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의 특징 중 팔다리를 무작위로 마구 흔드는 행동이 있다. 이를 감각운동배회라고 하는데, 신생아가 팔다리를 마구 흔들면서 감각운동계가 발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행위를 할 때 아기는 자기의 의식으로 팔다리가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움직여진다는 것이다. 공동체에서는 조절하기 위하여 제식 훈련을 시킨다.
그래서 자기의 팔 움직임에 자기가 스스로 놀라 울기도 하고, 머리를 잡아 뜯거나 손톱이나 발톱에 다칠 수도 있어서 손 싸개와 발싸개, 그리고 처음엔 속싸개로 안 움직이게 꽉 고정해둔다. 감각운동배회를 보며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신체를 가진 신생아의 모습을 보며 묵상이 된다. 분명, 내 팔과 내 다리인데 내 마음과 뜻대로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그럼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니기도 하다.
때로 우리는 내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 것이 아닌 것을 경험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이 마치 그렇다. 이건 분명 신앙인의 고백이다. 누군가 내 인생이라는 여정을 만들고 나에게 주었기에 나는 살아간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것이다. 내 것인 줄 알고 이리저리 휘둘러봤지만, 알고 보니 내 것이 아니었던 일이 훨씬 많았다. 그런 고백을 하나 둘 주워 모아보니 그게 결국 신앙의 고백이 되었다. 하나님 이라는 분이 계셔서 내 인생을 만드셨구나? 깨닫게 된다.
시간이지나면 속싸개를 풀어준다. 그럼 또 마구 휘저으며 감각운동신경계를 발달해간다. 내 신체에 붙어있는 것이라는 것을 어느새 인식하게 되고 내 것처럼 사용하게 된다.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시간이 있었기에, 내 것으로 인식하는 데까지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 내 것으로 인식한 뒤로부터는 주어진 자유를 누리며 사용할 수 있다. 인생의 여정이 그렇다.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던 시기와 더불어 그렇게 부모와 가정이라는 울타리 그리고 여러 울타리 속에 꽁꽁 싸매어 있다가 세상에 나와 내 것이라는 것을 알고 허우적거리며 헤쳐 간다.
헤쳐 나가는 그 여정 어디엔가 자의식이 깨어나고, 그렇게 내가 주인 인냥 마음껏 살아가다가 시간이 지나 다시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신체를 돌아보며 생을 떠나게 될 것이다. 이토록 신비로운 과정에 개입한 존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을까. 오늘도 팔을 휘젓는 아이를 바라보며,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님을 묵상하며 나는 어디쯤 휘젓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한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