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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력으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다.
축일명대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임금)이심을 기리는 날이다. 예수님께서는 정치권력을
장악하여 백성을 억누르는 임금이 아니라, 당신의 목숨까지도
희생하시며 백성을 섬기시는 메시아의 모습을 실현하셨다.
스스로 낮추심으로써 높아지신 것이다. 1925년 비오 11세 교황께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하셨다.
한국 천주교회는 1985년부터 해마다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간(올해는 오늘부터 11월 30일까지)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신자들이 일상생활 가운데 성경을
더욱 가까이하고 자주 읽으며 묵상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느님 말씀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등불이기 때문이다.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마지막 주일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우리가 임금이신 그분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하느님께서는 우리 정신을 밝게 비추시어,
섬기는 것이 다스리는 것임을 깨닫게 해 주실 것입니다.
세상 모든 군주의 임금, 그리스도 우리 주님을
형제들에게 삶으로 증언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합시다.
제1독서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이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7,13-14
13 내가 밤의 환시 속에서 앞을 보고 있는데,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나,
연로하신 분께 가자, 그분 앞으로 인도되었다.
14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께서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셨습니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5ㄱㄷ-8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5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이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피로 우리를 죄에서 풀어 주셨고,
6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신
그분께 영광과 권능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7 보십시오, 그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십니다.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입니다.
그분을 찌른 자들도 볼 것이고,
땅의 모든 민족들이 그분 때문에 가슴을 칠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멘.
8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33ㄴ-37
그때에 빌라도가 예수님께
33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하고 물었다.
34 예수님께서는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하고 되물으셨다.
35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하고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36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37 빌라도가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같은 단어를 써도 사람마다 다른 뜻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잘 살아야겠다.”라고 말할 때,
어떤 이는 이를 신앙적으로 윤리적으로
올바르게 사는 것으로 이해하고,
어떤 이는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사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사랑’이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누구는 남녀 간의 사랑을 생각하고,
어떤 이는 친구 사이의 우정을 떠올리고,
또 다른 어떤 이는 보편적 인류애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께 부여되는 ‘왕’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이들은 ‘왕’이라는 말에서 최고 권력자,
군림하고 억압하는 자를 떠올리며,
이를 그리스도께 붙이거나 그리스도인의
왕직을 말할 때는 거북하고 불편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당신 스스로 왕이라고 하실 때는
오히려 반대로 사랑과 봉사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르 10,43)라고 하셨듯이 하느님
나라의 왕은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람들을 섬기는 이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왕의 권위는 사랑에서 나옵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큰 사랑을 가진 이인데,
사랑이 가장 큰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 낮은 사람입니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늘 더 작아지고, 더 낮아지며,
더 내준다는 것을 압니다. 그 누구보다 사랑이
크신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이로
낮은 곳에 오셔서 당신을 내주신 분이십니다.
왕직을 실행한다는 것은 권력을 가지고 군림한다는
뜻이 아니라, 사랑하고 봉사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수행해야 할 왕직은 그런 사랑의 봉사직입니다.
더 작고 낮은 이가 되어 더 많이 자신을 내주는 사랑의 봉사직입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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