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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구덩 원문보기 글쓴이: punuri
진진오귀굿 |
부채 |
방울 |
대신칼 |
부채 |
방울 |
대신칼 |
재수굿 |
1. 주당물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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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당물림 |
2. 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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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정 |
3. 가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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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망 |
4. 진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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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진적 |
5. 대안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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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불사 |
1) 장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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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산신도당 |
2) 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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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조상 |
3) 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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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향 |
6. 초영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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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망 |
1) 본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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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신 |
2) 가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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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상 |
3) 대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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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안주 |
4) 영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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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제 |
5) 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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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군 |
7. 창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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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별상 |
8. 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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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장 |
9. 뜬대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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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대감 |
10. 말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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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안당제석 |
11. 도령돌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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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성주 |
12. 베가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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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창부 |
13. 상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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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면 |
14. 뒷영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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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뒷전 |
15. 시왕군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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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뒷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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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방울, 대신칼 등의 기명은 앉은거리에서는 쓰이지 않고 선거리에서만 쓰인다. 위의 표를 보면 부채는 거의 전 거리에 두루 쓰이고 있으며, 방울은 몇몇 거리에서만 쓰이고 대신칼은 재수굿에서는 쓰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재수굿에서 대신칼이 쓰이는 경우는 넋대신12)이 조상을 놀 때뿐이다. 그러므로 재수굿에서는 대신칼이 쓰이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재수굿에서 부채는 대안주 거리의 장군, 신장과 계면거리를 제외한 전거리에서 쓰인다. 장군거리에서는 부채 대신 언월도와 삼지창을 들고, 신장거리에서는 오방신장기를 든다. 게면거리에서도 부채 대신 떡접시를 든다. 이렇게 보면 부채는 전 거리에서 다 쓰이는 것이나 각 해당거리의 신의 성격을 나타내는 특정한 다른 기명이 있을 경우에만 제외된다. 즉 다른 기명이 부채의 자리를 대신할 경우에만 들지 않는다. 조상거리의 경우에도 조상의 옷이나 조상베를 들고 노는 경우에는 부채가 소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진오귀굿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대안주거리의 장군, 신장과 뜬대왕, 베가르기, 상식, 시왕군웅 등의 거리에서 부채가 쓰이지 않는다. 뜬대왕과 시왕군웅에서는 부채 대신 건대구를 들며, 베가르기에서는 대신칼과 제금이 쓰이고, 상식은 무당이 관여하지 않는다.13) 그러므로 부채는 기본적으로 굿의 전 거리에서 두루 쓰인다고 할 수 있다.
방울은 재수굿의 경우 불사거리, 산신도당거리, 조상거리와 계면거리에서 쓰인다. 불사와 산신도당 거리는 부속거리인 호구와 말명을 놀 때도 방울이 쓰인다. 진오귀굿에서는 초영실거리와, 뜬대왕, 말미, 도령돌기 등에서 방울이 쓰인다. 방울이 어떤 까닭으로 특정 거리에 한정해서 쓰이는지 알 수 없으나, 신의 청배나 공수 등과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부속거리가 있는 불사, 산신도당 거리에서는 부속거리를 행하기 전인 굿거리 서두에서 신을 청배할 때 방울이 쓰인다. 불사거리에서는 불사 만수받이를 할 때 오른손에는 부채를 수평으로 펴들고 왼손에는 방울을 가슴높이에서 울리며 만수받이로 신을 청한다. 산신도당 거리에서도 산지와 함께 부채, 방울을 높이 치켜들고 사방청배를 하며 신을 청한다. 조상거리에서도 본향상을 마당으로 내놓고 부채, 방울과 본향지를 든 손을 높이 치켜들고 사방청배하여 본향을 바랜다. 그러므로 일단은 부속거리가 있는 큰거리에서 신을 청배할 때 방울이 쓰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안주거리에서는 방울이 쓰이지 않고, 계면거리14)에서 방울이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일률적으로 나눌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하다.15)
대신칼은 재수굿에서는 쓰이지 않고, 진오귀굿에서만 쓰인다. 뜬대왕, 말미, 도령돌기, 베가르기 등에서 쓰인다. 즉 진오귀에서도 본격적으로 저승굿이 시작되는 뜬대왕 이후에만 쓰인다. 재수굿에서도 죽음과 관련된 제의를 전담하는 넋대신이 조상을 놀 경우에만 대신칼이 쓰이는 점과 관련해보면, 대신칼이 이승굿에서는 쓰이지 않고 망자를 천도하는 저승굿에서만 쓰인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부채와 방울은 이승굿과 저승굿에서 모두 쓰이고, 특히 방울은 청배 과정에서 요긴하게 쓰이며, 대신칼은 죽음과 관련된 저승굿에서만 쓰인다고 할 수 있다.
부채는 모든 거리에서 쓰이는 기명으로, 일종의 소도구라고 할 수 있다. 청배 시에 부채를 펴들고 청배를 한 후 부채로 상위를 한번 훑고 굿거리를 끝낼 때도 상위를 한번 훑는다. 시작할 때 상을 훑는 것은 부채에 강림한 신이 상위에 차린 음식과 향 등을 흠향한다는 것이고, 끝낼 때는 신이 가신다는 뜻이라고 한다.16) 부채는 재가집과의 관계에서도 긴요하게 쓰인다. 재가집을 어루만지거나 쓰다듬을 때, 재가집에게서 별비를 받을 때, 재가집에게 명과 복을 실어 줄때 등도 쓰인다. 굿에서는 무당이 직접적으로 재가집을 만지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다. 모두 부채나 다른 기명들을 매개로 하여 간접적으로 접촉한다. 이 경우의 기명은 재가집과 무당을 매개해주는 매개체이면서 동시에 신령의 신체이기도 하다. 뒷영실에서도 넋전을 집을 때 손으로 잡지 않고 반드시 대신칼이나 부채로 집어서 머리에 꽂는다. 이는 망자를 예우하는 측면에서 신의 손으로 모셔준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 외에 사실접시를 쳐서 사실세운 것을 쓰러뜨릴 때,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할 때도 소도구로서 유용하게 쓰인다.
방울은 높이 쳐들어 신을 청배할 때도 쓰이지만 신의 말을 전하는 공수에서도 쓰인다. 공수를 내릴 때는 재가집을 바라보고 방울을 가슴 높이에서 흔들며 정신을 집중한다. 공수 한대목이 끝날 때마다 흔들기도 한다. 대신칼은 저승굿에서만 쓰이므로 말미와 도령돌기를 다룰 때 함께 다루도록 한다.
Ⅳ. 말미에서의 부채․방울․대신칼
말미는 무당이 앉아서 본풀이인 <바리공주>를 연행하는 거리다. 무당은 장구를 북편17)이 위로 오도록 세워놓고 쌀 1말을 담은 말과 사제 베를 깔고 앉아 왼손에 방울을 들고 오른손에 방맹이를 든다. 장구에는 백수한삼과 대신칼을 꽂고 부채는 부채끈을 허리에 꿰어 늘어뜨린다.
무당은 긴 바리공주 본풀이를 연행하는데, 처음 말미의 시작 부분에서는 한두 마디마다 북편과 방울을 동시에 울린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본풀이가 시작되면 무당이 숨을 쉴 때마다 방울을 울리고, 한 대목이 넘어갈 때마다 방맹이로 북편을 치면서 동시에 방울을 울린다. 이를 무당들은 ‘한마루가 넘어간다’고 한다. 한마루가 넘어갈 때마다 북을 덩덩덩 울리며 북과 동시에 방울을 잘잘 울린다.
홍치마에 은하몽두리, 대띠, 홍띠, 큰머리로 성장을 한 무당은 말미상을 사이에 두고 망자와 마주 앉는다. 이때 망자란 망자의 의복 일체와 망자로 상징되는 넋전이 놓인 돗삼이다. 죽은 망자에게 말미를 들려주는 것은 잘 기억했다가 제보살님께 전해 극락으로 가라는 뜻에서라고 한다. 말미 문면에는 “선후망의 아모 망재 썩은 귀 썩은 입에 자세히 들엇다가 제보살님 외오시면 발이공쥬 뒤를 이어 서방정토 극락세계로 가시는 날이로성이다”18)로 표현된다. 무당들은 이것이 말미를 잘 기억했다가 망자가 십대왕 앞에 가서 전하면 극락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망자에게 자신의 죽음을 자각시켜주는 기능이 크다.
“갓 죽은 상문(喪門)이나 영산(靈山)은 이승을 방황하며 사람들의 거동을 보고 있다. 말하자면 죽기는 죽었어도 완전히 죽어서 저승으로 간 것이 아니다. 저승은 완전히 죽은 영(靈)들의 세계이다.”19) 망자는 죽었지만 완전히 죽지 못했으므로 아직 저승으로 가지 못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가운데, 즉 중음계(中陰界)에 놓여 있다. 망자는 자신의 죽음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은 죽은 영혼이 되었으므로 영혼들의 세계인 저승으로 가야하는데도, 여전히 이승의 존재로 머물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망자를 불러 앉히고 차분하게 자신의 존재가 죽었음을 인식시키는 것이 말미다.20) 말미를 읊는 과정에서 한 마루마다 “우여 슬프시다 ○○○씨 열두(아홉)혼백 망제님~”이라고 실제 망자의 상황을 알리는 내용을 삽입한다. 이는 망자뿐 아니라 상주들에게도 해당한다. 이 대목을 할 때마다 상주들은 곡을 3번 하고 말미상에 인정을 건다. “상주들의 곡소리가 뼛속에 스며야 망자가 저승을 간다”고 한다. 이는 이제 망자는 더 이상 이승의 존재가 아니므로 삶과 죽음의 길이 다름을 알아 마음껏 슬퍼한 후 망자와의 관계에 연연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여 슬프시다~”라는 대목은 말미를 할 때 9번에서 12번 정도 등장한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망자는 점점 자신의 죽음을 자각하고 저승에 속하는 존재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말미가 끝날 때쯤이면 이승에서는 멀어지고 저승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말미에서 바리공주가 부모님을 살릴 양류수를 구해 돌아오는 길에 진오귀를 받는 망자가 극락으로 향하는 배에 타고 있는 것을 보는 대목은 이런 내용을 기정사실화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말미를 끝낸 후 망자가 무엇으로 환생했는지를 확인한다.
말미 한대목마다 무당은 방울을 울린다. 본풀이가 청배의 기능이 있으므로 바리공주 본풀이인 말미를 하는 것은 바리공주를 청배하는 것이다. 바리공주는 이승과 저승의 중간계에 있는 망자를 저승으로 천도하는 역할을 하므로 중음신(中陰神)이라고 할 수 있다. 무당은 말미를 함으로써 중음신인 바리공주를 청하고, 동시에 망자와 상주들에게 삶과 죽음의 길이 이미 달라졌음을 말한다. 이때 방울이 긴요하게 쓰인다. 방울은 앞에서 보았듯 청배의 기능을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망자와 상주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망자를 잘 인도해서 극락으로 가게 하는 일이 바리공주의 임무이다. 말미에서는 망자 천도가 말로써 상징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어지는 도령돌기에서는 행위로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도 부채, 방울, 대신칼이 긴요하게 쓰인다.
말미에서의 기명들은 실제로 의례 진행에서 중요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말미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중요성을 갖는다. 말미에서는 방울만 쓰이고, 부채와 대신칼은 놓여져 있을 뿐 실제로 쓰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실제 무당이 사용하지는 않으나 말미 내용 안에서 중요하게 쓰이므로 성장한 바리공주가 반드시 지녀야 할 기명이다.
부채, 방울, 대신칼을 다루는데 있어서 말미는 이 기명들의 신화적인 전거를 제시해 준다. 말미의 문면을 살펴보며 논의를 진행하도록 한다.
육로 삼천리를 왔으나 험로 삼천리가 남았는데 어찌 가려느냐
가다가 죽사와도 가겠노라
네 정성이 지극하니 지성이 감천이라
네 말이 기특하니 길을 인도하오리다
네 낭화가지고 왔느냐
촉망중에 못가져왔습니다
낭화 세 가지 주시고 금주령을 주시며
이 주령은 끌고 가면 험로가 육지되고 육지는 평지되고
대해는 뭍에 지나니라 하옵시닌
바리공주를 주시니21)
바리공주는 저승으로 가는 길에, 부모님에 대한 지극한 정성에 감동한 석가세존으로부터 ‘낭화’와 ‘금주령’을 얻는다. 저승여행 길에 얻은 물건은 신령스러운 기능을 가진 것으로 장차 바리공주가 무조신이 되는 것과 관련되며 망자를 천도하는 중음신의 역할을 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이 물건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바리공주가 보인 지극한 정성은 의례에서 쓰이는 신의 기명이 쉽게 얻을 수 없는 매우 가치로운 것임을 보여준다.
철성이 하날에 닿고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곳에 귀를 기울이니
죄인 다스리는 소리 육칠월 악마구리 우는 소리느라
낭화를 흔드니 철성이 다 무너져 평지가 되거늘
다스리는 죄인을 굽어보니
…(중략)…
그곳을 지나가니 약수 삼천리를 다다르니
이곳에 짐승의 깃도 가라앉고 배도 없는 곳에다 바다위에다
부처님의 이른 말쌈 문득 생각하고 금주령을 던지시니
한 줄 무지개 서거늘 그를 타고 가 건너가서 무장승을 보니22)
바리공주가 저승을 가다가 철성이 하늘에 닿은 지옥을 만나자 낭화23)를 흔들어 철성을 파하고 지옥에 갇혔던 죄인을 구제해 왕생천도 한다. 그리고 가다가 ‘짐승의 깃도 가라앉고 배도 없는 바다’를 만나자 석가세존이 준 금주령을 던져서 나타난 무지개를 타고 바다를 건너간다. 낭화는 지옥에 갇힌 죄인을 구제하는데 쓰였고, 금주령은 저승여행 길에 만난 강이나 바다를 건너 영원한 생명의 힘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 필요하다. 낭화와 금주령은 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나며, 석가세존에게 받을 때도 서로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의례에서는 이 둘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칼을 쓴 죄인을 구제하는데도 대신칼이 쓰이고, 망자의 험난한 저승길을 헤쳐주는 데도 대신칼이 쓰인다. 무당들도 말미에서 말하는 낭화나 금주령은 모두 대신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낭화와 금주령은 말미 문서에서 분명히 구분되어 있고, 낭화를 ‘흔든다’고 표현하고 금주령은 ‘던진다’고 표현한다. 주술적 기능도 다른 것으로 보아 서로 다른 것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로 다른 기능을 하던 기명이 전승과정에서 혼재되어, 현재는 대신칼로 통합적으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서는 굿에서 쓰이는 요령을 ‘천앙낙화금정옥술발’이라고 부르고 대신칼을 ‘시왕대번지’라고 한다. 제주도굿의 요령은 <초공본풀이>에서 황금산 대사가 노가단풍 아가씨 집의 잠긴 문을 열 때 쓰이고, 의례에서 신을 맞기 위해 문을 열 때도 쓰인다. 낭화와 요령은 잠긴 문을 깨뜨려 연다는 기능의 측면과, ‘천앙낙화금정옥술발’이란 용어면에서도 서로 유사하다. 현재 서울굿에서는 방울이 나쁜 것을 쫓거나, 깨뜨리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는 없다. 이런 점에서 바리공주가 석가세존에게 받은 낭화는 요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현재 서울굿에서는 요령이 쓰이지 않으므로 쉽게 단정할 부분은 아니다.
말미의 문면에는 낭화와 금주령을 석가세존에게 받았다고 하여, 망자천도 기명의 신화적 배경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특히 바리공주가 저승여행길에 이런 기명을 얻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우리 신화에서 이승이 아닌, 저승이나 서천서역국 등의 다른 세계에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힘과, 불사의 생명력이 있는 곳이다. 바리공주가 다른 세계에서 이를 얻어 온 것은 이 기명들의 주술성을 담보해 준다.
말미에서 기명에 관한 언어적 언급은 이 기명들에 대한 신화적 배경을 보여주므로 중요하다. 저승여행길에 석가세존이라는 신이한 존재에게 이를 얻어 저승 여행길에 이를 이용해 지옥에 갇힌 죄인을 구하고 대해를 건너간다. 즉 영원한 불사의 비밀이 있는 곳에서 얻어 왔으므로 신이한 주술성을 갖고, 그 주술성을 실제 저승에서 체험한다. 바리공주는 이 체험들을 통해 이미 무당의 역할을 행해서 지옥의 죄인들을 구제해 왕생천도를 시켜준다. 이는 무당이 부채, 방울을 찾음으로써 무당이 될 자격을 얻은 것과 같다. 아버지에게 신직을 부여받기 이전에 이미 바리공주는 무당의 몸주가 될 자격을 스스로 갖춘 것이다.
낭화는 지옥을 깨뜨리고, 금주령은 대해나 강 위에 무지개가 뜨게 해서 바리공주가 무장승에게 갈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준다. 말미 안에서 각각의 기명들이 갖는 기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굿에서 쓰이는 기명의 전거가 신화 속에 살아서 현재도 구비전승되고 있다는 것은 물질전승이 구비전승과 만나는 소중한 사례이다.
말미에는 또 만신의 몸주가 된 바리공주의 복색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치여다 원증 입증 수저고리
입단치마, 수당헤, 은아몽두리
쥘쇠방울, 너부나 홍띠
쉰대한림, 만신의 몸주 되다24)
부모인 어비대왕 부처를 살린 바리공주는 그 대가로 ‘만신(萬神)의 인위왕(人爲王)’이 되기를 원한다. 위의 인용문은 바리공주의 차림새이다. 바리공주가 만신의 몸주가 되었다고 하여 무조신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무조신이 된 바리공주가 지니고 있는 것은 ‘쥘쇠방울’과 ‘쉰대한림’이다. 물론 각편에 따라 언월도 삼지창을 함께 드는 경우도 있으나,25) 언월도와 삼지창이 빠지는 경우는 있어도 부채와 방울이 빠지는 법은 없다. 모든 각편에서 부채와 방울은 무조신인 바리공주가 드는 기본 기명으로 나타난다. 무조신이 든 기명이 부채와 방울이라는 것은 무당이 가져야 할 필수품이 부채와 방울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Ⅴ. 도령돌기에서의 부채․방울․대신칼
말미에서 방울을 울려 바리공주를 청한 무당은 중음신을 싣고서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한다. 이를 행위로 형상화시켜 보여주는 것이 도령돌기다. 도령돌기에서는 기명 중에서도 부채, 방울, 대신칼이 가장 중요하며,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도령돌기는 다음순서로 진행된다.
1. 넋 노랫가락
2. 넋 만수받이
3. 나비도령
4. 손도령
5. 부채도령
6. 방울도령
7. 칼도령26)
‘넋 노랫가락’과 ‘넋 만수받이’를 함으로써 넋을 청해 만신의 몸에 실리게 한다. 망자의 넋을 몸에 실은 바리공주는 망자를 모시고 저승을 향해 길을 떠난다. 망자를 모시고 저승으로 가는 과정과 극락 천도가 나비도령, 손도령, 부채도령, 방울도령, 칼도령으로 형상화된다.
넋 노랫가락을 할 때는 말미를 드릴 때처럼 말에 앉아서 오른손에는 부채, 왼손에는 방울을 들고 한다. 이때 부채의 그림이 몸쪽으로 향하도록 해서 얼굴을 절반쯤 가리고 노랫가락을 한다. 말 위에 앉아서 하는 것은 말미의 연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말미에서 바리공주를 청해 만신의 몸에 실리게 한 후 이번에는 넋 노랫가락으로 망자의 넋을 청해 한번 놀려준다. 이어서 넋 만수받이로 망자의 넋을 실어 바리공주가 모시고 간다. 넋 만수받이 때는 넋 노랫가락과 같이 부채와 방울을 들고 하지만, 부채로 얼굴을 가리지는 않는다. 넋 노랫가락에서 부채로 얼굴을 가리는 것은 이미 죽은 망자의 넋을 청하는 것이므로 망자의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망자가 바리공주에게 실리면 바리공주는 선 자리에서 한바퀴를 돈 후 도령을 돌기 시작한다. 즉 저승길을 가는 것이다. 바리공주 뒤로는 망자의 위패, 촛불, 향로, 돗삼 등을 들고 상제들이 뒤따른다.
먼저 손도령과 나비도령으로 각각 저승길 도중에 있는 구름을 헤쳐주고, 나비가 날듯이 길을 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때는 한삼을 끼고 팔과 무릎을 살짝 굽히거나 한삼을 감았다 풀면서 우아한 동작으로 진행된다. 부채와 방울은 바리공주의 가슴띠에 꽂혀 있다.
부채도령은 먼저 부채의 그림이 몸쪽으로 오도록 펴들고 얼굴을 가린 후 외로 한바퀴를 돌고 다시 그림이 밖으로 향하도록 가슴께에 펴든 후 바로 한바퀴를 돈다. 그리고 부채를 접어 왼팔을 스치고 오른쪽 어깨에 걸치고, 반걸음 물러섰다가 다시 나아간다. 망자의 넋을 부채에 싸서 도는데, 부채그림이 몸쪽으로 향하는 것은 이를 형상화한 것이다. 즉 그림이 몸쪽으로 향하는 것은 넋이 바리공주에게 오기를 바라는 뜻이고, 부채 그림이 밖으로 향하는 것은 넋이 오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망자를 어깨에 모신 후 반걸음 물러섬으로써 망자가 뒤떨어지지 않고 바리공주의 뒤를 잘 따라 오도록 한다.
방울도령은 왼손에 방울을 들고 흔드는데, 이는 망자가 바리공주의 뒤를 따르다가 뒤쳐지는 일 없이 방울소리를 듣고 잘 따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방울은 신이나 말명 등을 청해 몸에 실리도록 하기 위한 기명으로만 쓰이며, 망자를 저승으로 이끄는 용도로 쓰이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말미에서 바리공주가 부처님에게 받은 낭화를 외로 젓고 바로 저어 지옥을 깨뜨리고 갇힌 죄인을 구한다. 그렇듯이 바리공주가 망자를 모시고 가는 길에 지옥을 깨뜨리는 것이 방울도령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러나 말미의 문면에서는 이것이 낭화라고 되어 있다. 낭화가 기명 가운데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자세히 알 수 없다. 현재는 부채도령과 방울도령을 합쳐서 한꺼번에 행한다.
저승길은 평탄하지만은 않으며 도중에 산, 물을 지나 구름이 낀 험한 길을 가야한다. 도령돌기는 이 험한 길을 바리공주가 앞에서 헤쳐 줌으로써 망자가 평탄하게 저승길을 가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칼도령을 돈다. 칼도령은 도령돌기에서 뒤를 따르던 위패와 촛불 등을 내려놓고 진행한다. 칼끝을 손에 쥔 바리공주가 한바퀴를 돌아 대신칼을 크게 2번 휘두른 후 한번 제쳐 상 반대편에 서 있는 이에게 칼을 던진다. 왼손에는 방울을 들고 흔들면서 상의 사면에서 모두 대신칼을 던진다. 바리공주 뒤를 따르던 망자의 위패를 내려놓음으로써 망자는 상제들이 따라갈 수 없는 경계면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면에 도착한 망자를 위해 칼도령을 돈다. 말미에는 망자의 극락천도를 빌면서 “쓴칼 풀러 맨발 끌러 천지옥경 문을 열어 극락세겨 산하여 가소사”라는 표현을 쓴다. 이 구절은 도령돌기의 칼도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리공주는 가다가 대해를 만나 금주령을 던져 칠색무지개를 타고 무장승의 양류수가 있는 곳으로 간다. 즉 금주령이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준 것이다. 도령을 돌 때 칼을 큰문 속으로 던지다가 마지막 던질 때는 큰 문 위를 통과하게 던진다, 이는 칼도령으로 인해 망자가 쓰고 있던 칼을 벗고 천지옥경의 문을 열어 극락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짐작된다.
도령돌기는 말미의 문서에 따라 진행된다. 바리공주가 무쇠주령을 가지고 저승을 향해 가다가 낭화와 금주령을 얻은 후 지옥을 만나 지옥을 깨뜨리고, 대해를 만나면 금주령으로 건너간다. 망자를 모시고 손도령, 나비도령, 부채도령을 통해 여러 장애를 헤치고 나가다가 가시문, 쇠문, 지옥문을 만나면 방울을 흔들어 깨뜨리고 지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칼도령을 돌아 대신칼을 던짐으로써 망자가 극락세계로 갈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이는 저승과 극락을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말미에서 바리공주가 타고 가는 칠색무지개와 같은 역할을 한다.
구비전승되는 신화속의 기명들의 역할이 현재 의례에서도 의미가 살아있는 셈이다. 이는 신화와 의례가 별개의 것이 아니며, 신화와 의례가 서로의 근거가 되어 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중요하다.27)
Ⅵ. 서울지역 굿에서 기명의 논의 확대 가능성
부채, 방울, 대신칼은 모두 신의 기명이면서 신화적인 전거를 가지고 있다. 부채와 방울은 입무과정에서 사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를 판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신의 사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채와 방울을 스스로 획득해야만 한다. 이런 모습들은 무조신화인 <바리공주>에 그대로 형상화되어 있다. <바리공주>는 무조인 바리공주의 입무담이면서 기명들의 상징성을 담보해주기도 한다. 또 대신칼은 도령돌기라는 제차를 통해 신화와 관련을 맺는다. 대신칼 또한 무조인 바리공주가 지녀야 할 중요한 기명이다. 즉 부채, 방울, 대신칼은 모두 굿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기명이면서 동시에 신화적 전거를 가진 기명임이 판명되었다. 신의 기명들은 신화적인 전거를 가지면서 동시에 의례에서도 같은 상징성을 갖고 쓰임을 알게 되었다.
부채와 방울, 대신칼은 나무, 천, 쇠 등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도구이다. 이것들이 굿에서 쓰이게 되면서 주술성을 갖게 된다. 주술성이 있는 도구인 기명의 전승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직접 신어머니나 무업을 하는 이들로부터 물려받거나, 신내림의 과정에서 묻어 놓은 기명을 영검으로 얻는 간접 전승이다. 어느 경우이든 기명이 실질적으로 전승되므로 이는 기명의 물질적인 전승이라고 할 수 있다.
물질적 측면의 전승도 있지만 무가 사설에서 구비공식구로서 관념적인 전승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를 구비전승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앞에서 살펴 본 말미거리라고 할 수 있다. 말미의 문서는 부채, 방울, 대신칼 등의 기명에 대한 신화적 배경과 근거를 가지고 있는데, 이 말미는 무당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비전승된다. 이것은 본풀이의 구비전승이면서 동시에 기명의 구비적 전승이기도 하다.
기명들은 그 사용법과 기능 면에서 행위적 전승이 이루어진다. 부채를 어떻게 펴며, 방울과 대신칼은 어느 경우에 쓸 것인가 하는 것은 행위 전승의 측면이다. 내림굿을 받은 무당은 신어머니에게서 이런 기명의 사용법을 학습한다. 행위 전승은 기명들이 의례에서 실제로 사용됨으로서 전승이 완전해진다.
물질적 전승은 기명들의 도구적 측면이고, 구비적 전승은 신화, 즉 본풀이의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행위적 전승은 도령돌기와, 각 제차에서의 기명 사용으로 구체화된다. 이렇게 보면 부채, 방울, 대신칼의 전승은 어느 하나가 별개로 전승되는 것이 아니라, 물질, 구비, 행위전승이 맞물려서 전해진다고 할 수 있다.
부채, 방울, 대신칼 등의 신화․의례적 기능 및 상징성과 더불어 기명들에 대한 연구의 의의도 밝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기명들에 대한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 서울굿에서는 부채, 방울 대신칼 외에도 언월도, 삼지창, 신장기, 바라 등의 기명이 중요하게 쓰이며, 기명은 아니지만 상산물고를 받은 산지 등도 중요하게 쓰인다. 언월도와 삼지창은 육찬을 받는 신들 사이에서 위엄을 보이는 도구로도 쓰이고 신의 신체로도 쓰인다. 또 사실을 세워 신의 의사나 기분을 물을 때도 사용된다.
산지와 본향지 등은 신을 청배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뿐만 아니라 불사전, 고비전, 넋전 등의 ‘~전’ 류에 관한 연구도 긴요하다. 이들 기명의 거리별 출입과 신격에 따른 기능들을 이해하는 것은 개별적인 기명 자체를 이해하는 것과, 서울 무속을 이해하는 전체적인 층위에서 함께 다루어져야 할 문제들이다. 이 글에서는 부채, 방울, 대신칼만 다루었으므로 서울굿 기명 전체를 총체적으로 논하지 못한 점이 있다. 앞으로 후속 연구에서 다른 기명들에 대한 연구를 추가하여 논문을 보완하고자 한다. 나아가 서울굿 전체를 기명연구를 통해 총괄적 이해해 보고자 한다.
서울굿 기명의 연구는 다른 지역 기명들과의 비교가능성을 제공한다. 각 지역마다 굿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기명들이 있다. 그 형태와 크기, 기능 면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큰 범주에서는 일치한다. 어느 지역이나 신을 청할 때는 쇠울림이나 쇳소리를 내서 청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런 면에서 제주도를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 무속에서 쓰이는 기명들의 비교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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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f Mythological and Ritual Functions of Shamanic Equipment
-Focusing on the Fan, Tiny Bells, and the Sword-
28)Yi, Myong-Suk*
Among various shamanic props, the fan, tiny bells, and the sword are used throughout rituals in order to expel demons. This study deals with the fan, tiny bells, and the sword, which were regarded as the most important implements of shamanic equipment.
First of all, I reviewed how such equipment isused in the rituals to become a shaman and those to expel demons. Then, I investigated the mythological background and meaning of the equipment.
When a man or woman performs a ceremony to become a shaman, he/she is given a fan and bells in the process of the ritual. In the case of Kim Yu Gam, she became a shaman by finding the shamanic equipment that had been buried in the ground. Cho Yong Ja became a shaman when she was attracted by a divine existence holding a fan and bells. Therefore, the fan and bells are essential tools for being a shaman.
Investigating which equipment is used and in what circumstances, a fan is used at any time while bells are used in some restricted rituals. The sword, the Daesinkal, is used only in a ritual called Jinogui-gut that guides a ghost to heaven. The fan is used in diverse ways such as not only to invite a ghost but also to express the body of aghost. Bells are used to invite a ghost and sometimes to deliver words of the ghost. The sword, Daeshinkal, is used to guide the ghost of the dead to heaven without impedance. At the end of the ritual, a shaman sings the Song of the Bari Princess while rattling bells. At that time, the fan and sword are fixed between the strings of the Janggu, a Korean musical instrument. The flower and cane that the Bari Princess received from the Buddha in the Song of the Bari Princess sung at the end of the ritual depicts the mythological background of the shaman equipment. While the Song of the Bari Princess portrays the shamanic process through words, the stage of Doryong Geori in the ritual shows the shamanic process in action. In this stage, fan, bells, and the sword are the shamanic props that assist the Bari Princess in guiding a ghost to heaven. Especially for the sword, it opens the road to heaven by taking the sword from the ghos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functions of the fan, bells, and sword in terms of the mythological and ritual viewpoints. In terms of mythology, these tools have revealed the process of how to gain shaman property. In terms of the ritual, they show the process in which such shaman property is actually implemented.
Keywords:shamanic equipment, fan, tiny bell, Daeshinkal, Bari Princess, Doryong Geori.
* 경기대학교
1) 기명(器皿)이란 본래 식품을 담는 그릇으로, 반(盤)이나 바리(盂) 같은 것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ꡔ譯註 經國大典ꡕ,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6. 그러나 현재 무속에서 쓰이는 기명은 음식을 담는 그릇뿐 아니라, ‘신의 기명’ 혹은 ‘금영’, ‘귀명’이라고 하여 부채, 방울, 대신칼 뿐 아니라 제금, 장고, 언월도, 삼지창, 오방신장기, 명도, 옥수 그릇, 촛대 등 실제 의례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소용되는 모든 것을 통칭하는 의미로 폭넓게 쓰인다.
1) 기명(器皿)이란 본래 식품을 담는 그릇으로, 반(盤)이나 바리(盂) 같은 것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ꡔ譯註 經國大典ꡕ,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6. 그러나 현재 무속에서 쓰이는 기명은 음식을 담는 그릇뿐 아니라, ‘신의 기명’ 혹은 ‘금영’, ‘귀명’이라고 하여 부채, 방울, 대신칼 뿐 아니라 제금, 장고, 언월도, 삼지창, 오방신장기, 명도, 옥수 그릇, 촛대 등 실제 의례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소용되는 모든 것을 통칭하는 의미로 폭넓게 쓰인다.굿에서 쓰이는 도구를 이르는 용어로 학계에서 통용되는 ‘무구’가 있다. ‘무구’는 일인 학자들이 사용한 용어로 의례과정에서 쓰이는 소도구를 이른다. 그러나 ‘기명’은 무당 자신들이 사용하는 현장용어로서 의례에서 사용되는 소도구 뿐 아니라 제장에 모셔지는 옥수그릇, 촛대 등속까지를 포괄하는 용어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무구’보다 더 포괄적이며 현장감이 살아있고, 전통적이며 우리말의 의미를 풍부히 해 주는 ‘기명’이라는 용어를 선택해 사용하기로 한다.
2) 양종승, 「무당 귀물(鬼物) 연구:ꡔ삼국유사ꡕ의 삼부인(三府印)과 무당의 거울, 칼, 방울을 중심으로」, ꡔ생활문물연구ꡕ제2호, 국립민속박물관, 2001.8; 양종승, 「무당부채 연구」, ꡔ생활문물연구ꡕ제5호, 국립민속박물관, 2002.7; 권태효, 「제주도 무악기 ‘연물’의 전승적 연구」, ꡔ생활문물연구ꡕ제5호, 국립민속박물관, 2002.7; 김헌선, 「제주도 무구(巫具) ‘삼멩두’와 ‘울쇠’의 전승적 연구」, ꡔ생활문물연구ꡕ제6호, 국립민속박물관, 2002.10.
3) 赤松智城․秋葉隆 공저, 심우성 역, ꡔ朝鮮巫俗의 硏究ꡕ하, 동문선, 1991.
4) 조흥윤, ꡔ한국의 무ꡕ, 정음사, 1983.
5) 서울굿에서 ‘부채’라고 하면 대개 삼불제석 부채를 의미한다. 이 글에서도 삼불제석 부채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므로, 여기서의 ‘부채’는 삼불제석 부채를 의미한다.
6) 조흥윤, 앞의 책, 80쪽.
7) 신화란 신성한 이야기로 국조신화나 무조신화가 대표적이다. 이 글에서 다룰 신화는 무조신화인 <바리공주>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 보자면 무당들의 입무담도 신화에 포함시켜야 마땅하다. 입무담은 사제자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신이한 체험들을 주로 한다. 무당들은 이런 세상과의 단절을 경험한 이후에 사제자로서 새로이 탄생한다. 그러므로 신을 모시는 존재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비세속화와 신성 체험은 넓은 의미의 신화라고 할수 있다. 이 글에서는 무당들의 입무담을 신화에 포함시켜 다루고자 한다.
8) ꡔ서울새남굿ꡕ, 국립문화재연구소, 1998, 203~204쪽.
9) 장주근․최길성, ꡔ경기도지역 무속:양주군 무녀 조영자 편ꡕ, 문화재관리국, 1967, 115~116쪽.
10) 김헌선, 「서울 진오귀굿과 새남굿의 구조적 관련성 연구」(무속연구모임 발표문), 2004년 2월.
11) 이 표는 국사당 임기욱 박수 진진오귀(2004.1.2), 퇴계원 도령사 제주 고씨 묵은진오귀(2004.5.6), 왕십리 애기씨당 김옥렴 당주 인터뷰(2004.5.8), 서울새남굿 교육보조자 이상순 전안 김씨기주 재수굿(2004.5.9), 보현산신각 김씨대주 재수굿(2004.5.12) 등의 현장 관찰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12) 넋대신은 자리걷이 전문 무당으로 넋무당, 넋반이라고 불리며, 무당들 사이에서도 서열이 낮은 무당으로 취급된다. 조흥윤, 앞의 책. 이들 넋대신은 불사굿 등은 행할 수 없으며, 재수굿이나 진적 등에도 잘 청하지 않는다. 2004년 1월 1일 임기욱 박수 자리걷이에서 자리걷이 전문 무당 우상열씨와의 대담.
13) 상식은 본래 유교식 제사이므로 상식을 올릴 때는 무당을 제외한 상주들만이 상 앞에서 술을 따르고 절을 한다. 오늘날에는 이것이 변해 무당이 저를 울리고 술을 따라 주는 형편이나, 예전에는 무당은 상식상 근처에 오지 못하게 했으며, 상식을 올리는 음식도 재가집에서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서울 새남굿 교육보조자 이상순과 왕십리 애기씨당 당주 김옥렴 만신과의 대담 중 이런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을 수 있었다.) 단지 새남굿으로 진오귀를 할 경우에는 무당이 옆에서 제금을 치며 명두청배를 한다.
14) 계면은 무당을 이끌고 집집마다 돌아다니게 하는 신으로, 무당이 집집을 돌며 걸립하는 것을 ‘계면 돈다’고 한다. 赤松智城․秋葉隆, 심우성 역, 앞의 책, 57~58, 65쪽. 계면 무가에서
14) 계면은 무당을 이끌고 집집마다 돌아다니게 하는 신으로, 무당이 집집을 돌며 걸립하는 것을 ‘계면 돈다’고 한다. 赤松智城․秋葉隆, 심우성 역, 앞의 책, 57~58, 65쪽. 계면 무가에서“뒷동산에 벽오동 심었드니, 그 남기 졈졈 잘아
“뒷동산에 벽오동 심었드니, 그 남기 졈졈 잘아소부동이 되였구나, 대부동이 되엿구나
소부동이 되였구나, 대부동이 되엿구나그 나무를 비여내여, 북쟝고 맨들어 놋코
그 나무를 비여내여, 북쟝고 맨들어 놋코벽상에 심은 록죽 비여
벽상에 심은 록죽 비여피리 졋대 해금 맨들어
피리 졋대 해금 맨들어풍류를 갖추어 가지고, 어신젼대(娛神錢袋)를 둘너 메고”(위의 책, 118쪽.)
풍류를 갖추어 가지고, 어신젼대(娛神錢袋)를 둘너 메고”(위의 책, 118쪽.)라고 하여 무악기와 관련된 신격일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이 문제는 다음 기회에 이 논문에서 다루지 않은 기명들을 다룰 때 논하기로 한다.
15) 방울을 악기에 포함시킨 논의도 있으나 서울굿에서 방울은 박자를 맞추거나 하는 기능은 하지 않으므로 악기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글에서 방울은 악기가 아닌 기명으로 다루도록 한다.
16) 2004년 5월 6일 퇴계원 도령사 묵은진오귀 중 돌다리할머니와의 대담.
17) 장구의 북편은 지옥문을 상징하고, 채편은 이승문을 상징한다고 한다. 조흥윤, ꡔ한국의 巫ꡕ, 정음사, 1985, 74쪽.
18) 赤松智城․秋葉隆, 심우성 역, 앞의 책, 39~40쪽.
19) 柳東植, ꡔ韓國巫敎의 歷史와 構造ꡕ, 연세대학교출판부, 1997.
20) 이런 모습은 티벳 불교의 경전인 ꡔ死者의 書ꡕ에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21) 홍태한, 「서울 새우젓집본」, ꡔ바리공주전집1ꡕ, 민속원, 1997, 189쪽.
22) 위의 책, 190쪽.
23) 각편에 따라 나화, 낙화, 라화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기서는 인용한 글에 따라 낭화로 사용한다.
24) 赤松智城․秋葉隆, 심우성 역, 앞의 책, 44쪽. 띄어쓰기는 연구자.
25) 김태곤, 「문덕순본」, ꡔ한국무가집1ꡕ, 집문당, 1972; 홍태한, 앞의 글.
26) 김헌선, 「<바리공주>의 여성신화적 성격 연구」,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12회 학술대회 발표문, 2004년 5월 7일, 22쪽.
27) 이 글은 신화와 의례를 중심으로 부채, 방울, 대신칼 등의 기명들을 살펴보고자 한 논의이며, 신화와 제의의 선후관계를 논하고자 함은 아니다.
* Kyonggi University
첫댓글 논문 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