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있었던 엄마와 친척 모임에 간 적이 있었다. 식사 후 테이블에 딸기가 나왔다. 과일은 당연히 안 먹는줄 알았는데 내가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짧은 시간에 접시에 있던 딸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엄마''
딸이 못 먹게 할것을 알고 후딱 서너개를 먹고는 시치미를 떼는 것이었다. 눈을 흘기고 봐줬다.
아주 오래전 있었던 일이다. 돌아가신지도 10년이 넘었으니까.
70이 넘은 나도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은지 몇년이 된다. 평소 단 음식에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 못 참기도 한다. 모험삼아 먹어보고 혈당 재보고 후회하기를 반복한다.
어제는 냉장고 정리하다 작년에 선물받은 배도라지청을 발견했다. 설탕으로 만든 거니 당연히 금기 식품이나, 버리자니 너무 아까웠다. 한번만 먹어보지뭐 하고 이쁜 머그컵에 덜어서 따뜻한 물을 부었다. 맛있다. 따스한 행복감이 몰려왔다. 배와 도라지가 감기에 좋다지.
거기까지였다. 오늘 공복 혈당이 치솟았다. 하루종일 피곤하고 콘디션이 좋지않다. 너무 달았어.반만 먹을 껄. 후회를 한다. 나머지를 버렸다.
젊은 시절 나의 모험 기질은 혼자 여행다니기, 깡촌 봉사활동하기, 외국인 친구 사귀기, 다양한 취미 가지기 등이었건만, 연노한 지금은 오로지 나의 몸뚱아리에 이런 저런 실험해보는 것이로구나.
모험은 댓가가 따른다. 좋기도 했었으련만 나빠도 내탓이다. 딸네미 안 볼 때 후딱 딸기 집어 먹은 나의 엄마도 모험심 때문이었으리.
그나저나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은데 삼겹살 구이는 괜찮나? 동네 마트에서 세일하던데.
2025.03.12
첫댓글 동네 마트에서 삼겹살 세일하는 거는 워찌 알았데? 살다보면 모르고 넘어가도 좋을 것도 많은데~ㅋ
사서 온집안 냄새 풍기며 구워 묵어부렀네.ㅋㅋㅋ12000원어치 사니 두식구 배터지게 묵음.
@땅바닥
잘해부렀네그랴~~
나는그냥 검사를안해
먹고싶은거 조금씩먹고 살아야지 그러다 증세있으면병원가는거고
며칠전 돌아기신 매순이엄마는 9988234(99세까지88하게살다2~3일아프고죽는다)를 이루었는데 돌아가시기전까지 믹스커피를 오전오후 하루두잔씩 꼭 마셨다고하네
믹스커피는 의사들 마다 묵지말라든디.호오..그렇다면 이 모든것은 DNA? 절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