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직전 송파구에 사는 70대후반인 아저씨가 8월말쯤 설악산을 갔다가 길을 잃었다. 길을 잃고 헤매다 결국 저녁이 되어 바위사이 좀 덜춥고 아늑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밤에는 밭데리를 아끼려고 핸드폰을 껐다. 배낭속에 초코렛. 과자를 저녁대신 먹었다. 다음날 다시 길을 찾았으나 또 헤매고 바위근처로 몸을 숨겼다. 핸드폰은 계속 터지지 않았고 남은 과자와 초코렛을 아껴 먹으며 이틀밤을 첫날밤처럼 보내고 3일째가 되던날 기적적으로 구조대원들이 아저씨를 위치추척하여 찾게 되었다.. 이분은 퇴직후 설악산을 열다섯번이상 혼자 와서 어느정도 자신을 했다고 말했다.
나보다 5년선배니까 70대중반을 넘어서는 아주 씩씩한 한분하고 가까이 지낸다. 보통사람은 아니다. 동기들 카페지기를 하며 일주일에 두번씩 열심히 산우회장으로 근교산을 리더한다. 매번 참여자가 10명좀 넘는데 산만 가는게 아니라 고궁도 가고 수원화성도 가고 현충일이 되면 젊어서 군생활하다 죽은 동기묘비앞에서 단체묵념도 하고 현충원 한바퀴를 돈다. 국내트레킹코스도 거의다 섭렵을 했고 그야말로 오지인 청송.영양. 봉화.영월을 관통하는 외씨버선길도 7일동안 혼자 다녔고 작년에는 코카사스원정도 다녀왔다. 뉴질랜드밀포드 트레킹도 젊어서 다녀왔을 정도로 산행 매니아다. 내년에는 국내외 동기들한테 같이 한살이라도 젊었을때 국내외 산행을 하자고 장대한 계획을 홈피에 올렸다. 본인은 한창 나이로 생각하고 있고 사회적인 통념상 나이계산 즉 어르신대접을 철저히 배격한다.
금년한해 나는 일주일 한번은 근교산엘 가자고 스스로 약속했으나 카운트를 해보니 38회에 끄쳤다. 50번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것도 부지런해야하고 어느 때는 꽤가 나고 스스로 핑계를 대면서 안간적도 많다. 그래도 만사 제쳐놓고 일단 집을 나서면 그렇게 기분은 상쾌할 수가 없다. 누구말대로 집에 있어봐야 게으름피우기가 십상이다. 산정상에 다다르면 뭔가 달성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산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함께 산행하는 사람들과 떠들며 먹는 점심은 수라상부럽지 않는 진수성찬이다.
70대중반 형님들이 화끈한 산행을 합시다하며 올린 계획을 보니 봄과 초여름 걸쳐서는 국내는 울릉도나 제주도 한라산을 가고 해외는 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을 20일에서 30일을 간다고 한다. 가장 힘든곳인 파키스탄의 K2베이스캠프도 계획하고 있다. 분명 한다고 하면 하는 분이라 동기들이 몇명이 참여하든 간에 실행에 옮길것이다. 심지어 겨울에는 뉴질랜드 밀포드를 간다고 써있다. 과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인가? 이에 조금이라도 자극을 받아 나도 새해는 살아 있음을 보여주려면 하루를 좀더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싶은 마음 또한 있다. 우선은 원대한 목표로 50개 근교산을 올라 가는게 실천만해도 대성공이리라. |
첫댓글 활기차게 산행을 하시며
살아있음을 만 천하에 보여주시는 새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
부럽습니다 건강하게 사시는 모습
응원합니다.
와~~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