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일백여든여섯 번째
공자도 칭찬에 목말라 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고 하지만, 우리 집 어른들은 칭찬에 인색하셨습니다. 밖에서 듣는 칭찬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셨는지도 모릅니다. 훗날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으로 미루어 보면 칭찬이 건방져지고 게을러지게 한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뭐든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 했으니 그리 생각하셨을 겁니다. 인간관계에서 칭찬은 매우 유용합니다. 물론 과하면 아부가 되지요. 그래도 인간관계에서 칭찬은 필요합니다. 성인으로 일컫는 공자孔子조차도 칭찬을 아낀 사랑하는 제자에게 섭섭해하셨습니다. 섭공葉公이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에게 공자의 사람됨을 물었으나 자로子路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자로에게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왜 대답을 못 했느냐? 이렇게 말하면 되지 않는가! ‘저의 스승인 공자孔子의 사람됨은 학문에 마음과 힘을 다하고, 학문을 즐길 때는 먹는 것도 잊고 근심 걱정을 잊으며 심지어는 늙어 가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대답하면 될 것 아니냐.” 그래야 섭공이 자기를 등용해주었을 텐데 왜 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서운해한 겁니다. 인간이기에, 어떻게든 자기의 꿈을 펼치고자 애쓰던 시기였기에 그랬겠지만, 누구나 칭찬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황혼녘의 우리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칭찬은 긍정적일 때 자연스레 나옵니다. 그래서 칭찬을 들으면 그 순간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느낌부터 들게 됩니다. 그래야 상대도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지요. 어떤 친구는 한 잔 마실 때마다 자신에게 그럽니다. “오늘 수고했다. 한잔해라!” 그렇게 만나면 좋은 말, 칭찬하는 말로 인사를 대신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합니다. 칭찬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까지 합니다. 살아보니 칭찬도 습관이라는 걸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