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지난 20일 축구회관에서 마시엘의 에이전트인 조남윤씨(브라질 아카데미 대표)와 만나 마시엘의 귀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위원장은 지난 15일 체코전 이후에 히딩크 대표팀 감독과 미팅을 갖고 수비진의 보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대책 마련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여기서 히딩크 감독은 “믿을 만한 수비수가 없다. 마땅한 뉴페이스가 없냐?”고 고충을 토로했고 이에 이위원장과 코칭스태프는 브라질 용병 마시엘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이에 히딩크 감독은 종전에 샤샤(성남)의 귀화에 무관심하던 것과는 달리 마시엘의 귀화 가능성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으며 귀화의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기량 점검 후 대표팀에 합류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때문에 이위원장은 귀국 직후 곧바로 마시엘의 귀화를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이위원장은 조씨에게 “마시엘의 귀화에 걸림돌이 생기면 함께 원만하게 해결하자”며 협조를 당부했으며 조씨 역시 “마시엘은 이미 귀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대의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히딩크 감독은 유럽에서 돌아오자마자 전남의 경기를 관전하고 마시엘의 기량을 체크할 계획. 여기서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OK 사인’이 떨어지면 마시엘의 귀화는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마시엘의 귀화는 지난해 초 월드컵지원단에서 월드컵 대표팀의 전력 강화를 위한 대책으로 처음 제시됐던 방안으로 지난해 말 마시엘이 내세운 조건에 대해 축구협회가 난색을 표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마시엘은 축구협회의 귀화 제의에 대해 ▲월드컵 대표 선발 보장 ▲차후 브라질 국적 재취득 ▲영어 교육 기회 제공 ▲가족이 함께 할 숙소 마련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는 데 이에 축구협회는 ▲대표 선발을 보장하기가 어렵고 ▲브라질 국적 재취득은 국민적인 정서에 반한다는 이유를 들어 귀화 추진을 포기했다.
현재 마시엘은 ▲브라질 국적 재취득 부분을 제외한 전 조건을 그대로 요구하고 있으며 특별한 금전적인 요구는 조건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지난 97년 한국으로 건너온 마시엘은 거주기간이 귀화 전제조건인 5년에 약간 모자라지만 법무부 장관이 인정하는 특례조항을 적용할 경우 곧바로 귀화 절차를 밟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