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2번째 포인트는 해남 현지인이신 두륜산(박 성홍)님이 알려주신
산이면의 아담한 섬 예정리 수로였습니다.
이곳이 저의 1,000번째 조행기에 마침표를 찍는 곳이었습니다.
전날 두륜산님으로 부터 4짜 붕어등 씨알 좋은 붕어들이
마릿수로 나온다며 자리가 있으니 빨리 오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서둘러 보내준 주소지를 찾아갔지만 그곳에는 이제 막 도착한 한팀이
주차를 하고 포인트를 살펴 보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더 하류권으로 내려가 두륜산님이 머물고 있는
포인트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른쪽으로는 부들이 조금 있고
앞쪽으로는 줄풀과 뗏장이 섞여 있는 포인트입니다.
왼쪽으로는 부들은 없지만 줄풀과 뗏장이
앞쪽으로 잘 발달 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을 이곳으로 인도한 4짜붕어입니다.
전날 바로 옆에 계시는 현지인이 잡으셨다고 합니다.
붕어 멋집니다.
두륜산님이 찍어서 보내준 사진입니다.
우리가 도착해 보니 멋진 소년이 낚시 중이었습니다.
두륜산님의 사남매중 막둥이 아들이라고 합니다.
이제 11살이라는데 낚시경력 무려 3년...
두륜산님께 아들이 공부 안하고 낚시만 하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공부도 좋지만 사람은 인성이 좋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출조 할 때는 꼭 데리고 다니겠다고 합니다.
멋진 아버지입니다.
이곳은 금호호의 중상류권으로 오호제에서 발원하여
금자천을 지나 이곳 예정리까지 이어지는 곳입니다.
약 29만 평방 미터(약 9민 5천평) 정도의 아담한 섬으로
곳곳이 포인트이지만 아직 발길이 닿지 않은 생자리가 많은 곳입니다.
낚시대는 3.0칸부터 4.0칸 까지 모두 10대를 편성했습니다.
미끼로는 지렁이와 옥수수 어분 글루텐을 사용하였습니다.
수심은 1m권이었으며 오른쪽 부들 속은 80cm였습니다.
입질 한번 없이 해가 지고 있습니다.
밤낚시를 준비합니다.
뭔가 나올것 같은 분위기는 저에게만 해당 되나 봅니다.
열심히 찌를 바라 보았지만 전혀 움직임이 없습니다.
밤면 오른쪽 부들속에 앉아있던 두륜산님이
대물 붕어를 잡아내는 모습만 지켜 보았습니다.
어둠이 찾아온 저녁 7시.
꼼지락 대는 입질에 챔질하니 반갑지 않은 녀석이 달려 나옵니다.
이후 붕어를 한 수 걸었지만 나오다 수초에 걸려 떨어졌습니다.
밤이 깊어 갑니다.
왜 이리 피곤하던지 따뜻한 침낭속으로 파고 듭니다.
온수 보일러의 따뜻함이 낚시 보다는 잠을 청하게 합니다.
푹자고 일어 났습니다.
새벽 4시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아침 입질도 없었습니다.
날이 샐 즈음인 아침 7시 왼쪽의 3,2칸 찌가 살며시 올라옵니다.
챔질 성공!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앞쪽 줄풀에 감겨 나오지를 않습니다.
결국 수초 제거기를 꺼내 한참의 사투끝에 겨우 끌어낸 붕어입니다.
해가 뜨고 있습니다.
이런 정면에서 뜨네요.
눈이 부셔 찌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게 아침에 붕어 한마리 얼굴 보고 그만입니다.
밤사이 집으로 돌아갔던 두륜산님이 뜯어온 보리싹입니다.
이 귀한 보리싹을 넣고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처음 먹어본 보리싹 된장국...
맛있네요.
두륜산님은 오호제 바로 위에 사시는 현지인이십니다.
요즘 한가해서 자주 물가를 찾는다고 합니다.
점심을 먹고 황산면에 있는 목욕탕을 찾아갔습니다.
약 8km의 거리라 쉽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녀오는 길에 수로 중간에 있는 포인트에 올라 보았습니다.
이런! 썩을...
이게 뭐래요?
박스 가득한 가스통과 소주병...
그래도 다른 쓰레기는 남겨 놓지 않았네요.
아마 잘 정리 해 놓고 깜빡 잊고 놓고 갔나 봅니다.
포인트 좋아 보입니다.
저 아래 우리들의 포인트가 있습니다.
한분이 남아 있네요.
다음날 만났는데 하루 15수 정도는 나온다고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포인트에 돌아오니 제법 내립니다.
텐트 처마에 빗방울이...
두번째 밤낚시 시작합니다.
비는 오락가락하며 텐트를 두드립니다.
비는 내리지만 포근한 날씨.
게다가 바람도 약해 졌습니다.
부지런히 미끼를 갈아주며 붕어를 유혹해 봅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희설이의 찌들...
오늘 밤에는 붕어 잡아라~~~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전날은 옆자리의 현지인들이 몇 수 입질을 받았지만 이날은 아니네요.
초저녁에 한 두 수로 끝이었습니다.
새벽에 보니 비에 젖은 낚시대에 얼음이 잡혀있습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권이라는 말이지요.
새벽 4시 20분.
오른쪽 부들속에 박아 놓은 찌가 살포시 올라 옵니다.
월척에는 미치지 못하는 준척 붕어지만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래!
만나서 반가웠다.
날이 밝아 옵니다.
아침 입질을 기다려 보지만 생명체가 없나 봅니다.
옆자리 희설이는 아직도 자나 봅니다.
앗!
또 출근하셨네요.
11살 소년조사 박양해군.
아빠따라 지난밤 집으로 돌아가더니 아침에 또 왔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데 봄방학이라 학교 안간다네요.
스윙하는 폼이 아주 프로급이었습니다.
우리가 철수 준비를 마쳤을때 한 수 잡아 냅니다.
그녀석 참!
우리를 머쓱하게 합니다.
헐~~
씨알도 37cm의 허리급입니다.
그리고 철수하는 우리앞에서 한 수 추가...
이번에도 월~~
여기 나오는데?
가지 말까?
소년조사님의 살림망입니다.
2마리 외에는 아빠가 잡은 붕어라네요.
붕어가 있기는 있네요.
하지만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철수를 했습니다.
작은 다리위에서 바라본 상류권입니다.
생자리 파고 들어가면 붕어가 디글디글 할 듯...
다리 아래 뗏장 수초 포인트입니다.
두륜산님이 추천한 자리인데 앉아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렇게 두번째 출조지에서 가능성만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대망의 1.000번째 조행기인데 달랑 붕어 2마리라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