람이 있으니 한번 만나보라’
는 말을 듣고 선을 봤어요. 예전에는‘하나님을 잘 섬기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드리다가‘나에게 잘 맞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세요’로 기도 제목을 바꿨을 무렵인데, 정말 잘 맞는 사람을 만났어요.”
그렇게 첫인상이 마음에 들었던 최대현 씨와 6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을 했다. 그후로 지금까지 15년 동안 차화연은 남편이 교회에 나오기를 계속 기도하고 있다. 교회에 나오라는 말은 않고 오직 기다린다.
“교회에 나오지 않는 남편을 위해 기도하면서 내가 ‘정금’같이 변했어요. 남편과 15년을 살아오면서 말 대답한 적이 몇 번 안 돼요. 남편은 제가 기도를 많이 해서 그렇게 변한지는 모르고, 원래 많이 참는 사람으로 생각했을 거예요. 순종하면서 사는 것이 성경의 말씀이라 따르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부부가 믿음을 같이 하지 못할 때 가치관이 다르니 힘들잖아요. 저와 같은 처지라면 자신을 낮추세요. 성경에 ‘자기의 기름 부음 받은 자의 뿔을 높이 시리로다 하리라’ 했거든요. 남편이 발 앞에 와서 당신이 최고였노라고 고백할 날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도 그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차화연은 교회에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 성경 구절을 많이 암송했고, 그래서 지금도 외우고 있는 구절이 많다. 이것은 연예인 시절 대본 외던 실력이 발휘된 것일까?
“그렇지 않아요. 대본은 잘 외워졌는데, 성경은 쉽지 않아요. 그냥 외우려 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말씀이 곧 힘이니, 성령의 힘을 빌려서 암송을 하면 저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암송을 하고 기도 제목으로 삼으면 분명히 하나님이 응답을 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고난이 있다면 성령에 의지하십시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교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 차화연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되더라도 그것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 될 거라고 말했다.
“우리 가족들 모두 구원받았으면 좋겠고요.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하나님이 길을 여시는 대로 살아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