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갑갑하다.
누구붙잡고 하소연할 내용도 아니고
역시 글이 최고다.
청풍마을
지금의 우리집 전 주인 얘기부터
시작해야겠다.
부부가 살다가
남편이 돌아가시자
아내 혼자 15년을 이곳에서
더 살다가
딸네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전 주인 얘기를 빌리자면
집성촌이어서 그런지 텃새가 심해서
혼자 살아온 15년 동안
이웃과 내왕은 커녕
말 한마디 주고 받지 않고 지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웃으로 부터
철저히 왕따를 당한 체
외로운 산속생활을 해 온 것이다.
다음 바톤을 우리가 이어받으면서
내심 걱정을 많이 했었다.
나는 우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니
나중 문제고
꿀이장은 텃새에서 빗겨갈 수있을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나름 노력을 해서
동네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어드리고
이장도 하면서 잘 적응해 가는 듯해서 마음이 놓였다.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고 싶다."
뜬금없는 한 마디에
"여기보다 더 오지가 어디에 있다고"
아무도 살지 않는 깊은 산중
그러니까 번지수없는
땅에다 집짓고 살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애로점이
봇물처럼 터져나온다.
초반에 텃새가 장난이 아니었고
지금 좀 나아졌다고는 하나
마음이 편치가 않다고 한다.
참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이웃이라고 해 봐야
몇 집 안되는데
시골이라는 게 뭔 미스테리극장인지.
서울서 40년을 부대끼면서
마찰없이 지내던 꿀이장이
깊은 산중에 까지 와서 저리 마음고생을 하다니.
더 깊은 산중은 어디에 있는지
이러다가 정말
'나는 자연인이다' 한 번 찍게 될 지도 모르겠다.
손녀방학이다.
개학하는 날까지 큰손녀와 둘이서 보내게 된다.
"할머니, 이건 비밀인데요.
사실은 엄마아빠보다 할머니가
더 좋아요."
알랑방귀를 뀌는 손녀가
어찌 사랑스럽지 않으리요.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할배와 손녀
베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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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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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하나.
화순으로 갈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