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 끙끙 앓다 늦은 시간 일어 나니 커피가 땡긴다.
믹스 커피하고 쌍화탕하고 섞어 먹으면 맛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아내가 "당신 미쳤어요"? 그럴까봐 그냥 머그 컵에 믹스커피만 따른다.
내 방에 와서 내 할 일 하고 있는데..
밖에서 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나 살며시 엿들어 보는데..
"엄마 다녀 올께"~
"싸우지들 말고 잘 놀아"~
"특히~너~!! 친구들 괴롭히지 말고..알았어"!?
"아빠가 밥 안주면 엄마한테 전화해..알았지"? 혼내줄테니까..
난 우리 집에 우리 애들이 여러 명 있는 줄 알았다.
히얀한게 말귀를 알아 듣는 듯 집사람 쪽으로 모두 모여 옹기 종기 모여 듣고 있는 듯하다.
잠시 후..
"어휴 고생했어요"
"이렇게 많은 꿀을 만드셨네요"
"키도 쑥쑥 자라고 힘들진 않으신가요"?
"뭐 필요한 건 없나요"?
"키가 너무 커서 버티기 힘든 것 같으니 제가 지지대 로 편하게 해 드릴께요"?
이번에는..급 존칭이다.
아까 애들과는 급이 다르다.
왜 이러는 걸까?
곰곰히 생각했다.
커피와 쌍화탕을 섞어 마셔도 될 것을 괜한 걱정을 했나 보다.
어차피..
둘다 미쳐가고 있으니..
그나저나 저리 말하는 걸 보면 곧 떠날 것 같긴하다.
밥 안 주면 제주에 전화 할까 두려워..
굶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추신) 사진 첨부하려고 사진 찍으려는데..
아내한테 걸림. 다음 기회에~!!
첨에는 뭔 글인가 헷갈렸는데
강아지도 아닌 어항 붕어에게
한 말?
남편 밥도 제때 챙겨 주겠지요?
새벽 다방에서 화장 찐한 언니가
잔정없이 내주는
쌍화차에 노른자 동동..
모닝 커피에 노른자 동동..
그 맛이 그립네요..ㅎ
밥은 잘 차려 줍니다.
다행이고 고맙죠.
오늘 아침은 토스트에 딸기 쨈..
점심은 소고기 무우 국에 가지 나물..오징어 무침..시금치 나물..
저녁은 보쌈에 배추 잎..겉절이..등등..
이 정도면 괜찮은 거죠?
언제 한국오면 시골 다방 한번 가자구요.^^
ㅋㅋㅋㅋ 여기
고양이랑 화초랑 사물이랑 대화하는 1인
여기 또 있습니다.
밥솥이 취사가 다 됐다고 말하면
우리 식구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죠~
아들도 처음엔 뭐라그랬어? 묻더니
이젠 그러려니 합니다.
심지어 변기 물 내릴때도
세상구경 잘 하세요~ 그럽니다...ㅋㅋ
미쳐 돌아가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하게요
근데 그거...좋은거래요.
꽃들도 얼마나 잘 자라게요~^^
아하~그런 분들이 더러 계신가 보네요.
한 수 더 뜨십니다.
밥 솥과도 대화를 하신다니..
사람이 말하는 걸 꽃들이 알아 듣는다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좋은 이야기 해주면 더 싱싱하게 잘 자란다고 요.
역시 사랑 받고 있다는 생각은 삶을 풍요롭게 하나 봐요.
네 일상 생활 잘 보네요
예~이러고 삽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되세요.^^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