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리 왕국에서 보직이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보직교수는 봉사하는 자리입니다. 학교당국과 교수.학생 사이에서 학사행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여러가지 행정적인 잡무를 수행하는 자리입니다. 이러한 업무수행에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약간의 보직수당이라는 것이 주어지고요. 보직교수가 되면 약간의 책임이 부여되고, 그에 상응하여 약간의 권한이 부여됩니다. 인사추천권이라든가, 업적평가라든가, 비용지출권한이라든가 약간의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에 권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로 하려고 합니다. 때로는 보직교수를 서로 하려고 다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와우리 왕국에서 보직교수는 서로 상반된 의미를 갖습니다.
총장은 보직교수 임명을 커다란 시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당신에게 보직을 맡기는 것은 내가 당신에게 베푸는 은혜라는 것이지요. 그러니 일단 보직을 맡은 교수는 은혜에 감사해야 하며, 총장이 시키는 모든 일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위로부터의 지시가 부당하다고 하여 수행을 거부하면, 그것은 은혜을 잊고 배반하는 일이 됩니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보직교수 임명을 x밟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권한도 없고, 그저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사항에 서명만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특별히 골치아플 일도 없고, 힘들지도 않습니다. 회의에 참석하여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사항을 듣기만 하고 찬성표시만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학과장을 맡았다고 합시다. 학과의 신임교수를 추천할 권한도 없고, 강사를 선발할 권한도 없고, 학과 실험실습비를 지출할 권한도 없고, 그저 유명무실한 자리일 뿐입니다. 그러다가 학생들이 시위를 하거나 학교게시판에 글이라도 올리면 당장 위로부터 전화가 와서 학생지도를 잘 하라고 야단을 맞습니다.
2014년 보직교수 인사를 보니 여성이 많이 눈에 띄네요. 여교수님이 남자교수보다 더 순종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화촉구 성명서에 서명한 사람들은 모두 보직에서 물러난 것이 눈에 띕니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일단은 교협에 동조하는 위험인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제가 현명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도 대화촉구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더라면 이번 보직교수 명단에서 빠질 수가 있었을텐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첫댓글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보직수당 안 받고 보직 안 맡는 것이 더 마음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원대에서 보직교수란 그저 고무도장이나 거수기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교수님은 새로이 임명된 교무처장, 그리고 비서실장 홍보실장 정도일 것입니다.
보직교수 임명을 커다란 시혜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야말로 시대에 뒤떨어진 우스운 일이지요.
새 보직 명단을 보니 정말 지난 번 대화 촉구 성명에 이름을 올린 교수는 한명도 포함이 안되었군요.
대화와 상생을 촉구하는 것조차 용납되지 않는 밝은 지성의 전당(?)
수원대에서 보직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