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제 제2권 / 치선(治膳)】「 정과 만드는 법[蜜煎果子法]」
대개 정과를 만들 때, 과일 신 것은 끓는 물에 데쳐 신 맛을 순하게 하여 잠깐 식혀서 신 맛을 우려내고, 연하고 보드라운 것은 꿀 달인 것만을 식혀서 과일 위에 붓고 하루를 재우면, 그 신 맛이 절로 없어진다. 건져내어 물기를 삐게 한 뒤, 먼저 달여 익힌 꿀과 한데 섞고 다시 꿀을 더 넣고 잠깐씩 대여섯 번 끓여 내어 식혔다가 다시 먼저 꿀 속에 넣고 졸이면 호박(琥珀) 빛 같아진다. 꿀을 제거하고 그릇에 담아 둔다. 졸일 때는 반드시 은냄비나 돌냄비ㆍ사기냄비를 써야 한다. 《신은지》에는 “꿀과 물을 반반씩 하여 잠깐씩 10여 번 끓여 끓는 김에 물기를 삐게 하여 따로 진 꿀을 사기냄비나 돌냄비에 넣고 뭉근한 불로 그 빛이 말개질 때까지 새 꿀을 넣어 졸인다. 담아 둘 때, 꿀이 신 듯하거든 곧 새 꿀을 녹여 바꿔준다.” 하였다. 《거가필용》
백매 정과는, 먼저 끓는 물로 백매육(白梅肉)을 데쳐 식을 때까지 담갔다가, 물기를 빠지게 하여 달인 꿀에 담가 앞의 방법과 같이 한다. 《거가필용》
청매ㆍ청행 정과는, 청매(靑梅)와 풋살구[靑杏]를 쪼개어 껍질을 벗기고, 고운 동록가루[銅靑末]를 구리그릇 안에 골고루 뿌려 녹색이 된 뒤에야 생꿀[生蜜]에 담는다. 다만 신 맛이 돌거든 곧 꿀을 갈되, 3~5번쯤 갈면, 자연히 다시는 시어지지 않아 오래 둘 만하다. 동록은 얼마라도 상관없으나, 다만 골고루 뿌리기만 하면 된다. 《거가필용》 《신은지》
살구 정과는, 살구 1백개를 소금 반 근에 절였다가 사흘 만에 꺼내어 볕에 반쯤 말려, 냉수에 씻어서 볕에 말려 씨를 빼고, 끓인 꿀 3근에 담갔다가 꿀이 마를 때까지 볕에 말린다. 《신은지》
복숭아 정과는, 복숭아 1백개를 껍질을 벗기고 씨를 발라서 쪽쪽이 저며, 먼저 꿀에 졸여 신 물을 뺀 뒤에, 딴 꿀로 졸여 건져서 말려 차게 둔다. 《신은지》
앵두 정과는, 앵두를 4월에 따서 씨를 발라 꿀 반 근을 은이나 돌그릇에 담아 뭉근한 불로 졸여 물기를 빼고 말려서, 다시 꿀 2근을 넣고 뭉근한 불로 호박빛이 될 때까지 졸여 자기그릇에 내어 갈무리해 둔다. 《신은지》
모과(木瓜) 정과는, 모과를 우선 꿀 3근 혹은 4~5근을 사기나 돌 또는 은그릇에 넣고 뭉근한 불로 졸여 걸러둔다. 다음에 모과 껍질을 벗기고 씨를 도려내어, 말쑥한 살만 1근을 사방 1치쯤 되게 얇게 저며 꿀에 넣어 졸이되, 거품이 일어나거든 바로바로 걷어내어, 두어 시간 졸인다. 맛을 보아 신맛이 나거든 꿀을 넣되 알맞게 새콤달콤하도록 한다. 수저로 떠서 찬그릇에 내어, 식거든 다시 떠내어 그 꿀이 실같이 끓어지지 않을 정도로 되게 졸인다. 이때 만약 불이 괄면 눋고 맛 또한 좋지 않으니, 뭉근한 불이라야만 좋다. 《거가필용》
연근 정과는, 초복에 연한 햇연근을 골라 끓는 물로 숨을 죽여 반쯤 익거든 껍질을 벗기고 갸름하게 썰거나 조각을 만들어, 연근 1근마다 백매(白梅) 4냥을 끓는 물 한 대접에 한 시간쯤 담갔다가 건져내어 물기를 뺀 뒤에 꿀 6냥으로 졸여 물기를 없애고, 따로 좋은 꿀 10냥을 뭉근한 불로 호박 빛같이 되게 졸인다. 내어 식혀서 항아리에 부어 저장한다. 《신은지》
숙관우(熟灌藕)는, 상품의 밀가루에 꿀을 넣고, 사향[麝]을 약간 섞어 연근 큰 머리로부터 부어 넣은 뒤 유지로 구멍을 싸서 폭 삶아 조각으로 썰어 먹는다. 《예운림집》
생강 정과[煎薑]는, 사일(社日) 전에 캔 연한 햇생강 2근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소금에 절이지 말고 팔팔 끓는 물로 데쳐 숨을 죽여 건져내어 말린다. 백반(白礬) 1냥 반을 빻아서 팔팔 끓여 하룻밤 재운 물에 생강을 2~3일쯤 담갔다가 건져내어 다시 물기를 빼고 꿀 2근을 잠깐 한 번 끓여내어 식혀서 자기(磁器) 그릇에 꿀에 졸인 생강을 넣고 열흘이나 보금에 한 번씩 꿀을 두 차례 갈아 준다. 《거가필용》 《신은지》
동아 정과[煎冬瓜]는, 10월에 딴 서리맞은 동아를 푸른 껍질을 벗기고 껍질 가까이의 살을 조각으로 썰어, 팔팔 끓는 물에 데쳐 숨죽여 식힌다. 석회(石灰) 끓인 물에 4일쯤 담갔다가 횟물을 버리고 꿀 반잔을 사기 냄비[砂銜]에 넣고 끓이다가 동아쪽을 넣고 잠깐씩 네댓번 끓여 꿀물을 뺀다. 그리고 나서 별도로 큰 잔으로 꿀 한 잔을 넣고 동아 빛이 노리끼할 때까지 삶아서 자기 안에 저장하되, 싸늘하게 식을 때까지 기다려서 뚜껑을 덮어야 한다. 《거가필용》 《신은지》
죽순 정과[煎筍]는, 동짓달에 딴 죽순 10근을 껍질째 7부쯤 익혀, 껍질을 벗겨내고 아무렇게나 썰어, 꿀 반 근에 한참 담갔다가 건져내어 물기가 걷힌 뒤 꿀 3근을 끓여 찌꺼기를 걸러내고 거기에 술을 넣어 반죽하여 자기그릇에 저장하면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다. 《거가필용》 《신은지》
도라지 정과[煎桔梗]는, 2월에 고르고 큰 것을 가려 쌀뜨물에 담갔다가 껍질과 무른 것은 버리고 우물물에 삶아 내어 꿀 4냥을 넣어 뭉근한 불로 꿀이 없어질 때까지 졸인다. 다시 꿀 반 근에 담갔다가 햇볕에 꿀이 마를 때까지 말려서 자기그릇에 저장하되, 다시 달인 꿀을 더 친다. 《신은지》
잇물 만드는 법[造紅花]은, 물에 뜨는 것을 일어서 버리고, 절구 안에 나른히 찧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다시 찧어 끓여 즙을 내어 초를 넣고 냄비에 끓인다. 비단에 점점이 찍으면 마치 살코기와 같고, 흰 음식에 넣으면 극히 아름답다. 《거가필용》 《신은지》
소행인(酥杏仁)은, 양을 관계없이 참기름으로 까맣게 타도록 볶아, 식은 뒤에 먹으면 아주 연하다. 《거가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