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없고 등뼈만 수북한 감자탕 아… 침 넘어가네
전주, 그 밖의 맛집
전주=글·여성조선 박근희기자
▲ 다락방 | |
● 다락방
이 집 감자탕엔 감자가 없다. “원래 돼지 목뼈~꼬리뼈까지 연결되는 부분인 ‘감자뼈’를 넣고 끓여 감자탕이라고 부른다”는 게 주인의 주장.
6000원짜리 감자탕엔 살점이 더덕더덕 붙어있는 돼지 등뼈만 수북이 타워처럼 쌓여 나온다. 국물에는 온갖 ‘엑기스’가 진하게 녹아 있다. 한번 원 없이 감자탕 살점 발라 먹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 전북대 구정문 앞. 카드·주차 가능. (063)272-1829
● 베테랑분식
“점심에 오면 줄 서다 못 먹을까봐 아침부터 왔어요.” 오전 9시 30분. 인근 경기전으로 소풍 왔던 박하정(근영여고 1)양과 친구들은 오직 칼국수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베테랑 분식을 찾았다.
메뉴는 칼국수·만두·쫄면(모두 3000원. 소바와 팥빙수는 계절메뉴로 4월 29일부터 판매). 계란과 김을 푼 국물에 고춧가루와 들깨가루 듬뿍 뿌려 고소한 칼국수가 특히 인기다. 푹신한 만두피에 당면 등 속을 넣은 만두는 뒷맛이 매콤하다. 성심여중고 앞. 카드·주차 가능. (063)285-9898
● 옴시롱 감시롱
상호는 정겹지만 ‘두 명이서 1인분 안 되고, 네 명이서 2인분 안돼요’라는 야박한 문구가 벽에 붙어있다. 아니나 다를까. 들어가자마자 옆 사람과 붙어 앉으라고 한다. 10명 정도 수용 가능한 좁은 공간이지만 “붙어 앉으면 최대 20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주인의 말. 고구마가 들어간 떡볶이가 유명하다. 색깔은 무서울 정도로 빨갛다. 그런데 첫 맛은 달콤, 끝 맛은 매콤하다. 떡볶이, 순대, 튀김, 김밥 1인분(2줄) 모두 2000원. 프리머스 극장 옆. 카드·주차 불가. (063)231-7367
● 이조국수
국수 한 그릇 2000원.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데 심지어 사리, 국물, 반찬까지 무한 ‘셀프’ 리필 가능하다. 그냥 한 그릇 새로 주문하면 1000원이다. 깔끔한 잔치국수, 달콤새콤한 비빔국수, 어느 것을 선택해도 후회 없다. 내부에는 ‘국수 싸게 파는 주인의 권리’(특히 복장단정 강조) 등 주인장이 직접 써놓은 글이 줄줄이 붙어 있다. 주인이 “2100년까지 국수 값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 했으니 당분간은 맛있는 국수를 부담 없는 가격에 원 없이 먹을 수 있을 듯. 인후동 6지구 YMCA 앞 골목. 카드·주차 가능. (063)242-0036
▲ 진미집 | |
● 진미집
“부부싸움 한 날엔 아무 말 안 하고 괴기(고기)만 구웠지, 뭘.” 올해로 30년째. 환갑 넘은 주인 부부가 나란히 앉아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 낸다.
고기 굽는 내내 두런두런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다. 그래서인지 돼지 고추장 불고기(1인분 5000원)가 더욱 쫄깃쫄깃 부드럽게 느껴진다. ‘테이크 아웃’ 주문도 쉴 새 없이 밀려든다.
내부 시설은 허름하다. 공기밥 대신 시금치, 단무지, 당근, 계란만 넣은 옛날식 꼬마 김밥(1000원)으로 마무리 해보자. 중앙시장 부근 한양예식장과 JTV 사이. 카드·주차 가능. (063)254-0460
● 정둔면옥
정이 두텁다는 뜻의 ‘국시(국수) 전문점’. 닭곰국시(7000원)와 오징어철판국시(7000원, 2인 이상 주문)가 주력 메뉴지만 비빔국시, 열무국시 등 모든 메뉴가 골고루 인기 있다.
닭곰국시를 시키면 커다란 뚝배기와 함께 공기밥, 소면이 따로 나온다. 일단 뚝배기에서 닭을 골라 앞 접시에 건져낸다. 닭을 식히는 동안 소면을 말아 국물과 함께 호호 불면서 먹고, 면을 다 먹은 후엔 닭다리 발라 먹기. 마지막으로 남은 국물에 밥 말아 먹으면 된다. 닭곰 국시는 ‘어 좋다’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국물맛이 얼큰, 시원하다. 전북대 신정문 앞, 전북은행 본점 뒤. 카드·주차 가능. (063)252-7791
● 진안막고기
얼리지 않은 ‘막고기’가 3인분(450g)에 5000원. 막고기란, 돼지를 부위별로 구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삼겹·갈매기살·선지·후지 등의 중간 부위를 말한다. 맛은 목살과 비슷하다. 물론 싸서 인기다. 교복 입은 여고생들이 회식하듯 모여 앉아 술 대신 음료수로 건배하고, 떡볶이 대신 고기 구워 먹는 풍경이 재미있다. 성인이 소주 2병 이상 시키면 누룽지는 공짜. 전북대 구정문 앞 먹자골목 내. 카드·주차 가능. (063)255-0533
● 옛날 땡땡이 상추 튀김·밸리 하우스
전주에는 ‘상추튀김’이 있다? 알고 보니 상추를 튀기는 것이 아니라 튀김을 양념장에 찍어 상추에 싸 먹는 방식. 확실히 덜 느끼하다. 전북대 구정문 앞. ‘옛날 땡땡이 상추 튀김’(063-273-0903)에서 상추튀김 1인분(2500원)을 주문하면 튀김과 함께 상추가 곁들여 나온다. 인근에는 1000원 짜리 생과일주스 전문점도 많다. 그 중 ‘밸리 하우스’(063-253-1980)는 생과일을 듬뿍 넣어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딸기면 딸기, 바나나면 바나나, 과일 비율이 높아 밍밍하지 않고 걸쭉하다. 줄이 길어 주문하고는 20분 가까이 기다렸다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