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케어러(young carer·가족 돌봄 청년)' 절반, 홀어머니 봉양 "간병·생계 부담… 대학 꿈도 못꿔"
10대 가장 '영 케어러'… 서울·경기에만 7만명
"한국은 영 케어러 무반응 국가… 대응 꼴찌 수준"
조부모 아픈 10대 가장, 건보에 신청만 하면 요양원에 무료로 모셔
몰라서 지원 못받는 경우 많아
영 케어러(young carer·가족 돌봄 청년)는 부모 대신 생계비를 벌어오는 소년·소녀 가장 역할뿐 아니라 몸이 불편한 부모·조부모의 간병까지 도맡느라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미래를 저당 잡힌 청소년을 뜻한다.
강우량 기자 김희래 기자 입력 2024.10.21. 00:55 조선일보
주택가에서 손주가 할머니를 업고 가는 모습. 아픈 조부모나 부모 등을 돌보느라 학업마저 미루게 되는 10대 ‘영 케어러’가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7만명 넘게 존재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전국적인 영 케어러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게티이미지뱅크
경기도에 살고 있는 중학생 A(14)군은 3년 전 혈액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홀로 모시며 살고 있다. A군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 월 117만원을 받지만 어머니 간병을 위해 2000만원의 빚까지 지게 되면서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 사소한 일상조차 A군에게는 사치다.
열악한 환경에서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10대 ‘영 케어러(young carer)’들이 서울·경기 지역에만 7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가 이들을 찾아내 적절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30대까지 합치면 12만명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몸이 불편한 할머니 봉애(손숙 분)를 돌보는 주인공 이지안(아이유 분)처럼 20·30대 들어서도 부모나 조부모를 돌보느라 꿈을 저당 잡힌 경우까지 합치면 영 케어러 규모는 12만명을 넘는다. 서울에 사는 B(26)씨는 7년 전 아버지가 뇌전증으로 쓰러지면서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어머니와 B씨가 번갈아가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면, 남은 한 명은 간병해야 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고부터 편의점과 식당 등에서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지만, 매달 아버지에게 필요한 주사비만 400만원이 넘는 탓에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B씨는 “아버지를 돌본 게 경력으로 인정받는 것도 아니어서 진로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온다”고 말했다.
일러스트=김성규
◇영 케어러 절반은 홀어머니 봉양
20일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경기의 9~39세 영 케어러 가운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모자 세대가 52.1%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영 케어러 2명 중 한 명은 홀어머니를 봉양하고 있는 셈이다. B군처럼 아버지·어머니가 모두 있지만 부모 간병과 가족 생계를 모두 책임져야 하는 ‘부모 자녀 세대’ 영 케어러가 29.3%로 뒤를 이었다. 11.3%는 자녀가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경우였고, 손자·손녀가 할아버지·할머니를 돌보는 조손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1.1%였다.
영 케어러들은 빠듯한 형편 탓에 진로마저 위협받고 있다. C(17)군은 호흡기 장애가 있는 아버지 대신 생계를 책임지느라 하교 후 음식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주말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지적 장애가 있는 동생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는 어머니 대신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김승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옹호본부장은 “지난달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 87곳이 영 케어러 지원 조례를 제정했지만, 연령이나 부양 기준 등은 여전히 통일돼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학교가 영 케어러 찾아내야”
3년 전 대구에서 아픈 아버지를 간병하다 살인을 저지른 22세 청년의 ‘간병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도 물꼬를 텄다. 그러나 아직 영 케어러의 전체 규모조차 불명확한 상황이라, 지원받는 대상은 매우 제한돼 있다. 영 케어러들이 자신의 사연을 드러내기 꺼린다는 점도 이들의 정확한 규모 파악을 막는 장애물이다. 2021학년도 기준 초·중·고 학업 중단 학생 3만2027명 중 1만9189명이 장기 결석·가사 등의 사유로 학업을 중단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가족 돌봄 청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영 케어러들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손 들고 나서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발굴이 필요하다”며 “중·고등학교에서 가정 상담 등을 통해 영 케어러들을 찾아내고, 지역 복지센터 등과 연계해줘야 한다”고 했다. 치매 조부모나 알코올 중독 부모를 돌보는 일을 어린 손주에게 떠넘기지 말고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보영 영남대 휴먼서비스학과 교수는 “영 케어러에게 생계비 일부를 보조해주는 수준의 지원책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영 케어러 가구에 대해 간호·간병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돌봄 부담을 덜어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우량 기자
사실을 직시하고, 진실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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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가장 '영 케어러'… 서울·경기에만 7만명
아픈 가족 봉양 가족돌봄청년들 꿈 저당잡힌 채 모든 부담 떠안아
강우량 기자 입력 2024.10.21. 00:55 조선일보
중증 질환이나 치매, 알코올중독 등이 있는 조부모나 부모, 형제 자매를 돌보는 10대 ‘영 케어러(young carer·가족 돌봄 청년)’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만 7만명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 케어러(young carer·가족 돌봄 청년)는 부모 대신 생계비를 벌어오는 소년·소녀 가장 역할뿐 아니라 몸이 불편한 부모·조부모의 간병까지 도맡느라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미래를 저당 잡힌 청소년을 뜻한다.
20일 김지선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부연구위원의 ‘가족 돌봄 청년 기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과 경기 지역 9~18세 영 케어러는 7만885명으로 집계됐다. 이 연령대 주민등록인구(203만4941명)의 3.5%다. 성인이 된 20·30대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가족 돌봄 청년은 12만347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영 케어러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국내 첫 추산 결과다. 김 부연구위원은 9~39세 가구원이 있는 기초생활수급 가구(소득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가구) 가운데 1인 가구와 부부 가구 등을 제외했다. 이 가운데 장애인이나 70세 이상 노인, 중증 질환자 등 돌봄이 필요한 40세 이상이 있는 가구, 부모 없이 몸이 불편한 형제·자매를 돌보는 경우 등을 추려냈다.
영 케어러는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부모 등에게 무보수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청소년’으로 정의한다. 10대 영 케어러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학교나 지자체 등에 잘 알리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집단’, ‘잊힌 최전선’으로 불린다. 영국·호주 등은 영 케어러를 사회문제로 보고 생계비와 돌봄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선 정부 차원의 영 케어러 규모 공식 추산치나 지원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국제 학계가 한국의 영 케어러 대응 수준을 1~7단계 중 최저 수준인 7단계(무반응 국가)로 분류할 정도다.
강우량 기자
사실을 직시하고, 진실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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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영 케어러 무반응 국가… 대응 꼴찌 수준"
국제사회서 세계 최하위권 평가
권순완 기자 정석우 기자 입력 2024.10.21. 00:55 조선일보
일러스트=김성규
영 케어러(가족 돌봄 청년)는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부모 등에게 무보수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청소년’으로 정의한다. 10대 영 케어러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학교나 지자체 등에 잘 알리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집단’, ‘잊힌 최전선’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영 케어러 대응 수준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게 국제사회 평가다. 영 케어러 문제의 대표 연구자로 꼽히는 아그네스 레우 스위스 바젤대 교수는 2022년 ‘청소년 연구 저널’에 낸 보고서에서 영 케어러 대응 수준을 7단계로 분류했다. 최고 수준인 1단계(정책 완비)는 영 케어러의 부모·조부모 간병·부양 부담이 최소화된 경우인데, 이런 국가는 전 세계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영 케어러를 사회문제로 보고 관련 지원책을 정비한 영국이 다음 단계인 2단계(선진 수준)로 분류된다. 잉글랜드 지역을 기준으로 17세 이하 영 케어러가 16만6000명대에 달하는 영국은 2014년 ‘아동 및 가족법’을 만들어 지방정부가 영 케어러 현황을 의무적으로 파악하도록 권고했다. ‘케어러스 트러스트’ 등 자선단체가 중증 질환 부모·조부모의 용변 처리 등 간병 업무를 지원한다. 미성년자나 20대 초반인 영 케어러가 직접 돌봄 업무를 맡는 경우 생계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일주일 단위로 돌봄 수당을 지원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다음은 3단계(중간급)로 25세 이하 영 케어러가 23만명이 넘는 호주 등이 해당된다. 오스트리아·독일·스위스 등이 4단계(준비 단계), 프랑스·미국 등이 5단계(인식·정책 신생국), 방글라데시·일본 등이 6단계(인식 초기 단계)다. 한국 등 나머지 국가들은 영 케어러 대응 체계가 거의 없는 7단계(무반응 국가)라고 레우 교수는 봤다. 다만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서울 등 일부 지자체에서 영 케어러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만든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우리나라 대응 수준을 5단계와 6단계 사이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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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 아픈 10대 가장, 건보에 신청만 하면 요양원에 무료로 모셔
몰라서 지원 못받는 경우 많아
강우량 기자 입력 2024.10.21. 00:55 조선일보
나의 아저씨.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주인공인 이지안(아이유 분)의 할머니처럼 65세 이상 중증 질환자 가운데 소득이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로 요양원에 입소할 수 있다. 하지만 영 케어러 상당수가 이런 혜택을 몰라 조부모 간병과 봉양 부담을 떠맡고 있다. 서성술 성심복지센터장(사회복지사)은 “일부 아이들은 이 제도를 몰라 돌봄 부담을 오롯이 짊어지고 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했다.
극중 주인공도 제도 자체를 알지 못했다. 또 할머니와 주소지가 같고 대기업 계약직 사원으로 소득이 있어 부담금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주인공 직장 상사인 박동훈(이선균 분) 부장이 “자식 없고 장애 있으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주소지를 분리하고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장기요양등급 신청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와 기초생활수급자 장기요양보험 혜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각종 지원 제도들도 영 케어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인천·울산·충북·전북은 올해부터 만 13~34세 영 케어러들에게 연간 200만원의 ‘자기 돌봄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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