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십자 회비 꼭 내야 하는 건가요?"
적십자회비 납부를 알리는 지로통지서를 받아들곤 이런 고민에 빠지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통지서에 이름과 주소까지 정확히 기재돼 있는 게 신경이 쓰입니다. 회비를 내지 않고 그냥 무시해버리려니 혹시 불이익이 있진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요.
사실 적십자 회비 지로용지 배포는 법에 근거해 이뤄집니다. 대한적십자사는 대한적십자사조직법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등으로부터 필요한 자료를 제공받습니다. 하지만 회비 납부는 의무가 아닙니다. 자율 납부가 원칙인데요.
최근 이 같은 대한적십자사 지로통지서 발송과정과 근거가 되는 법률에 위헌 여지가 있다면서 고등학생 2명이 헌법 소원을 냈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동의 없이 적십자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취지인데요.

이들은 대한적십자사가 개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활용해 지로통지서를 보내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아울러 지로통지서가 세금고지서와 비슷한 모양이고 '회비'라는 용어를 사용해 마치 자신이 적십자회원이라는 오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에 근거, 지난 2017년 전국 25~70세 세대주에게 적십자회비 1만원 납부를 요청하는 지로통지서를 배부했고 총 472억2484만6000원을 회비로 걷었습니다.
사실 대한적십자사 조직법 규정에는 회비를 납부한 자를 적십자사 회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고등학생들의 말처럼 회원도 아닌 사람에게 회비를 내라는 지로통지서를 보내는 것은 규정과도 맞지 않는 상황인 거죠.
물론 잘못 알고 적십자사 회비를 낸 경우, 환불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회비 납부 후 2주 안에 환불을 요청해야만 합니다.
번거로운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의 선물 제작하는 대한적십자
대한적십자사는 100여 년간 선행을 베풀어온 대표 구호단체 중 하나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1903년 대한제국 정부가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1905년 처음 설립됐는데요. 이후 1952년말 대통령 담화문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모금이 시작됐습니다.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등 주요 재난현장에서 인명구조활동을 해왔고 혈액관리본부 등을 운영하며 혈액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기여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나 기업, 개인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국제구호 등의 영역에선 대한적십자사의 노력이 더욱 중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대한적십자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성희롱 발언으로 조직 자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데다 국정감사에서 성금 모금을 위한 지로용지 발송에만 한해 30억원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변화가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었습니다. 사실 성금 모금을 위해 일반 국민들에게 지로용지를 발송하는 나라도 적십자회원국 191개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는데요.
헌법재판소가 이번 위헌심판청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적십자사 운영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들이 불편해하지 않으면서도 대한적십자사 본연의 역할은 위축되지 않을 수 있는 묘수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