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요즘의 유리포트나 티팟은 그렇 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투명한 것이 아름다우니 그것을 보여야 하니까요. 전기 티포트도 그 종류가 수없이 많고 편리하지만,고전적인 찻주전자는 따라 갈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어디엔가 찻주전자만 모아놓은 박물관 이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도저히 찾지 못하겠습니다. 차는 그 옛날부터 종교 의례,황실의 행사에 꼭 함께 했기에 예전에 만들어진 주전자들의 아름다움 은 말로 다 하지 못합니다. 동양에서는 그 옛날 원나라 때의 찻주전자의 모습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거의 변함없이 이어졌습니다. 황금으로 만든 주전자에서 보석으로 장식한 주전자까 지,쓰임새는 하나인데 그 화려한 장식의 갖가지 모양들은 자체만으로도 예술품 입니다 . 그래서 왕실에서나 부자들은 다투어,갖가지 형태의 찻주전자를 만들 었고 그것은 용도를 떠나 완미할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중국 건륭제 때 만들어진 찻주전자가 나타난다면 아마 그 값은 어마무시할 겁니다. 그냥 판매하진 않고 옥션과 같은 경매를 통하여,값이 매겨져서 가장 높은 값을 매기는 사람이 가져갑니다.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갖기 위해 돈을 번다는 사람들이 많듯이, 희귀한 것에 이끌려 수만금을 쓰는 사람들이 이 세상 엔 많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경매 시 장이 드러내 놓고,또는 암암리에 존재하 는데 그 곳에서 팔리는 물건들의 다양함 은 일반인들은 상상 초월입니다. 옛날에 존재했던 성인이나 위인들의 신체 일부가 경매되기도 하니까요. 그 경매 시장에 자주 나오는 것이 찻주전자 입니다. 오래되고 스토리가 있으며 아름다운 찻주전자의 가격은 억 ! 소리 납니다. 조상 대대로 사용해 오던 찻주 전자가, 우연히 관광하던 전문가의 눈에 들어와 경매에 출품해서 어마어마한 금액에 낙찰된 예도 실제 있습니다.
서양인들은 동양의 오래된 엔틱에 환상 을 가지고 있는 매니아들이 많아서 경매 시장에서 그런 류의 도자기들은 싹쓸이 하다시피 가지고 갑니다. 특히 중국 황실에서 사용하던 찻주전자를 비롯한 다구들은, 값을 매기지 못할 만큼 비싼 값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짜 가 무지 많기도 합니다. 찻주전자의 이야기는 이쯤 하기로 하고 다음엔 숙우 가 있네요. 우리 말로 귀때그릇이라고 하는데 참 재미있는 단어입니다. 숙우는 그 사용법이 매우 까다롭기도 하고,쓸모없기도 합니다. 숙우의 용도 는 한 마디로 물을 식히는 그릇입니다. 주전자에서 물을 끓여 뜨거운 물을 숙우 에 부어 식혀서,찻주전자에 찻잎과 물을 넣고 우려내어 마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차에 따라서 물과 함께 펄펄 끓여 마시 는 것도 있지만 7 ,80 도 정도로 식힌 물로 우려내어 마시는 종류도 많습니다. 그 때 숙우가 필요합니다.
숙우의 사용은 매우 다양하고 크기도 여러가지 입니다. 한국의 다례에서는 숙우를 정갈하게 씻어,뜨거운 물을 부어 식으면 그대로 찻주전자에 붓지만 중국 이나 일본은 다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달 수 있는 찻잔이 있습니다. 보통 기본이 다섯 개인데, 워낙 그 종류 가 많아서 찻잔만으로도 몇 권의 책을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찻잔 받침도 반드시 필요한데, 다례에서 받침 없이 찻잔을 내는 경우는 없습니다. 다음 개수 그릇이 있는데, 말 그대로 버리는 모든 물을 담아 두었다가 다례가 끝난 후 깨끗한 곳에 버리는 도구입니다. 차시는 찻잎을 집어 찻주전자에 넣거나 할 때 쓰는 젓가락이고, 찻상과 차수건 등을 갖추면 다례를 할수있는 다구는 갖춘 셈입니다. 더 갖추자면 물을 끓이 는 화로. 찻주전자용 받침. 이 모든 다 구를 챙겨 놓을 수 있는 장식대가 필요 하겠지요. 기왕이면 다실까지.
사람은 하나에 만족하지 못하는 동물이 고 좋아하는 것은 모아야 직성이 풀립 니다. 사실 찻잔만 있으면 ,아니 찻잔이 없어도 아무 그릇에나 차를 마셔도 그 맛이 변하겠습니까? 그런데도 다구가 필요하고 찻잔이 용도마다 있는 것은 인간의 허례허식 때문이겠지요. 그럼에도 정갈한 다구 일습을 장만하여 예를 다하여 마시는 한 잔의 차는 마음 가짐을 달리하게 만듭니다. 불가에서 는 오죽하면 차와 선이 하나라고 했겠습 니까 ? 이제 다구를 갖추었으면 예를 다해 한 잔의 차를 마셔 볼까요? 장소는 어디라도 좋습니다. 몇 사람이 편안히 앉을 수 있는 곳이면 됩니다. 일본의 다실은 어마어마한 공력을 들여 꾸미지만 한국의 다실은 소박하고 단아 한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정기적인 다회를 가지거나 다도를 배우 는 사람들은 가르치는 선생님의 유파가 있기 때문에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말하다시피 나는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할 뿐이니 그렇게 봐 주면 좋겠습니다. 한 잔의 차를 즐기는 일은 때로 아주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마치고 한 잔의 차는 다음 시간에 마셔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