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안전하게 잘 키우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엄마가 되고 난 뒤 ‘내 아이가 사는, 살아갈 세상’의 관점으로 많이 판단을 하게 되는데 뉴스를 보면 참 답답한 소식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란 책은 내게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줄 수 있어서 반가웠다.
내가 무심코 쓰는 샴푸, 화장품, 세제, 보디워시, 로션의 구성성분과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된 건 임신을 했을 때부터이다. 예비엄마들의 인터넷 카페를 가입했는데, 임신을 했을 때 주의해야 할 것들에 대한 정보가 넘쳐났다. 두피의 화학성분도 태아에게 전달되니 샴푸도 가려 써야 한다, 화장은 자제하자,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어떤 제품을 쓰는 게 좋더라 등등 글이 참 많았다. 브랜드도 많고 종류도 많아서 귀찮았던 나는 먼저 아이를 낳은 언니에게 조언을 구해 제품을 구비했다. 다행히 아이가 아토피가 없어서 특별한 문제없이 제품들을 써왔고 애가 크면서 이제는 제품을 따지기 보다는 아기세제, 유아화장품, 천연유래성분 등의 표현이 들어간 것들을 사면서 일반제품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 막연히 믿어왔다. 하지만 가끔씩 신문기사나 육아카페에 글들을 보면 우리가 쓰고 있던 제품의 성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천연이나 친환경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도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에 대한 지침이나 위험을 정확한 수치로 나타내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거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를 명시하지 않거나 은폐하려 하고, 결국 소비자가 이에 대한 공부를 하고 똑똑해질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저자가 아토피 아이를 키워내기도 했고, 화학과를 졸업하고 화학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했기에 전문적지식과 경험을 함께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한 첫 깨달음은 우리가 노출되어 있는 생활 속 화학물질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비누, 주방세제, 세탁세제, 샴푸, 린스 등 성인은 하루 평균 9가지의 제품을 사용하고 128가지의 화학물질에 노출된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1년에 소주잔 2병 정도의 주방세제를 먹는다. 샴푸와 린스를 사용은 오히려 들어 있는 성분들이 탈모와 두피손상을 야기하며, 하루에 3번 하는 양치질은, 양치질 후 7~8번 세게 헹궈낸다고 해도 치약의 유해물질의 농도는 5%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뿐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치약 성분 중 하나인 라우릴황산나트륨은 자동차 세척제, 엔진기름 세적체 등에도 쓰일 정도로 강한 세정력을 가지고 있고, 문제가 된 적이 있던 파라벤 말고도 시판 중 치약의 대부분이 주성분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아 치약의 안전성은 검증되었다고 볼 수 없는데 우리는 이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살충제, 락스, 차량용스프레이방향제, 바르는 모기기피제, 나프탈렌,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세탁표백제, 드라이클리닝한 빨래, 링클프리제품, 플라스틱용기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나 물건에서도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학물질들이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세제는 표준량을 사용할 것과 지나친 청결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편의를 추구하기 보다는 건강과 환경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론 벽지나 유리창에 묻은 때는 소주나 청주, 소독용 알코올을 사용하고, 알카리성 때는 구연산이나 식초와 같은 산성물질을 이용하면 되고, 생활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알코올, 식초, 소금, 베이킹소다, 과일, 곡식가루 등을 활용하면 된다고 한다. 최근 베이킹소다, 과탄산나트륨, 구연산, 과탄산소다의 천연세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정확한 활용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서 직접 만드는 건강비누, 샴푸바, 린스, 헤어컨디셔너, 베이킹소다치약, 손소독제, 보디워시, 섬유탈취제, 방향제, 모기기피제, 살균제, 주방세제, 세탁세제도 소개하고 있다. 재료만 구비하면 계량만 정확히 하여 섞어주면 되는 것들이라 시간이 날 때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사용되는 제품들이 피부와 호흡기로 흡수되고 이런 화학성분들은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계속 쌓여간다고 한다. 그리고 수많은 화학물질들이 만들어 지고 사용되고 있는데 과학의 속도를 사람이 따라가고 있지 못해 2011년 기준으로 유해 정보가 확인된 화학물질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며, 나머지 85%에 대한 정확한 연구나 데이터는 없단다. 결국 가습기살균제처럼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나서야 문제가 해결될지도(실제론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모른다. 방사능, 미세먼지, 환경오염 등 이 세상을 살기에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참 많다. 화학제품이라도 잘 알고 몸에 무해한 것을 사용하고 친환경적인 것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를 위하고 이 세상을 위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5735754&orderClick=LAG&Kc=
올려 주신 서평글은 교보문고의 자산이 되어 향후 교보문고 기획전 등에 컨텐츠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에, 추가로 가능한, 부담되시지 않는 정보 수위를 알려 주십시오.
예/ 아니오 로 답해 주시면 됩니다.
1.소속학교를 밝혀도 괜찮으신가요? 아니요
2.본명을 밝혀도 괜찮으신가요? 네
고맙습니다.
첫댓글 http://blog.naver.com/coinlove81/220772737038
http://booklog.kyobobook.co.kr/h2nara/1599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