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그리고 이박사

[시우/이영주]

 한동안 인기를 끌면서 방송을 타던 오디션프로그램을 즐겨 본 적이 있습니다.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위대한 탄생 시리즈 증에 두 번째에서 우승을 차지한 구자명 군이 엊그제 음주운전으로 걸렸다는 얘기를 듣고서 사람이 참 자신의 위치를 지킨다는 게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잘 나가는지 외제차를 타고다니다가 사고가 났는데 차가 좋아서 다치지 않았다는 풍문도 있습니다.

 오늘 채널을 돌리다보니 '트로트 X'라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가 있어서 보았습니다. 트로트가 우리나라 노래이냐 아니냐는 이제 해묵은 소리가 되었지만 근래에는 트로트가수라고 할만할, 제대로 된 가수들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오늘 보니까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트로트(Trot)는 왜정 때에 들어온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한 갈래라고 이야기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일본의 노래인 엔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현지화한 노래라고도 이야기합니다. 둘 다 정확한 이야기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트로트는 미국의 춤곡의 하나인 폭스트롯(foxtrot)이 기본인 것은 맞습니다.

 폭스토롯이 일본에 들어와 일본의 토속음악과 접목이 되어 엔카로 발전했고 이게 한국으로 들어와서 널리 퍼졌다는 게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반대로 엔카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조금 혼동을 주는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던 세 박자 또는 다섯 박자((3 + 2)를 기본으로 하는 것을 트로트라고 부르고 빠른 두 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것을 뽕짝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뽕짝은 속어라고 알고들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말입니다.

목포의 눈물을 부른 이난영과,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가수인 남인수, 그 뒤의 김정구, 고복수, 현인, 황금심, 이미자 등의 가수가 다 트로트노래로 인기를 얻었고, 남진, 나훈아, 조용필, 최헌 등의 가수도 다 트로트가수였습니다.

  다만 요즘은 소위 아이돌 가수들이 등장해서 노래가 어른들 노래와 갈라져서 제대로된 노래도, 가수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송대관, 태진아, 현철, 설운도 등의 가수는 다 옛날 가수로 봐야겠지요. 그런 시대에 트로트 오디션프로가 생겨서 거기 나와 정말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80년대 후반에 갑자기 나타나 세상을 뜨겁게 달군 이박사가 그 프로에 도전자로 나온 것도 놀라웠습니다. 이박사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은 걸로 알고 있지만 그만의 갈래를 개척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편하게 부를 수 잇는 좋은 가사의 좋은 노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