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참 애매합니다.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바로 에릭센, 알리와 함께 2선 자리에 뛰는 선수들입니다.현재 이 자리는 손흥민, 라멜라, 샤들리 3명의 선수가 경쟁 중에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은지에, 오누오하 선수가 있지만, FA컵까지 탈락한 상황에서 후반기에 주력 선수로 활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입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손흥민과 라멜라의 2강 경쟁 체재로 보였지만, 샤들리가 조커로 투입됐을 때 꾸준히 득점 기록을 이어가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경쟁은 어떤 감독이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기장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노력은 팀에 큰 플로스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허나 현시점에서 이 3명의 선수는 선발 출전했을 때 그냥 무난한 모습 속 큰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몇몇 교체 출전 경기에서 반짝이는 활약으로 팬들에게 잠깐의 기대만 만들어줄 뿐이라 큰 고민거리로 남아있습니다. 후반 조커로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로 인해 선발 기회를 주면 비교적 다시 잠잠해지는 부분은 토트넘에게 상당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포지션의 선수가 터져준다면 토트넘은 더욱더 다양한 공격 루트를 생산할 수가 있는데, 이는 이번 시즌 토트넘이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오랜 기간 나오지 못한 손흥민과 라멜라 선수의 득점력에 물꼬가 튼다면 에릭센과 알리가 공격 전개시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체력 안배를 가질 수 있으며, 그들의 장점은 패싱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토트넘이 후반기에 가져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경쟁 중인 2선 자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아준다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토트넘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 시즌 지금까지 이 세 선수는 그야말로 큰 소용은 없으나 안 쓰기엔 아까운 계륵과도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는 활약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전술 속에선 잘 자리 잡은 손흥민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현재 포체티노가 운용 중인 포메이션은 4-2-3-1입니다. 많은 포메이션 중 가장 전술적인 활용도가 높은데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기본적인 포백 전형으로 수비를 갖추고, 다섯 명의 미드필더와 원 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중앙 수비 섹터에 두 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한 뒤 세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원 톱을 도와 공격 임무를 맡게 되는 게 4-2-3-1의 특징입니다. 중원의 숫자를 최대한 많이 가져가 허리부터 상대를 장악하고 시작하겠다는 건데, 이 중심에 있는 뎀벨레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이어가 홀딩을 맡아 수비 섹터까지 내려가 포백을 보호하고, 뎀벨레는 좀 더 올라와 박 투박 미드필더의 전형적인 모습을 구사합니다. 대신 상대방이 압박을 강하게 나올 경우에는 3선에서 패스 성공률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2선의 공격형 미드필더들도 많이 내려와 플레이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포체티노 감독이 가장 중요시하는 사항이며 손흥민을 포함한 토트넘의 미드필더들이 갖추고 있는 장점인 많은 활동량과 수비 가담을 통해 가능한 일입니다. 손흥민과 라멜라가 컨디션이 좋은 경기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건, 상대 공격 시 수비 지역까지 내려와 측면에 생기는 '프레싱 존'(상대방과 공격과 수비 상황에 압박을 받고, 시도하는 구간)에서 풀백의 수비를 도와주고 볼 탈취 시 역습을 전개하는 출발점 역할을 잘 구사합니다. 이를 통해 에릭센이나 델리 알리가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빠른 역습이 가능케 만들어주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꾸준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의 킥 실수를 유도하는 모습들은 많은 활동량을 통해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손흥민에게 감독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전술적 움직임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아주 좋은 부분이며, 반대로 다른 측면 선수에서 이와 같은 전개를 시작했을 때 공을 받기 위한 빈 공간을 잘 찾아들어가고 공격적인 활발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더 매력적인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손흥민, 날개가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