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족 이야기
일본 고래에다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을 보았다.
2018년도 칸 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하여 관심도 갔지만
영화를 통해 가족의 의미에 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통상 가족이라 하면 혈연 인연 입양 등으로 연결된 일정 범위의 사람들로서,
한 지붕 아래 모여 사는 구성원을 말한다.
이와 같이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집단을 가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원시사회에선 가족이나 가정의 개념이 없었을 것이다.
단지 지역적으로 한데 모여 자연재해와 외적에 대해 공동 방어하고
공동으로 생산 및 소비하는 집단이 있었을 뿐이며,
그 무리 중에 힘 있는 자가 무리를 통제했다는 게 인류학자들의 일반적 견해다.
그러는 중에도 세월이 흐르면서 개별적인 친소관계가 발생해
더 가까운 남녀끼리 결속하는 현상이 생기고,
이것이 일부다처제나 일부일처제의 사회계약으로 변모하여
그 모럴 안에서 결혼과 성(性) 및 자녀를 둠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가족 내지 가정이 탄생되었다고 하겠다.
사회학자들은 이를 사회의 최소단위라 하지만
이러한 1차 사회집단이 건강하게 형성 유지될 때
사회 전체적으로도 안정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최근엔 가정의 모럴이 해체되어가는 현상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가정을 꾸미려들지 않거나
가정을 꾸몄다 해도 구성원들 서로 사랑으로 보듬지 않거나
아예 가정 내지 가족을 방기하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 원인이 경제적 어려움과 극도의 개인주의에 기인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랑의 결핍이 제일 큰 문제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영화는 현대적 의미의 가족이 아닌,
그러니까 혈연관계가 없는 비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자식인 듯 세 사람 등)
이들은 모두 가족 내지 가정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생산수단은 도둑질이지만
공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소비한다.
그럼에도 사랑 또는 정으로 결연되어 있기에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그것도 사회제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니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급기야 그들이 혈연관계가 없는 도둑집단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법의 심판을 받아 원래의 가정이나 보호시설로 보내지거나
뿔뿔이 흩어져 가족 아닌 가족은 해체되고 마는데,
그럼에도 오사무와 쇼타가 지난 세월을 추억하고
노부요는 죄를 혼자 뒤집어쓴 채 감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면
그들의 결속 요인은 사랑이라기보다 의리에 바탕을 둔 정이라 하겠다.
영화는 결국 사랑 내지 정이 없는 가정을 고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층의 메시지를 실어 사회적 취약 층이 몸을 팔거나
도둑질 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어두운 현실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원제는‘도둑질하는 가족’ 이다)
일본 압제시대에 우리는 경제주권이 없었기에
일본인의 지배 아래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연유로 일본인들보다 조선인들 사이에 도둑질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사흘 굶으면 남의 담장을 넘지 않을 사람 없다고도 했으니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그걸 보고 일본인들은 조선 사람들을 모두 싸잡아 도둑이라 매도하기도 했다는데
(조센징 민나 도로보 데스),
이제 일본은 그들의 입으로 자신들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으니
격세지감도 느끼게 된다.
우리의 문화는 전통적으로 예(禮)의 문화이면서 예(藝)의 문화다.
그래서 사람의 도리를 생각하고 글씨를 씀에 있어서도 서예(書藝)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일본은 신(信)의 문화요 도(道)의 문화전통을 가졌다고도 한다.
그래서 무사(武士)계급을 중심으로 한 집단의식이 강하고
글씨를 씀에 있어서도 서도(書道)라 한다.
이런 문화적 차이로 인해 도(盜)를 영화의 밑바닥에 깔고
信과 道를 표현했다고 보면 지나친 해석인지 모르겠는데,
만약 우리라면 저런 가족을 <콩가루 집안>이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영화는 영화로만 볼 일이니
두어 방울 눈물도 흘리고 나왔다.
삶의 이야기방 진객들이시여!
우리는 어떤 집단인가?
그저 평화로울 일이리라.
첫댓글 가정은 인본주의 사회 토대이고
뿌리라는 생각에서 잘 지켜나가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7-80년대 직장에서
선배들이 도루보라는 말을 사용하길래..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사기꾼이라 하던데
그말이 도둑놈이란 말이었군요..ㅎ
일본 강점기 식민통치 실상은
다른 나라 식민통치 사례와 비교할 때
나쁜쪽으로 많이 부풀려 왜곡된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조선조에서부터 신분제도 아래 하층민은 경제적 자유가 없어서 궁핍한 나머지 면종복배 심리가 팽배하고
이게 일본의 압제 하에서 주종관계가 심화했는데
거기에 독립인사들이 저항을 부추겼으니 일본을 훔치는건 자연스런게 되기도 했죠.
그들이나 친일파들은 우리를 민나 도로보 데스라 하더라도요.
가족이든 나라든 이끌어 가는
가장이나 통치자가 바로 서야
평화와 사랑이 존재하겠지요
가족이란 작은 사회며 나라의
한 구성이 되는 단체죠 그래서
가정이 바로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대한민국이 일본의 통치하에 35년을 보냈고 이여서
6.25를 겪었지만 한강의 기적이란
위대한 업적을 남겼으며 지금 현세는 k 팝과 k 컬처 k 드라마 등
세계에 위상을 떨치고 있으니~
이 모두 국가의 구성체인 국민 즉
가족의 힘이 아닐런지요~
가족은 나의 힘이라 생각하는
달님이의 소견입니다^^
네에, 맞는 말씀입니다.
가족이 모여 가정이 되고
가정이 탄탄해야 사회생활도 원만하게 진행됩니다.
긴 문자 메시지를 보낸 아들에게 나도 문자로 답을 보낸다.
‘아들아! 서로가 서로에게 아낌없이 힘을 보태는 우리가 되자.
걱정이 있을 때는 나누어서 반으로 줄게 하고, 기쁨은 보태서 배로 늘게 하는 가족이 있으니, 아빠는 너무도 행복하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든든한 아들 너 있고, 허리가 좀 불편하긴 해도 세 끼 밥 따뜻하게 해주는 너의 엄마가 있고, 일에서 은퇴한 나에겐 아파트 주민들에게 작은 봉사라도 할 수 있는 통장일이 있고, 글(시와 수필)을 쓰며 누리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컴퓨터(인터넷)가 있으니 이제 더 이상 무얼 바라겠느냐?’
가족은 때로는 짐이 될 때도 있지만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고, 행복의 원천(源泉)이다.
끈끈한 피를 나눈 사이이기에 싫으나 좋으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관심과 정으로 뭉쳐지는 하늘이 맺어준 연줄.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힘이 센 단어가 ‘가족(家族)’이다.
---------------------------------------------------------------------- 박통의 수필 '가장 따뜻하고 힘이 센 단어' 끝부분
박 시인 댁처럼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있으니~
가족도 변천사가 급변하고 있지요~
앞으로도 혼자사는 가구는 늘것이고요..
백세시대에 자녀들은 20대에는 독립해 나가고
가족을 이루고 사는 시기는
30~40년이 고작이겠네요.
그럴수도 있겠네요.
아이들에겐 아버지 부재인 가정을 만들어 줬지만 그래도 어미가 아비 몫까지 하느라 무지막지 패가며 키웠지요 가정은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는걸 저는 압니다 단결 결속력 신뢰 애증 그렇게 형성되어 살아갑니다
그렇군요.
살아보지 아니한 젊은이들이 하는 인생론은 모두 허구지요.
경험해보지 아니한 삶의 이야기도 허구고요.
저는 영화를 보고 그저 눈물 두 방을 떨어뜨렸다네요.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