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 적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습니다.
고등학교 교내 방송부에서 아나운서를 처음 경험해보았고
대학교 2학년 때 방송아카데미의 단기 아나운서과정 수료 후 바로 군 입대해서 2,000여명의 군무원을 대상으로 아나운서 업무를 수행 했습니다.
지인들의 부탁으로 몇몇 케이블TV광고를 비롯해 다큐멘터리의 목소리를 더빙하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K사 9시 앵커출신 모 방송인께서 '부드럽게 말하는 연습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목소리만큼은 정말 부모님께 감사해야한다.'며 격려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키 178cm라는 보통 키에 79Kg이라는 표준 이상의 덩치를 가지고 있으며 외모도 무척 평범합니다.
또한 눈이 작고 살짝 찢어져 배우 김주혁 씨 부터 윤인구 아나운서, 개그맨 박명수 씨 까지 눈으로 인해 많은 별명들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저는 제 외모에 당당하지 못합니다.
평범한 외모가 살아가는 데는 긍정적 요소가 될 때도 있었는데,
아나운서로서의 제 모습은 아직까지도 인정하지 못하고 있나봅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곳에서든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면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기자나 PD,,,, 혹은 영상제작자가 되고 싶다.'고...
사실 지금껏 쌓은 이력들도 대부분 영상제작자가 되는데 더욱 쏠려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국가, 다양한 단체를 통해 쌓아온 영상제작 경험들로 인해 주변인들은 제가 PD나 영상제작자가 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한 국제 NGO단체의 인도지부 영상제작과 사이트 구축을 위해 인도에 장기 파견되어 있는 상태니까요....
그런데 아직까지 영상제작은 단지 취미였을 뿐이었는 걸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누리게 해주는 좋은 친구였을 뿐입니다.
아직까지 지인들에게는 저의 솔직한 꿈에대해 제대로 표현해 보지 못했습니다. 항상 흐물흐물하게 대답하곤 했습니다.....
나이 스물다섯이 작은 나이가 아닌데 아직도 확신을 갖지 못하는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럽네요.
사람들앞에서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떳떳이 말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ㅠ
현직에 있는 한 선배가 위로차 말씀 하시기로는 "처음엔 몰랐는데, 몇 년 전형과정을 지켜보다보니 될 사람과 떨어질 사람이 어느 정도 가늠이 되더라. 물론 화려한 외모의 아나운서도 필요하지만 너처럼 믿음직하고 성실해 보여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도 잘 먹히는 것 같더라."
이모저모 희망적인 말씀을 많이 들어도 아직도 자신은 없습니다.
아나운서가 꿈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렵고 쑥스러운지..ㅠ
'남자다움'이라는 말,,, 잘 사용하진 않지만... 요즘들어 남자다운 배포가 필요하다고 느끼곤 합니다.
'자신감'이라는 것을 키우는게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어려운 숙제인 것 같아요
혹시 준비생 분들 중에 저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겠죠?
다음은 언론학도로서 대학에서 공부하다 언시를 포기하고 다른 삶을 살고있는 친구들이 꺼내던 화두 중 일부입니다.
"수많은 명문대생들도 2, 3년 기자 준비하다가 포기하고 걍 일반 대기업들어가더라"
"PD생활이 즐겁지 않아 목숨을 포기한 분도 계실 정도로 쉽지 않은 직업이다."
"아나운서는 연예인 사관학교다"
사실 위에 명시된 몇 가지 화두들이 제가 가진 고민과는 맥락이 다르지만 주변에서 보내오는 우려의 시선과 선입견들로 인한 고민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작게나마 연관관계가 있는 듯해서요.
혹시 주변시선으로 인해, 혹은 자신감 결여로 인해 자신의 의지를 확실히 표명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 분들 계신지 궁금하고요. 어떻게 극복해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물론 아랑분들은 대부분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계시겠지만요.
첫댓글 고민이 많으시군요. 우선 힘내시고요~
목소리, 학교 방송국과 군대 그리고 더빙 경험등등
장점이 참 많으신데......
방송이 꼭 잘 생기고 예쁜 사람만 원하는 건 아닙니다.
시청자들이 봤을때 불편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 외모 컴플렉스에서 자유로워지시길......
자신의 꿈에 대해 당당하지 못한 건 '자신감' 부족 아닐까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나만은 나자신을 믿어주는 자신감 말이죠.
acts 29님. 장점도 많으시고, 글도 잘 쓰시네요.
자신을 좀 더 믿어보세요!
아랑은 확고한 믿음을 갖고있는 이들보다는
자신을 확고하게 믿으려고 애쓰는 이들이 모인 곳이랍니다.
아셨죠?ㅎ
힘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아랑에 가입한지 어느덧 5년,,,, 항상 실없는 글만 올리다가 처음으로 제 진심을 털어놨더니 속이 다 후련하네요.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당당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은 제 자신을 가꿔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께요.
아나김님 말씀에 공감. 전 2년 넘었는데도 여전히 '직업이 기자'라는 말은 쉽사리 못하겠어요. 자신감은 원래 감 떨어지듯 공짜로 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키워야죠. 최소한 자신감에 넘치는 척이라도?!ㅋㅋ
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제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당당히 나아갈 수 있도록 좋은 방안을 모색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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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뜬금없지만 후진 기어는 뭐예요 ㅋㅋㅋㅋ 아 물마시면서 턱괴고 읽다가 뿜을뻔 했어요..ㅋㅋㅋㅋㅋ
네, 전공이 언론학이니 사회과학쪽 학문을 공부했다고도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런데 깊이는 공부하지는 못했습니다. 대학 교수님들의 상당수가 실무진 출신들이고 커리큘럼도 순수이론 보다는 언론사 취업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새벽에 쓰다보니 제 감춰뒀던 감정들이 저도모르게 다 드러났나봐요.^^ 자신감 함양을 위한 첫걸음으로 우선 당당히 내지르겠습니다. 물론 지금 제가 있는 인도지부에 한국인이라곤 지부장님밖에 안계셔서 외국인들에게는 좀 더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어요.ㅋㅋ (저도 '후진 기어' 보고 피씩 했답니다.ㅋㅋ)
저도 요즘 디오씨 노래 나 이런사람이야.. 이런 신조로 살려고해요ㅡㅋㅋ
아나운서 할거다! 라고 공언할수 있는 자신감. 언제나 마음먹으면서도 쉽지 않네요.
아마 지금 현직아나운서들도 다 그런마음 갖고 부들부들 덜덜덜 하면서 시험보고 그런거일거에요!
힘냅시다! 꾸준히 마음 추스리고, 나는 할수 있다고 최면ㅋㅋ을 걸어보자고요!
저도 좀 전에 댓글보고 생각나서 DOC노래 틀어보았어요.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힘을 얻게 되네요. 하하핳님도 화이팅!! (그런데 갑자기 M사 100분토론 청문회 특집 예고방송이 기억나는건 저뿐이겠죠? 아래 링크하나 걸꼐요..ㅋ)
이건 네티즌이 뒤늦게 삽입한게 아니라 실제 방송된 화면이라고 해요.^^
http://pgr21.com/?b=10&n=86976
배경음악 대박인데요?ㅋㅋㅋ
자고로 외모란...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보고 와~ 잘생겼다 이쁘다를 판단할 수는 있지만, 정작 그 사람을 더 돋보이게 하느냐, 마느냐는 그 사람이 하는 행동, 말투등등이며, 이것들은 오래 겪어본 후에나 느낄 수 있고 보일 수 있는 것들입니다.그런걸 매력이라고 하죠...??^^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기라기 보단 매력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주위에 사람을 끄는 매력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인간적인 매력과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많더군요! 남을 배려하고 정직한 사람들은 얼굴에 은근히 드러나는 듯 합니다. ^^
자존감을 키워요 우리!!!선량한 자존감이라는 것이 우리를 그리고 Acts29님을 더 빛나게 할 것입니다! 그런 매력이 머지않아 님을 아나운서 누구 누구라고 말하게 만들어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퐈이야~~~~
자존감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걸 보니 크리스찬이신가보네요.^^ 일전에 모 신문사에서 산학협력으로 기사쓰던 때 저에겐 굉장히 일상적으로 여겨졌던 '자존감'이라는 키워드를 기사에 넣었다가 수정요청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성의있고 구체적인 교제의 말씀 정말 감사드리구요. 외모에 대한 고민거리들을 뿌리칠 수 있을 만큼의 강건한 내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겠네요. 요즘 흔히들 말하는 '볼매'가 되고싶어요.^^ '나..마봉춘 뇨자야♥' 님도 희망하시는 M사에 꼭 입성하시길 기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말, 안해도 괜찮습니다. 아나운서가 된 후, 나 아나운서됐다고 말하면 되지요^^ 저도 아나운서 준비할때 부정적이고 걱정많던 친구한테 아나운서 준비한다고 했더니 좋은 소리 안하더군요. 전 오히려 그 친구가 참 불쌍했습니다. 저런 마음가짐으로 뭘 할수 있을까.하는 생각히 들었거든요. 힘내세요. 열심히 해서 꼭 꼭 아나운서 되세요.
나중에는 제가 궂이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선배가 성공한거 보니까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겠구나.'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당당해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랑 똑같으시네요... 저도 밖에 나가선 기자 지망생이라고 해요.. 사실은 아나운서 준비하고 있지만요. 윗분 말씀대로 아나운서 준비한다고 하면 일단 다들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저희 친척은 "요즘 아나운서는 미스코리아나 모델이 되는거야~ 너는 그냥 피디나 기자해라" 이러시는데... ㅠ ㅠ 저도 그냥 일단 합격하고 주위 사람들한테 말하려구요~ 아직 합격하지도 않은 상황에서는 내 능력을 증명할수가 없으니까요~
저도 처음엔 기자준비한다고 막 둘러댔는데.. 말하다보니 아나운서 준비하는것이 다 들통나더라고요,ㅎㅎ 그래서 어차피 들통날거 그냥 아나운서준비한다고 말해요..ㅋㅋㅋ
아나별님 생각도 좋은 접근방법인거 같아요. 선전포고도 중요하지만, 묵묵히 노력해서 원하는 바를 이룬다면 궂이 말이 필요없는게 되겠죠. 제 자신을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저로써는 배수진을 쳐야 지속이 가능하더라구요.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다면 다른 길로 새지 않고 꾸준히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느낌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이곳에 문을 두드렸고 제 글과 코멘트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변화가 생긴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모두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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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cts29라는 아이디, 정말 오래 전에 만들어서 당시의 동기에 대해 완전히 망각하고 살고 있었는데, 덕분에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쪽지 보낼께요.^^
Acts29님~ 저랑 비슷하시네요.. 아나운서가 되고싶지만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는..ㅜㅠ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 계시구나.. 위로 받고, 그리고 댓글 하나 하나 읽어보면서 되려 제가 힘 얻어 갑니다^^ 아나운서나 기자를 지망하는 분들과 전직 아나운서분께 스터디 형식으로 지도를 받을 적이 있는데요~ 그 때 그 분도 같은 말씀 해 주셨어요! 신뢰감을 주는 인상과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 목소리도 좋으시고 덩치도 좋으시니^^; 이미 충분한 자격을 갖춘 분이라고 생각해요ㅎㅎ 부디 좋은 아나운서가 되어주세요~~~
타지에 홀로 살고있다보니 외로워져서 그런지 뭔가라도 나누고 싶었나봐요. 하나하나 댓글을 통해 동조와 응원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기분이 나아졌네요. 치열한 언시생으로의 삶에서 잠시 해방되어(1년이 잠시인지는 모르곘습니다.^^) 이 평화로운 환경에 안주해버릴까봐 마음 점검차원에서 하루하루 아랑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하구요. 인어의 걸음님도 승리하세요..^^
자기 스스로 확신이 없다면, 우리를 믿어주고 응원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사실은 글쓴이님도 알고 계신데 그 마음을 확인받고 싶으신 것 같아요^^저는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이라면,Acts 29님께서 충분히 잘 해내실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제가 PD를 지망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영상제작과 같은 실전경험을 해보고 싶은데 그 기회가 마땅치 않아서요. 평소 각종 NGO단체들의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는데,Acts 29님께서 지금 하고 계시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 정보
를 조금이나마 알고 싶네요^^먼 타지에서 고생 많으십니다.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제 자신을 믿어주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질문하신부분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리면 저의 경우 국제개발 NGO에서 선발하는 장기해외봉사단에서 PR지원파트를 뽑는것을 보고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 들어 지원했습니다. 1년짜리 장기프로그램이고 선발과정도 까다로워서 지원자는 많지 않았을 듯합니다. 한 달간 현지NGO에 대한 이해 및 현지 언어교육을 받는 중이구요. 제가있는 곳이 아시아지역 본부로서의 역할을 하게된다고 해서 우선 공신력을 위해 글로벌 웹사이트 구축을 하게될 예정입니다.
사이트 제작 후 현지지부의 다큐멘터리 및 소개영상, 보도자료 작성, 홍보요소탐색 등의 업무를 주로 하면서 홍보 브로셔나 포스터, 캘린더제작, 사진촬영, 로컬직원 컴퓨터 교육, 아동결연사업 행정지원 등을 부업무로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선발된데에는 영상제작 실무경험자, 웹사이트구축 실무경험자, 브로셔제작 가능자, 언론홍보학전공자, 영어능통자, 해외봉사유경험자 등 제 파트에서 우대사항이라고 명시된 부분이 대부분 충족 되어있었습니다. 대부분 뭔가 하나의 틀을 가지고 해온 경험들이 아니었습니다만 신기하게도 우연히도 모든 과정에 연결고리가 있더라구요. 답변이 잘 됬는 지 모르겠네요.