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 한글판 딱지본소설 - 월하가인[ 月下佳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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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2.12. 00:43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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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 한글판 딱지본소설
월하가인
[ 月下佳人 ]
작품의 특징
이 작품은 1905년 일본회사의 꼬임에 속아 멕시코로 1000여 명 넘게 노예이민을 갔던 사건을 주요 모티브로 한 신소설이다. 당시 사람들을 혹하게 했던 풍문의 실상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개척을 한다니까 우리나라같이 호미 괭이 가래를 가지고 인력으로 땅을 파고 곡식도 손으로 심고 손으로 베어드리는 것이 아니라 일동일정을 모두 기계로 하는데 이름이 노동이지 별것이 아니라. ~ 매일 거기 돈 3~4원은 된다니 거기 돈 4원이면 여기 돈 8원일세. 매일 기껏 먹는데도 1~2원밖에 안 들터이니 의례히 6~7원은 남을 것 아닌가? 그것을 며칠씩 모아 우체로 꼭꼭 집으로 부치면 당년에 집안을 일으키고 말 것이니 그런 자리가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나.”
이러한 달콤한 꼬드김에 속은 사람들은 “한입 걸러 두입 걸러 어떻게 풍설이 떡 벌어졌던지 생활에 곤궁한 사람들과 성정이 허욕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나도너도 다투어 들어가는” 상황을 연출하는데, 이 작품은 이러한 사회상의 반영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동학군을 ‘부랑잡류’로 표현하고, 일본 회사의 간교한 꼬드김이나 이민 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노력, 이민자들 스스로의 노력 등은 외면하고 있다. 이는 일제 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 이 작품이 연재되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작품의 골격은 멕시코 이민으로 헤어졌던 부부가 재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편과 아내는 각각 왕대춘과 민판서, 장시어와 왕대춘이라는 구원자를 우연히 만나 위기를 벗어나고 이별했던 부부 심학서와 장씨가 우연히 이웃에 살게 되어 재회하는 것으로 장면을 꾸밈으로써 사회소설로서도 일정한 한계를 지닌다. 또 장씨가 겪는 2차례의 고난과 해결이 또성어미의 악행과 장시어의 구원, 벽동집의 악행과 왕대춘의 구원 등으로 유사하게 전개된다. 구원자가 남성이고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 여성으로 설정된 것도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성차별적 요소가 강해서 근대적 사고를 반영한 작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밖에 양반을 도둑의 수령으로 데려가는 이야기와 조선 사신이 중국인을 구해주어 나중에 그 도움을 받는다는 <홍역관> 등 야담의 화소가 등장하여 파탄에 빠진 구성을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는데, 우연적 사건의 연속과 협조자의 도움에 의존하는 등 통속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강점 하에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던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고 노예 이민의 실상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이 지닌 독자적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책 말미의 판권지에는 저작 겸 발행자가 김용준으로 되어 있으나 이해조의 작품이다.
작품 개요
충주 목계에 살던 심학서는 동학에 가입하라는 동학군의 강압에 못 이겨 임신한 부인 장씨를 데리고 외삼촌이 사는 양주 평구로 피신했다가 이사한 외삼촌을 찾아 서울로 올라온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외삼촌은 돌림병에 두 아들을 잃고 며느리도 죽거나 집을 나가서 늙은 부부가 고단하게 살고 있는 형편이었다. 이에 심학서는 글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장씨는 바느질을 해서 외삼촌 내외를 봉양하지만 홀연 두 노인은 세상을 떠난다. 학교가 생겨 글을 배우는 아이들도 줄어들고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학서는 친구 정윤조를 만나 멕시코 노동이민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류하는 아내를 설득하여 3년을 기약하고 멕시코로 떠난다.
약방 기생 출신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또성어미는 유부녀를 유혹하여 소개하는 뚜쟁이노릇을 하던 차에 부자인 장시어가 부인을 잃고서 여염집 과부를 얻으려 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평소 학서의 집을 출입하며 홀로 지내는 장씨를 눈여겨 보던 또성어미는 장씨를 소개하기로 작정하고 장시어에게 돈을 받아 계교를 꾸민다. 또성어미는 먼저 장씨와 허물없는 사이가 된 후 잔치집에 가고 싶어 하는 장씨에게 한복과 패물을 빌려다 준다. 한복을 돌려주어야 한다며 장씨를 방문한 또성어미는 장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패물을 감추고 장씨에게 패물의 행방을 묻는다.
패물이 사라진 까닭을 모르는 장씨는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고 또성어미의 지시에 따른다. 패물의 원래 주인인 장시어의 부인을 만나야 한다는 또성어미의 말에 따라 장시어의 집을 찾은 장씨는 방안에서 장시어와 대면하게 된다. 또성어미가 과부를 데려오는 줄로만 알고 있던 장시어는 장씨의 거부 반응에 놀라고 자신과 장씨가 또성어미에게 속았음을 알게 된다. 이에 두 사람은 남매의 의를 맺고 또성어미를 경무청에 고발한다. 장씨는 장시어의 집에 출입하며 장시어의 모친과도 모녀처럼 지낸다.
한편, 멕시코에 간 심학서는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노동의 고통에 시달리던 중 중국인 왕대춘을 만난다. 왕대춘은 학서에게 호의를 보이며 미국에 사는 사촌에게 도움을 청하고, 미국의 압력으로 멕시코 정부는 왕대춘과 심학서의 주인에게 두 사람을 미국으로 보내라 명령한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심학서는 친구 정윤조를 찾지만 그가 이미 죽었다는 슬픈 소식을 듣는다.
왕대춘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심학서는 런던에 가게 된 왕대춘을 보내고 홀로 남게 된다. 예수교 목사의 집에서 생활하며 귀국할 돈을 저축하던 학서는 자신이 장씨에게 보낸 편지가 수취인 불명으로 돌아오자 장씨와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상업야학교에 입학한다.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인 학서는 주미공사를 만나고 공사관 서기로 일하다가 공사를 따라 조선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내의 행방을 찾던 학서는 3년 전 아내가 집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가 팔자를 고친 것이라 오해한다. 주미공사로 함께 일하던 민판서의 발탁으로 참서관에 임명된 학서는 국장으로 협판까지 승진을 하였는데 우연히 이웃집에서 들리는 ‘창손’이라는 소리 때문에 아들 창손의 행방에 대해 궁금해 한다.
한편, 장시어는 샘많고 간특한 벽동집을 첩으로 맞은 후 고향인 원주로 내려가고, 일가친척이 없는 장씨도 장시어를 따라 간다. 장씨를 아껴주던 장시어의 모친이 세상을 뜨자 살림을 맡은 벽동집은 장씨를 구박하기 시작한다. 이에 장씨는 홀로 신세 한탄을 하는데, 때마침 이를 듣게 된 장시어는 벽동집을 타이르고, 벽동집은 여전히 장씨 모자를 괴롭힐 생각에 몰두한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장시어는 우연히 장씨 집에 들렀다가 자신의 물건을 발견하고 장씨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게 된다. 벽동집의 계략으로 장씨가 돈마저 훔쳐갔다는 오해를 하게 된 장시어는 벽동집의 부추김을 받아 장씨에게 서울로 올라가 멕시코 소식을 알아보라고 권한다.
서울로 향하던 장씨는 횡성에서 하룻밤을 머물던 중 도둑을 맞아 모든 재산을 잃는다. 어쩔 수 없이 가마꾼을 통해 장시어에게 도움을 청하고 답장을 기다리는데, 중국인 왕대춘이 나타나 장씨에게 장판서와의 관계를 묻는다. 왕대춘은 중국에 사신으로 왔던 장판서가 자신의 부친을 도와준 은혜를 갚기 위해 조선에서 장판서를 찾던 중 우연히 장씨의 아들 창손이 가지고 있는 책에서 장판서의 이름을 발견하고 장씨를 찾아 온 것이었다. 장씨가 장판서의 딸임을 알게 된 왕대춘은 장씨에게 서울집을 장만하여 준다.
횡성 주막에서의 도둑은 벽동집이 뒤탈이 날까 염려하여 꾸민 일인데, 도움을 청하는 장씨의 편지를 받은 장시어는 5원을 보내는데 그친다. 그는 잠시 후 하인이 돌아와 장씨가 이미 청나라 사람을 만나 주막을 떠났다는 말을 하자 그녀를 부정한 여인으로 여기게 된다. 그러나 장시어는 우연히 안방에서 잃어버렸던 돈과 물건을 발견하고 벽동집을 의심하는데, 하인 칠성이가 그동안에 있었던 벽동집의 악행을 주인에게 고발한다. 이에 장시어는 벽동집을 쫓아내고 장씨를 찾아 서울로 올라온다.
한편, 서울에 집을 마련한 장씨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데, 이 소리를 이웃에 사는 심국장 즉 심학서가 듣게 되고 때마침 심학서를 방문한 왕대춘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한다. 이에 왕대춘이 사실을 확인하려고 장씨를 방문하는데 심학서는 이웃집 부인이 아내임을 확신하고 담을 넘는다. 결국 남편을 만난 장씨는 기절을 했다가 깨어나고 부부는 서로의 지난 일을 말하게 된다. 이들이 사는 집에 장시어가 방문하여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심학서는 문득 왕대춘에게 지난 일을 묻게 되는데, 왕대춘은 자신의 집안 일은 ‘동정추월’이라는 신소설을 보면 알게 된다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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