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쯤 되었나 봅니다.
우편물함에서 공과금 고지서를 꺼내왔는데, 그 중 하나가 '국민건강공단'에서 보내온 '검강검진통지서'였습니다.
또 받으라고? 하는 심정이었지요.
왜냐면, 작년 말 '남미 방랑'에서 돌아온 뒤(그 와중에도 검진을 받으라는 연락을 들었기 때문에, 이미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서) 며칠 뒤에 검진을 받았잖습니까?
다만, 뭔가 중요한 검사는 하지 못한(혈액검사, 내시경, 치과 등) 반쪽짜리 검사만 받았지만요.
제 앞니가 (여전히)그저 붙어있기만 한 상태라서,
위 내시경을 하다가 그 호스를 입에 물고 있는 사이에 이가 빠질 우려 때문에,
내시경 자체를 거부당했고,
치과는 본인 스스로 찾아가야만 했는데,
제 치아상태가 지금 너무 좋지가 않아 가봤자 당장 목돈이 들어갈 치료를 받지 못할 것 같아,
이래저래 뒤로 미루고 말았던 건데요,
그 사이에도 눈에 이상이 있어서 '안과' 진료를 받으려 했는데,
안과가 하도 붐비는 바람에(예약 자체가 안 되기에)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또 미적대다,
최근엔 눈에 넣던 '인공눈물'도 다 떨어졌는데, 그걸 사려고 해도 의사 진단서(처방전)가 필요해서 가야만 하는데도,
왜 그런지 병원에 가기 싫어... 요즘엔 인공눈물도 넣지 않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등,
제 최근의 건강챙기기에 큰 구멍이 뚫린 기분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수술까지 했던 귀(인공고막) 문제로도 한 번 병원에 가야 하는데,
왜 이리 병원 가는 일이 귀찮고 싫은지,
제가 병원을 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 저는 지금 '기초생활 수급자'로, 병원에 가도 진료비가 거의 없고(치과 등을 예외),
병원 자체도 이 동네에서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데,
단지,
병원에 가기 싫다는 이유로 이렇게 병원을 가지 않고 지내는 시간이 근 6개월이 넘어가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또 건강검진을 받으라는 통지서가 날아오니,
마치 받기 싫은 '예비군 훈련'이라도 앞둔 듯,
무거운 마음에 짜증스럽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