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밑줄 친 단어가 잘못 쓰인 문장을 골라 보세요.
1. A사(社) 해외 철도차량 사업 본 괘도 진입
2. 한계 드러낸 톱다운…북·미 협상 방식 궤도 수정할까
3. 루나게이트웨이, 달 궤도 도는 인공위성이자 우주정거장
정답은 1번이지요. '궤도'가 맞습니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정상 괘도에 올라왔다' '포스코, 리튬사업 본 괘도 진입' 등으로 잘못 쓰는 사례가 많아요. 심지어 1999년 미국 영화 'Out Of Orbit'은 처음 우리나라에 개봉될 때 영화 포스터에 제목을 '괘도 이탈'이라고 썼어요. '궤도'로 써야 하는데, 잘못 쓴 거죠. 그럼 '궤도'와 '괘도'는 어떻게 다른지 알아볼까요?
먼저 '궤도(軌道)'의 기본 의미는 '수레가 지나간 바퀴자국이 난 길'입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뜻으로 많이 쓰이고 있어요.
첫째, '행성이나 혜성, 인공위성 따위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다른 천체의 주위를 돌면서 그리는 일정한 곡선의 길'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우주선이 달의 궤도에 진입했다' '태양의 바깥 궤도를 도는 행성'과 같이 쓰여요. 둘째, '일이 진행되는 본격적이며 정상적인 방향과 단계'를 뜻합니다. 예를 들면 '올해 최대 생산량 달성을 위해 목표량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토론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토론자들에게 논의 내용을 미리 알려 주었다'와 같이 쓰여요. 셋째, '기차나 전차가 굴러가도록 레일을 깐 길'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여 많은 사상자가 났다'와 같이 쓰여요.
다음으로 '궤도'와 자주 혼동하는 '괘도(掛圖)'는 '벽에 걸어 놓고 보는 학습용 그림이나 지도'를 뜻합니다. 1980년대까지 교육 현장에서 많이 썼던 자료지요. 요즘은 '괘도' 대신 순화어인 '걸그림'으로 쓰고 있어요.
<예시>
-지난해 공개된 ‘천리안 2A호’는 한반도 주변 기상과 우주 기상을 상시 관측하기 위한 전지궤도 위성이다.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스윙 궤도를 분석하는 골프 보조도구가 개발됐다고 한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외교력과 중재 노력이 요구된다.
-그는 돌연 인생의 궤도가 바뀌어 소설가가 됐다.
학창 시절 반장이었던 나는 사회 시간마다 괘도를 거는 일을 담당했다. < 조선일보(2019.04.03.) ‘예쁜 말 바른 말(류덕엽·서울 양진초 교장)’에서 옮겨 적음. (2019.04.08. 화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